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구동 연지의 12월
12월의 두구동 연지는 쓸쓸하고 황량하기까지 합니다.
끈 떨어진 벼슬자리가 아마 이렇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6월부터 9월까지의 연지엔 새벽부터 카메라 든 이들이 그렇게나 더나들더니, ..... 이젠 별 볼일이 없어졌나 봅니다. 제가 끈 떨어진 벼슬자리를 12월의 연지에 비유하는 까닭이 이런 이유랍니다.
그러나 내년 6월부터는 또 난리가 난 것처럼 몰려들 오겠거니 생각하면 우습기도 재미있기도 합니다. 무엇이 어떤 것이 이 연지에 사람들을 몰려들게 하고 물러나게 하는 걸까요? 연은 다만 스스로를 위한 속살만 찌우고 있는데.
내가 오직 연꽃을 사랑함은
진흙 속에서 태어났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에 씻기어도 요염하지 않으며
올곧은 줄기는 속이 비어 밖과 통하며 덩굴지지 않고 가지가 없어서이다.
향은 멀수록 맑고 우뚝 선 모습은 멀리서 바라볼 일이요
너무 가까이 할 수 없으니 연꽃이야 말로 꽃중의 군자니라.
주돈이 애련설(愛蓮說)에서
지난 6/28 두구동 연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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