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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매리 그 후......친환경과 메뚜기

세칸 2007. 11. 20. 23:52

실매리 그 후......친환경과 메뚜기 

 

40여 년 전, 메뚜기는 지천이었고 학교 갔다 온 오후 두어 시간이면 한 되들이 소주병으로 가득 잡기는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일 때도 있었습니다. 그 많던 메뚜기는 어디로 갔는지 아이들도 어쩌다 보이는 메뚜기 한 마리를 잡고는 신기해하기도 합니다.

메뚜기는 다수확과 소득증대라는 미명하에 무차별적으로 뿌려된 농약으로 구경하기도 힘든 곤충이 되었고 그로 말미암은 먹이사슬의 파괴로 수많은 조류까지 우리 주변을 떠나게 했습니다. 

 

먹이사슬의 최하위 그룹에 속하는 메뚜기가 친환경 영농의 지표 곤충이 된 이유는 어쩌면 당연한 듯도 합니다. 그러나 일부의 면이나 군 단위의 친환경 영농이 어쩌면 생태계의 또 다른 불균형을 낳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메뚜기잡이 축제에 메뚜기가 그리 많지 않음과 농약 치지 않은 논에 미꾸라지가 보이지 않음은 새들의 먹이가 그만큼 적다는 이야기이기도 할 것입니다.

  

10월 초순, 어느 맑은 날의 실매리 앞뜰. 저지대나 평야지대보다 수확기가 보름이상 늦다고 합니다.

멀리 지리산의 능선이 가깝고 선명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10/2. '메뚜기잡이 축제'가 있던 날 실매리 앞 국도변과 마을 공터마다 관광버스며 승용차들로 러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있는 일이나 마을 어르신들은 오랜만의 '사람구경 하는 날'로 더 반가워하시기도 합니다.

 

메뚜기잡이 축제는 사람구경 하는 날!

매년 이맘때는 차황면과 친환경 소비자 단체가 주관하여 메뚜기잡이 축제를 한다 합니다. 한낮에 폭죽도 쏘아 올리고 흥겨운 음악도 들렸으나 구경가지는 못했습니다. 마을의 어르신들은 참여를 독촉하는 확성기의 안내방송도 있었고 점심과 막걸리도 준비되어 있다며 삼삼오오 내려가셨습니다. 오전부터 시작된 진행자의 안내 말과 흥겨운 음악이나 노랫소리는 오후 서 너 시까지 어어 졌고 축제가 끝난 저녁은 적막하여 호젖 하기까지 하였습니다.

 

"맛난 점심 드셨어요?" 하고 여쭤 봤습니다. "주먹밥을 한 덩이씩 주더만" 하시며 탐탁지 않은 표정이셨 습니다.

"반주도 한 잔씩 하시고요?" 하고 다시 여쭸습니다. "막걸리랑 안줏거리를 제법 준비 했더구만" 하십니다.

"메뚜기는 많이 잡았답니까? 하니 "메뚜기는 무슨, ......새들이 다 주워 먹고 어디 있기나 하나?"하시며 반문을 하십니다.

친환경 영농으로 농약을 안 치니 미꾸라지는 많을 것 같아 여쭤본 적이 있었습니다.

"미꾸리가 어디 있나? .....황새가 다 파먹었는지, .....우리도 구경한 지 오래됐어!" 하신 적이 있습니다.

 

10/13. 또 다른 친환경 체험단. 이 날은 십여 대의 관광버스로 초등학생과 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의 친환경 영농 체험단이 다녀갔습니다. 어떤 계획을 세우고 체험교육을 시켰는지는 모르나 비교적 조용하고 소란스럽지는 않았으며 언제 출발했는지 가고 없었습니다.

자칫 겉핥기 체험이 되어 혹시나 '역시, 시골은 살 곳이 못돼!'라는 생각이나 주지 않을지 하는 우려도 됩니다.

 

실매리의 추수는 대부분 시월 하순부터 십일월 초순까지 있었지 싶습니다. 다른 지역보다 고지대라 다소 늦은 가을걷이를 하는 듯했고 대부분 크든 적든 다양한 형식의 기계로 처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십일월 초순의 실매리 마을 길에는 볏가마니를 쌓아둔 모습과 벼를 말리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으며 가을걷이가 끝난 논에는 짚단 더미를 기계로 묶어둔 모습을 볼 수도 있었습니다. 예전처럼 손으로 묶은 짚단은 어디에도 없었답니다.

  

 

 

 

 

 

 

가을걷이가 끝난 실매리는 그리 바쁘지 않았으며 간혹 트랙터로 거름을 내는 모습과 나들이하듯 체전을 손보러 다니시는 모습이 전부였습니다. 비닐하우스 등의 다른 작물을 하지 않으므로 겨울은 비교적 한가하답니다.

올해는 벼농사뿐 아니라 '허드랫돈'을 만질 수 있는 메주콩이나 들께며 참깨, 고추농사도 예년의 "칠 활이나 될까 몰라,....." 하는 작황밖에 되지 않는다며 걱정들을 많이 하십니다. 비록 실매리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고 우리 농촌이나 나아가 우리의 문제일 것입니다. 

 

 

차황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아래와 같이 친환경농업의 추진배경이나 계획, 문제점 및 대책, 기대효과 등에 관해 게시해 두고 있었습니다만 더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친환경농업의 지속적인 추진

□ 추진배경
○ 2005년 친환경농업지구 선포로 우리고장의 이미지 제고
○ 21세기 웰빙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의 친환경유기농산물에 대한 관심 고조
○ 지속적인 친환경유기농업 추진을 통한 소비자들의 신뢰 제고

□ 추진계획
○ 우리지역 농업의 전면적을 친환경농업으로 확대(차황면 일원)
○ 각종 생활용품, 세제 등을 친환경농업에 맞는 제품사용
○ 친환경 유기농법 실천을 위한 우렁이 종패구입 입식
○ 무농약 병해충 방제 → 목초액+현미식초
○ 도시소비자단체를 초청하여 우리지역의 친환경농업 체험

□ 문제점및 대책
○ 친환경농업 추진을 위해서는 많은 인력작업이 필요함
○ 친환경농업 추진에 필요한 제초기 구입지원 요망
○ 자체수매및 판매에 따른 건조 저장시설 절대부족

□ 기대효과
○ 친환경농업지구 생산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 제고
○ 메뚜기쌀의 친환경브랜드화로 청정농산물의 안정적 판로 개척
○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는 친환경농산물 생산으로 농가소득증대 기여

 

 

2006년 11월 8일의 [농민신문]에는 '메뚜기 쌀'이나 '차황면의 친환경농업'에 대한 자세한 기사가 실리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친환경농업을 제대로 인식하기 이전인 17년 전 〈메뚜기 쌀〉이라는, 이해하기 쉽고 친근한 무농약 쌀 상품을 선보였던 경남 산청군은 여러 친환경농업지대에서도 돋보이는 곳이다. 특히 경지 정리도 되지 않은 다랑이 논에서 오래 전부터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벼와 콩·옥수수 등을 재배해온 차황면 일대는 산청군에서도 친환경농업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산청군 차황면은 오목한 그릇 모양의 분지로 다른 곳에서 흘러들어오는 하천이 하나도 없고 오직 차황면을 감싸안은 산과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만을 농업용수로 사용한다. 물과 공기 등이 외부 오염으로부터 격리돼 친환경농업에 적합한 지형인 것이다. 차황메뚜기쌀 작목반장 김경규씨는 “이 같은 지형적 특성 덕택에 품질 좋은 친환경농산물이 생산된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해 6월 민간단체 주관으로 친환경농업 선포식을 차황면에서 개최했다”고 말했다.

이곳 농업인들이 철칙으로 여기는 농사 원칙은 ‘순환농법’이다. 친환경농업은 경종과 축산 등 어느 한 분야만 잘 한다고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순환·보완해가면서 환경부담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가축 사료로 써야 하는 까닭에 제초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벼와 밭작물을 재배한다. 장사문 산청군농업기술센터소장은 “벼와 사료작물 씨앗을 소독약 처리도 하지 않고 별도로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수확한 곡식은 높은 값에 도시민에게 판매하고 남은 볏짚과 옥수숫대 등은 전량 지역 안의 축사로 보내 조사료로 급여한다. 친환경 볏짚과 옥수숫대를 먹고 자란 가축은 자연히 친환경축산물이 되고, 이들 가축의 분뇨는 퇴비로 만들어 논밭에 뿌린다. 이문혁 차황면 친환경축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다른 지역은 친환경축산을 한다면서 수입 조사료를 먹이곤 하는데 차황면에는 단 한포대도 유입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일반 배합사료도 급여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사육한 한우는 1960년대 이전의 전통 한우맛을 내 앞으로 육회용으로 특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밀식사육도 피하고 있다. 축산농가 김동주씨(58·차황면 법평리)는 “한우 10마리를 기르고 있는데 소 한마리당 8~10평의 넓은 공간을 두고 축사를 지었으며 조사료 생산을 위해 2㏊ 경종을 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농업을 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판로 확보다. 그만큼 제값받고 낼 곳이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산청군의 친환경 농가들은 오래 전부터 쌓은 명성 덕분으로 대도시 소비자 단체와 고정계약을 맺어 안정된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각 마을 단위로 계약한 한살림·YWCA·생협 등이 친환경 농산물을 단체구입하는 한편, 마을 입구에 ‘생태마을’ 등의 간판을 세워주는 등 마을 홍보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차황면의 친환경농가는 정부수매를 스스로 사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근의 정부 양곡정책에 불만을 품고 항의하는 의미에서 사양한 것이 아니다. 자체 판매로 정부 수매값보다 더 높은 값을 받을 자신이 있어서 수매에 응하지 않은 것이다. 현재 유기농 55㏊, 전환기유기농 154㏊, 무농약 154㏊ 등 총 363㏊를 친환경 인증받은 차황면은 1998년부터 정부수매 배정물량을 다른 읍·면에 나눠주는 일을 했다.

이들은 또 농사를 지을 때만 친환경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에서도 환경 부담을 최대한 덜기 위해 노력한다. 화학공정으로 만든 샴푸·비누·치약·세제 등을 전혀 쓰지 않는다. 대신 ISO 인증품인 친환경 비누와 치약 등을 사용하는데, 불평이나 위반없이 마을 전체가 친환경 제품 사용규칙을 잘 따른다. 농가 김문수씨(63·차황면 실매리)는 “한살림공동체가 제공하는 치약은 친환경용품이라 거품도 나지 않는데 마을 하수구를 통해 도랑으로 흘러들어가는 생활하수도 친환경적이 되도록 하기 위해 농가의 참여 열기가 높다”고 자랑했다.

박찬균 산청군농협 조합장은 “친환경 교육이 있는 날이면 회의 시작 30여분 전에 전원이 참석해 두눈 부릅뜨고 강사를 기다릴 정도로 농가들의 친환경에 대한 열기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산청=이연환 기자 legger@nongmin.com

<출처 : 농민신문 2006.11.08>

 

  

또, 2007년 11월 19일의 [한국일보] 사회면에도 '산청군의 친환경농업'에 대한 기사가 실리기도 했습니다.

 

[경남] 산청, 세계적 유기농밸리의 꿈
친환경농업 비율 11.8%… 전국 평균의 3배


이 달 초에는 경남 산청군 차황들판에서 도시소비자들이 참가하는 메뚜기잡기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산청군 제공

경남 산청군이 친환경농업 1번지로 떠오르고 있다.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는 친환경재배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매출액도 점점 늘고 있어 세계적인 ‘유기농 밸리’를 꿈꾸고 있다.

 

산청군의 친환경농업은 199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발 320~450m 청정고지대인 이 지역은 메뚜기 등을 활용한 친환경 농업을 실천해왔다. 지난 7월 이재근 군수 취임이후엔 친환경농업담당, 친환경축산담당, 유통담당을 신설하고 친환경 인증 농산물 생산을 위한 보조금 지급 등을 명문화한 친환경농업육성조례까지 만들었다.

 

논에서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자 메뚜기가 대거 서식하기 시작했다. 산청농협이 매년 개최하고 있는 ‘메뚜기잡기축제’는 생산 농민과 소비자가 어우러지는 대표적인 농촌체험축제로 자리잡았으며 친환경농산물 전량을 직거래로 판매, 브랜드 가치와 농가소득을 높이고 있다. 이 달 초에는 산청군 쌀을 구입하는 주부 등 도시 소비자 1,000여명을 메뚜기잡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메뚜기 쌀’은 지난해 5월 미국의 민간인증기관인 QAI 인증을 획득, 지난 7월 처음으로 미국에 100톤을 수출했으며 연내에 일본품질관리원 인증도 추진중이다.

 

특히 차황면의 경우 전체 벼 재배면적 460㏊ 가운데 79%인 363㏊가 무농약 인증을 받아 면(面) 단위로는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 군 전체적으로도 벼를 비롯, 딸기ㆍ수박 123㏊, 과수 187㏊ 등 총 821㏊가 친환경인증을 받아 11.8%의 친환경인증 취득률을 기록, 전국 평균 4%를 크게 웃돌고 있다.

 

군은 2010년까지 친환경인증 면적을 30%까지 끌어 올리기로 하고 생산과 가공, 유통, 판매까지 가능한 세계적인 ‘유기농 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밖에 볏짚을 사료로 사용하는 유기축산도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로 친환경 축산물인증을 받아 현재 15농가에서 122마리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산청군은 지난해 정부가 뽑은 ‘친환경 광역농업단지’로 선정된 데 이어 최근 농림부환경부가 공동 주최한 제4회 친환경농업대상 기초자치단체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앞서 군은 지난해 농림부가 주관한 ‘친환경 광역농업단지’심의에서 올해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내년까지 총 100억원을 들여 차황ㆍ오부면 전역과 생초면 대포리 일대 1,000㏊에 친환경농업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또 벼 저온건조 저장시설과 쌀 가공시설, 유통시설과 함께 소비자들을 위한 친환경 교육체험시설도 함께 들어서 도시민들에게 관광ㆍ체험ㆍ소비장소로 개방된다.

 

출처 : 한국일보 산청=이동렬기자 dylee@hk.co.kr

입력시간 : 2007/10/18 19:47:27 수정시간 : 2007/10/18 19:59:38

 

소비자의 마음을 훔쳐라!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았던 오래전부터 '친환경 영농'을 실천하여 오신 산청군이나 차황면의 선견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러나 그 면적이나 작물의 종류가 아직은 미미하고 인식이 부족하여 개별 농가에 크게 이바지하지는 못하는 실정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친환경 영농의 성장과 발전은 우리의 식탁에서 비롯될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말로만 친환경을 외칠 것이 아니라 적은 것이라도 우리의 식탁에서 소비시킬 수 있어야 힘이 실리고 더 다양한 농산물과 더 좋은 품질로 돌아올 것입니다.

 

김 OO 경남 도지사가 산청군의 친환경 영농을 치하하는 자리에서 "농사만 열심히 지을 게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훔치는 마케팅 전략도 세워야 한다" 라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합니다. 만약 믿을 만한 친환경 농산물이 여러분의 마음을 훔치려 한다면 기꺼이 내어 주시고 따뜻이 손까지 잡아 주시기를 거듭 바랍니다. 이는 '농사꾼'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덧붙이는 글]

산청군의 농협에서는 [메뚜기 쌀]을 구매할 수 있으나 그 외의 다른 농협에서는 구매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각 지방에 지부를 두고 있는 '한살림공동체'의 판매망을 통해 구매할 수는 있다 합니다. 농협의 메뚜기 쌀 20Kg은 49,000여 원 정도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실매리의 주민께 "쌀 한 가마니 파세요?" 하고 물으니 "비싸서 사 먹겠나?" 하시더니 꼭 사 먹겠다면 우리가 먹으려고 놔둔 벼를 찧어서 택배로 부쳐 주겠으며 최소 단위는 80Kg 한 가마니여야 하며 가격은 "한,..... 230,000원은 받아야 수지가 맞는데,...." 하십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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