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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아찌, 맛 좀 봐주세요!

세칸 2008. 1. 9. 02:55

이런 장아찌, 맛 좀 봐주세요! 

 

얼마 전, 좀은 과분한...,좀은 부담스런 물품을 택배로 받았습니다.

 

제 블로그를 즐겨 들리시는 분 중에 꼭꼭 댓글을 달아주시는 고마운 분이 제게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산초 장을 먹어보지 않았다.'라는 저의 답글을 어디에서 보시고는 "손수 담은 산초장아찌를 조금 보내 드리면 어떻겠냐?"는 조심스러운 의견과 함께 "부담되시면 거절해도 됩니다."라는 꼬리 글을 같이 보냈습니다.

한참을 생각하여 "제가 부담되지 않게 조금만 보내 주시고, 택배비도 착불로 해 주실 것"을 부탁하고 주소와 연락처를 적은 답글을 메일로 보냈답니다.

 

얼굴은 물론이고 이름도 알지 못하던 분에게서 염치없이 과분한 선물을 받는다면 누구던 얼떨떨할 것입니다.

지금도 그때의 얼떨떨함이 남아 있지만 배달된 물품이 먹는 것이기에 맛있게 먹어 보고 답변을 드리는게 도리일 것도 같습니다.

또, 보내주신 물품이 장아찌이기는 하나 좀은 별난(?) 장아찌라 여러분께 소개도 드릴 겸 하여 이 게시글을 올립니다. 

 

 

 

작년 12월 28일에 보내주신 박스를 개봉한 모습입니다. 박스 안에는 얌전히 포장된 항아리 3개가 들어 있습니다.

비닐을 벗기니 항아리의 뚜껑은 칼라 한지로 싸고 한지로 꼰 노끈으로 예쁘게 묶여 있었습니다.

보내시는 분의 신경 씀이 어느 정도인지 단박에 알 수 있는 모습이었으며 각각의 뚜껑 위에는 장아찌의 이름과 간단한 설명도 표기돼 있습니다. 

 

 

 

포장을 벗긴 항아리 3개를 나란히 세웠습니다. 왼쪽부터 산초 장아찌, 칡순 장아찌, 생강잎 장아찌가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습니다.

이리 귀한걸, ....., 제가 먹을 자격이 있는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ㅎㅎ

 

그리고 며칠 전 또, 메일을 받았습니다.

"세칸님, 제가 또 일을 저질렀습니다." 하시며 감 장아찌와 몇 가지를 더 보낸다는.....!  

 

 

오늘 1월 8일에 두 번째로 도착한 박스를 개봉했습니다.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왜 이리 부담을 주시는지....!

 

 

 

두 종류의 감 장아찌와 질경이 장아찌, 곶감, 친척분이 손수 구운 대접 1점을 보내왔습니다.

이 빗진 기분을 어찌해야 할지....!

 

  

 

보내신 분의 블로그에서 음식이 담긴 사진 속의 이 대접을 "편안하니 질감이 참 좋습니다."라는 느낌을 댓글로 달았더니...., 여분이 있다시며 보내 주셨답니다. 앞으로는 댓글도 조심해서 달아야겠습니다. ㅎㅎㅎ

어떻습니까? 이 대접. 테크닉 없이 만든 것 같아도 편안하니 부담없는 모양과 색감이 마음에 꼭 듭니다. 과일 담기도 좋겠고 과자나 주전부리도 담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겉절이나 반찬을 담아도 아주 좋겠네요!

 

 

 

산초 장아찌- 어떻게 만드는지 만든 방법은 알 수 없습니다. 열매 한 꼬투리를 맨입에 먹어 봤습니다. 그리 짜자는 않습니다만 특유의 산초향은 입안에 가득합니다. 껍질은 부더럽고 씨앗은 짜르륵하며 부서집니다. 어떤 맛인지는 설명을 드릴 수가 없음을 양해하십시오. 산초 장은 약간 단맛마저 느껴지는 맛입니다만 밥과는 썩 잘 어울릴것 같지는 않습니다.

 

산초는 천초, 향초자, 야초, 항초유, 분지나무, 분디나무, 민산초나무, 상초, 애초 등으로 불리기도 하며 잎의 길이는 1.5∼5㎝ 정도이며 가장자리에 파도모양의 잔 톱니가 있고 엽축葉軸에 가시가 있습니다. 8∼9월에 꽃이 피는데 꽃은 연한 녹색이며 향기가 없고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줄기와 새싹 잎을 덜 익은 과실과 함께 장채醬菜를 하여 먹었으며 과실은 짜내어 점등료點燈料 및 고급 향미료香味料로 널리 쓰인다 합니다.

산초는 공업용, 밀원용, 약용으로 쓰이고 민간요법으로는 열매나 나무껍질, 잎을 말려서 쓰며 유선염과 종기, 타박상에 좋으며, 치질에는 산초의 어느 부분이든지 달인물로 씻으면 효과가 있고 뿌리는 불에 태워 소말燒末로 하여 쓰기도 합니다. 달인 물을 마시면 두통과 기침을 멈추게 하며 입에 물고 있으면 충치의 아픔도 멈춘다 합니다. 한방에서는 탕을 끓이거나 욕탕에 넣어 사지 슬통四肢膝痛을 제거하는 데 쓰이고 풍한습비風寒濕痺에도 좋으며 또 산초는 살충 살균제이며 건위, 구풍, 해응解凝, 이뇨작용이 있다고 하며 열매, 나무껍질, 잎 등을 달여 찌꺼기를 제거하고 더욱 졸여 엿같이 만든 다음 이것을 작은 스푼으로 한 스푼씩 1일 3회 복용하면 부종에도 효과 있다고 합니다.

사찰에서는 10월에 약간 덜 여문 열매를 채취하여 간장을 여러 번 끓여 부어 오래 보관하면서 먹을 수 있는 산초간장을 밑반찬으로 해마다 담으며 특히 죽 반찬으로 산초간장이 일품이라 합니다.

 

 

 

칡순 장아찌- 조금 간간하니 여린 칡향이 코끝을 살짝 스치기도 합니다. 식감은 작은 열매를 씹는 듯 톡 톡 터지는 느낌이 있고 질기다던지 줄기를 씹는 맛이 아니어서 당황하기도 했답니다. 아삭거리는 맛과는 또 다른,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경쾌한 씹힘이 있습니다.

처음 먹고 느껴보는 칡순 장아찌는 '기막히게 맛있다.' 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밥과도 잘 어울리고 구운 고기와도 잘 어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간장에서 건져 맛있는 고추장 단지 속에 몇 개월 넣어뒀다 장물을 들이고 적당한 양념을 한다면 더 맛있는 장아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칡은 어린 새순으로 나물을 해먹기도하고 쌀과 섞어 밥을 지어 먹기도 했다 합니다. 뿌리는 즙으로도 먹고 잎을 말려 차를 만들기도 하고 어린 새순을 말려 '갈용'이라하여 몸의 원기를 돋우는 약으로 쓰기도 한답니다. 갈용에는 식물성장을 촉진하는 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서 사람의 양기를 돋우는 데에도 큰 효험이 있다 합니다.

어린 새순을 흑설탕과 버무려 항아리에 넣고 1년 동안 숙성시키면 맛있는 음료가 되기도 하며, 이 음료는 변비, 고혈압, 당뇨 등에 효과가 뛰어나고 어린이들의 성장발육에 큰 효험이 있다고도 합니다.

또, 최근에는 칡에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석류의 628배나 많이 들어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었으며 골다공증, 갱년기나 패경기등에도 효과가 높은 것으로 입증된 식품이라 합니다. 

 

 

 

생강나무잎 장아찌 - 언뜻 보면 콩잎처럼 보이나 콩잎보다 두꺼우며 아주 독특하고 진한 향기가 있습니다. 생강 향기 비슷하기도 하나 아린 맛은 없으며 진하고 무거운 향기가 한참 입 안에 남아 있습니다. 진득하니 씹는 식감이 있고 밥과 같이 먹기에는 밥이 호강 할 것 같다 할까요...., 하여튼 그런 맛입니다. 맛을 글로 표현하기란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양념으로 쓰는 생강과 생강나무는 모양도 약효도 다르다 합니다.

생강나무는 상록의 활엽수로 꽃에서 유난히 생강냄새 비슷한 향긋한 냄새가 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이른 봄에 노란 꽃이 피는 데 꽃이 진 후의 어린잎을 차로 달여 마시거나 잎을 말렸다가 나물로 먹기도 하며 개 동백, 산 동백으로 불리기도 한다 합니다.

개화시기와 꽃의 색깔이 산수유와 비슷하여 간혹 혼동하는 때도 있다 합니다.

생강나무는 줄기가 깨끗하며 꽃잎이 5장이고 이파리는 뒷면에 털이 약간 난 공룡 발바닥 모양이랍니다. 암꽃이 피는 암나무와 수꽃이 피는 수나무가 따로 있어 열매가 달리지 않는 나무도 있으며, 동백나무라 부르기도 하는데 열매로 기름을 짜 머릿기름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합니다. 타박상, 어혈, 멍들고 삐었을 때, 잔가지나 뿌리를 달여 먹으면 통증이 가시고 어혈도 풀린다 합니다. 또, 건위제, 복통, 해열, 오한, 산후 풍에도 쓰인다 합니다.  

 

 

 

감 고추장 장아찌 - 감으로 장아찌를 담는 발상이 대단합니다. 발상만큼이나 장아찌 맛도 독특합니다.

짜거나 맵지도 않으며 사각거리며 씹히는 식감도 좋고 감 본연의 향기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밥 반찬보다는 죽 반찬이나 술안주로도 제격이지 싶습니다. 아이들 먹기에도 좋을 것 같고 양념을 더 하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고추장 단지 속에 오랫동안 저장하여 장물이 검 붉게 들었을때 먹어도 짭조름하니 괜찮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감 껍질이 씹히는게 조금은 거슬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 퓨전 장아찌 - 어떻게 담았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조금 새콤한 맛과 달고 짠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시원한 맛입니다.

느끼한 고기와 같이 먹어도 손색이 없겠습니다만 먹고 난 뒤에 감의 떫은맛이 입안에 조금은 남습니다. 감 껍질을 벗겨내서 씹히는 느낌도 좋습니다. 

 

한방에서는 감꼭지 말린 것을 시체(柹蔕)라고 하는데, 딸꾹질을 멈추게 하거나 야뇨증을 고치는 데 쓴다 합니다. 또, 덜 익은 열매에서 뽑아낸 탄닌은 동상을 치료하거나 중풍을 예방하는 데 쓰이고 떫은 맛을 내는 탄닌이 많이 들어 있어 설사를 막아주나 너무 많이 먹으면 변비가 되기도 합니다. 술을 마신 후에 홍시를 먹으면 술에서 빨리 깬다고도 합니다.

감은 인체에 필수적 영양소인 비타민군과 구연산, 무기질이 다른과일에 비해 풍부해 건강 유지에도 좋다 합니다.
 

 

 

질경이 장아찌 - 짭조름한 장맛과 어리고 작은 잎이지만 무르지 않으며 적당한 씹힘이 느껴집니다.

씹을수록 씁쓸한 쓴맛이랄까 싫지 않은 맛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제 입에는 밥반찬으로 꼭 맞는 맛입니다만 표현할 적당한 말을 알지 못합니다. 양념이 돼 있습니다만 입맛에 따라 참기름, 깨소금 등으로 양념을 더해서 드실 수도 있겠습니다.  

 

질경이는 양지바른 길가나 들에서 흔히 자라는 잡초이지만 봄과 여름에는 어린순을 캐서 나물로 먹고, 가을에는 씨를 햇볕에 말려 이뇨제, 치열제로 쓰며 토사곽란(吐瀉藿亂)에 뿌리를 씹어 먹거나 잎의 즙(汁)을 내어 먹으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곶감 - 씨가 없고 질기거나 여물지 않으며 말랑하니 부더럽습니다. 아주 달지는 않으며 먹기에 괜찮습니다. 

친환경인증을 받은 전북 완주군의 동상 곶감이랍니다. '곶감축제' 들어 보셨나요? 완주군에서 1/13~1/15까지 곶감축제를 한다 합니다.

 

 

대접에 곶감을 담아 봤습니다. 어떻습니까? 같이 드시지요.

 

어릴 때, 붉다 못해 검붉은 무 장아찌를 양은 도시락 옆 칸의 뚜껑 없는 찬통에 넣어 다니면 밥에 장물이 들곤 했지요.

총총 썬 무 장아찌에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맛있게 양념을 했었지만 매일 그 반찬이면 참 싫었지요.

메망구(산마늘), 마늘쫑, 콩잎과 깻잎, 이름도 알 수 없는 산야초들이 장단지 속에 군데군데 짚에 묶여 들어 있었는데....

 

손수 만드신 귀한 장아찌를 맛보고 소감이라고 되지도 않은 흰소리를 한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나, 나름대로 솔직한 맛을 전해드리려고 밤중에 맨입으로 이것저것 집어 먹었더니 물이 당겨 술을 한잔합니다.

저는 장아찌 맛보다 보내주신 분의 마음쓴 향기를 더 맞았는지도 모르지요.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장아찌에 관해 궁금한 내용은 댓글을 주시면 보내신 분이 답글을 드리지 싶습니다. 댓글을 잘 다시는 분이기에....!

사진의 색깔이나 내용물의 크기가 실제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일부 사진은 밝은 조명과 내용물을 잘 보실 수 있게 크기를 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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