사는 이야기/세칸의 사는 이야기

나무야, 푸조나무야!

세칸 2008. 3. 4. 13:05

나무야, 푸조나무야! 

 

지방에서는 이 나무를 개팽나무 또는 개평나무라 부른다 합니다. 팽나무 비슷하게 생겼으나 다르다 하여 가짜 팽나무란 뜻에서 개팽나무 또는 검팽나무로도 불린다 합니다. 푸조나무는 따뜻한 지방의 하천과 마을 부근에 많이 심었으며 곰솔이나 팽나무와 함께 소금기 섞인 바닷바람에 잘 견디기 때문에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에도 적합하다 합니다.

 

푸조나무가 서 있는 앞쪽은 맑고 깨끗한 세이장(洗耳場)이 흐르고 있으며 옆의 산비탈은 녹차 밭으로 가꾸어져 있습니다. 녹차 밭 사이로는 목재의 탐방로가 잘 설치돼 있고 탐방로의 시작점과 끝에는 아름다운 정자도 세워져 있습니다.

세이장(洗耳場)은 최치원(催致遠) 선생께서 속세를 등지며 더럽혀진 귀를 씻었다는 세이암(洗耳岩)밑에 설치되어 있으며 높고 맑은 기상을 본받을 교육장으로 경상남도 교육청에서 지정한 수련시설입니다. (세이장에 관한 자세한 게시글은 다음에 올립니다.)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푸조나무도 여러 그루 있습니다만 이 나무는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비록 천연기념물로는 지정되지 않았으나 그 크기나 수령은 최대라는 말도 전하고 있습니다.

 

푸조나무는 느릅나무과(―科 Ulmaceae)에 속하는 낙엽교목이며 키는 20m까지 자란다. 수피(樹皮)는 담 회갈색이며, 피목(皮目)이 세로로 길게 발달한다. 어긋나는 잎은 밑이 좌우 서로 같지 않고 가장자리에 톱니들이 있으며, 중앙 맥[中肋]에서 2차 맥이 나란히 나오고 제일 아래쪽의 2차 맥에서 3차 맥이 나란히 나온다. 연한 초록색의 꽃은 5월경 수꽃은 가지의 아래쪽에, 암꽃은 위쪽에 따로따로 한 그루에 핀다. 열매는 10월경 조그만 공처럼 생긴 핵과(核果)로 까맣게 익어 날것으로 먹는데 단맛이 난다. 공원 수나 풍치 수로 심으며 특히 바람에 잘 견디어 방풍림에 적당하다. 뿌리를 깊게 내리지만 빨리 자라고 가지치기를 해도 쉽게 가지가 나오므로 옮겨심기가 쉬우며, 기름진 땅에서 잘 자란다. 한국에서는 주로 남쪽 지방에서 자라며, 전라남도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의 푸조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5호, 전라남도 장흥군 용산면 어산리의 푸조나무는 제268호,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영동의 푸조나무는 제311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다음 백과]申鉉哲 글

  

천연기념물 35호는 전남 강진군 대구면의 푸조나무이며, 천연기념물 268호인 전남 장흥군 용산면의 푸조나무는 수령이 400살로 추정되며 둘레는 6.4m라 합니다. 또, 천연기념물 311호인 부산 수영구 수영동의 푸조나무도 있습니다.

 

푸조나무는 뿌리부분이 특이하게 생겼으며 마치 용의 발바닥을 닮았다는 분도 있습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느끼게 하며 감히 범접지 못할 기개를 느끼게도 합니다. 주변에는 더러 맥문동이 심겨져 있기도 하며 나무의 위쪽에는 방문객을 위한 주차장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뿌리나 밑둥치의 상태는 비교적 양호하며 인위적 훼손도 덜한 이유가 아마 나무의 위용이 사람을 압도하여 감히 범접지 못하게 하였으리라 짐작합니다.

 

마을의 입구에 있었다면 당산나무의 구실을 하고도 남았겠으나 화개초등학교 왕성 분교 입구에 있어 당산나무의 구실은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연석의 제단 석이 놓여있는 걸로 보아 더러 축원을 비는 이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백 년도 못사는 인간의 나약한 믿음을 이 나무는 어떤 표정으로 보고 있을지..., 짐작도 하지 못합니다. 

 

왕성 분교의 사택은 주차장 위에 있으며 들고 나며 이 푸조나무와 세이장을 보지 않을 수 없는 자리에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면서 이 푸조나무의 모습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기록하고 게시하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른이라도 세 사람은 부족하고 네 사람이라야 손을 맞잡을 수 있는 크기의 밑둥치랍니다. 제 아이들이 나무의 홈통에 들어가 둘레를 가름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고목에 매미'가 아마 이런 모습 아닐는지...!

 

나무둘레를 바라보고 사진을 찍으며 마음속으로 아이들을 위해 빌었습니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 닮지 마라! 천 년을 변치않는 나무를 닮거라. 그늘도 되어주고 비도 피해 갈 수 있는 넓은 잎이 있으면 더 좋고...

 

어서 푸조나무의 그늘에서 햇볕을 피하고 책이라도 한 줄 읽고 싶습니다.

 

신록을 대하고 있으면, 신록은 먼저 나의 눈을 씻고, 나의 머리를 씻고, 나의 가슴을 씻고, 다음에 나의 마음의 구석구석을 하나하나 씻어낸다. 그리고 나의 마음의 모든 티끌 - 나의 모든 욕망(欲望)과 굴욕(屈辱)과 고통(苦痛)과 곤란(困難)이 하나하나 사라지는 다음 순간, 별과 바람과 하늘과 풀이 그의 기쁨과 노래를 가지고 나의 빈 머리에, 가슴에, 마음에 고이고이 들어앉는다. (이양하의 ‘신록 예찬’ 중에서)

 

 

[세칸의 사는 이야기]를 즐겨 들리시는 분 중에 혹시 의아해하실 분이 계실 것 같아 몇 자 덧붙입니다.

세칸은 2월 25일자로 부산에서 경남 하동군 화개면으로 이주하였습니다. 이 블로그를 시작한 동기 중에도 탈도시(도시적 소모적 삶에서 벗어나기)가 목적중의 하나 였습니다. 지리산과 섬진강, 녹차와 매화의 고장에서 블로깅을 계속하겠습니다. 찾아주시고 매운 회초리 아끼지 마시길 감히 청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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