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와 도시의 발달은 인구집중을 부름과 동시에 지난 수년간 도시의 신규 주택개발을 아파트 등으로 획일화된 주거문화의 대규모 공급으로 이어지게 했다. 도심 속 한정된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측면과 보안 및 관리의 이점도 고밀도주택인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로 등장했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 웰빙, 친환경, 자연친화 등의 코드가 주택문화에도 불고 있다. 자연을 동경하는 주택 수요자들의 요구에 따라 고층보다는 저층 주거형태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에 저층 주거형태의 대표주자인 전원주택, 펜션에 이어 최근 인기의 절정기를 맞이하고 있는 타운하우스를 집중 분석해 보았다.
‘자연이 좋다’, 전원주택으로의 지향
최근 4년간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주택건설실적을 보면, 총 주택건설실적이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연평균 56만호에 이른다. 이 중 아파트가 38만호, 다세대주택이 12만8500호, 단독주택이 4만5000호, 연립주택이 660여 호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의 건설실적은 그 증가폭이 큰 반면,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 단독주택의 순으로 건설실적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동주택의 대표격인 아파트가 이용과 관리의 편리성이 우수한 반면, 획일화된 주택형태로 정체성 및 다양성이 결여되므로 스케일의 급진 등과 함께 주거환경의 질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와 달리 연립주택, 타운하우스를 중심으로 한 저층 주거형태는 독립된 개인 정원을 가지며, 자연과의 밀착감을 느끼고 단독주택과 같은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수 있다. 또 단독주택이 갖는 대지 경계선과 건물과의 법규상의 이격거리를 없앰으로써 공공의 오픈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선호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17c 도시화 물결 속에 등장한 ‘타운하우스’
타운하우스의 배경은 17세기 중 영국. 인도 등 많은 식민지를 소유하며 급속한 자본주의 시대를 영위했던 영국에서 인구의 도시집중이 가중되면서, 종래의 전원귀족들을 위시한 상류계층의 도시생활의 근거지로 탄생된 것이다.
특히 교외의 넓은 저택에 익숙해 있다가 도시의 협소한 주택에 거주하기를 꺼려한 이들이 서로 모여 사는 형태를 마련한 것으로, 즉 수십 호의 주택이 모여 하나의 커다란 건물을 이루고 외부공간을 공유하는 프랑스식 주거유형을 강구하게 된 것이 배경이 됐다.
이처럼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테라스하우스’로 불리는 상류계층의 타운하우스가 건축되기 시작했으며, 이후 산업 혁명기를 거쳐 중산층 및 서민주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됐다. 이것이 오늘날 영국 및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타운하우스가 일반화되는 계기가 됐다.
별도의 시공·관리기준법 필요
타운하우스에 관한 법은 현재까지 따로 마련되지 않고 있으며, 현재 개발되고 있는 타운하우스도 연립주택의 법을 적용받고 있다. 연립주택이란 1층 또는 2~3층 형으로 독립주택을 병렬시켜 인접외벽을 공유한 것으로 전기시설 등을 집중시켜 건설비를 절감하면서 대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저층 주거형태이다.
이러한 저층저밀도공동주택을 ‘타운하우스’라고 말하며, 건축학적으로는 ‘각 호마다 전용의 뜰을 갖고 있고, 놀이터, 보도, 주차장 등 공용의 열린 공간을 갖고 있는 공동주택’ 등을 일컫는다. 특히 외관 및 구조 내부에 있어서는 여러 가구가 살고 있지만 외관상으로는 단독주택과 같은 한 개의 단위이며 수직적으로는 복층형식, 수평적으로는 가구와 가구가 벽으로 구분되는 합벽식 구조를 취하는 것이 타운하우스의 전형이다.
주거환경의 질적 향상 기대
고층아파트용 택지로서의 적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또 주택 수요자들은 주거환경의 질을 따지면서 가격이 고가이더라도 용적률을 낮춘다. 부가가치가 있는 것, 즉 주거환경의 질적 향상을 바라는 경향으로 주택 선택의 눈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가중될 도시의 주택난과 친환경적인 주거환경의 조성을 고려할 때 단독주택과 같은 저층 주거형태가 갖는 장점과 고층주거가 갖는 장점을 적절히 보완한 형태의 타운하우스가 최근 일반 연립주택보다 한층 더 높은 고급의 주택유형이 되고 있다.
단독주택보다 공동주택개발이 유익
주거단지는 많은 시민들이 종합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생활시설을 구성, 건전한 시민생활이 되도록 계획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공동주택방식으로의 계획은 단지주변과 건물 및 열린 공간의 조화, 단지 내부의 열린 공간, 부대시설 및 건물군의 조화를 통해 지역 환경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 공동주택에서 각 호의 사생활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사생활보호를 확보하기 위해 양쪽 경계 벽의 구조가 중요한데 긴 건물 동은 두 세대 정도를 전후로 잘라 배치할 수 있다. 특히 앞뒤에는 작은 개인정원을 형성함으로써 환경친화적 분위기도 조성할 수 있다.
타운하우스, 가치실현의 기회온다
현재까지 보급되고 있는 미국, 유럽 등 서구에서 보편화된 타운하우스 주택 단지는 아파트의 보안·편의성과 단독주택의 사생활보호의 기능을 고루 갖추고 있다. 현재 시공 중이거나 향후 시공이 완료될 타운하우스 주변의 신규 아파트 공급가보다 10~20%의 비싼 가격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 단지들은 머지않아 아파트 공급의 한계가 빚어질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새롭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의 효시는 서울시 구로구 항동에 위치한 ‘그린빌라’로 지상 2층으로 지어진 단독주택 137세대가 건축되고 단지중앙에 수영장을 설치해 열린 공간을 활용한 사례다. 그 외에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파주출판문화단지에 조성된 132세대 ‘헤르만하우스’가 올 1월부터 현재까지 분양을 거의 완료한 상태다.
타운하우스, 택지지구서 인기몰이
파주, 헤르만하우스
작년말부터 후분양식으로 입주자를 모집해 온 파주 ‘헤르만하우스’도 분양을 대부분 완료한 상태다. 파주출판단지(북시티) 내 고급주거단지인 헤르만하우스는 50평형 137가구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대규모 단지형 타운하우스이다.
이 지역의 경우 2~3층 높이의 고도제한을 받는 지침 상 저층형 집합주거로 가야 했으나 고급 브랜드를 지향하는 추세의 주거 시장에서 연립주택과 같은 일반 타입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찾은 컨셉이 타운하우스였다. 일반 단독주택이 지닌 장점(개인 정원과 고유의 공간감, 층고 변화의 가능, 자기 차를 집 앞에 주차하는 방식)과 아파트가 가진 장점(관리용이, 보안, 관리비 저렴, 공동대처 가능)을 취합한 타운하우스 주거가 단지 규모로 정식 실현된 것은 헤르만하우스가 국내에서 거의 처음이라 할 수 있다.
각 동은 외벽과 지붕만 공유할 뿐 별개의 주택이다. 10평 안팎의 정원과 주차장이 따로 있어 단독주택을 모아 놓은 것과 같다. 이곳 단지에는 헬스장, 미팅룸 등을 갖춘 50평 규모의 커뮤니티센터가 있다. 또 단지 중앙에는 실개천, 연못, 놀이터 등 공원을 만들어 주민들이 함께 쓰도록 했다.
02-3457-7801
동백, 하우스토리
남광토건이 경기 용인시 동백지구에 짓는 고급 타운하우스인 ‘동백 하우스토리’ 프리스티지 하우스는 선분양 후시공 체재로 분양공고 3개월 만에 이미 전 세대의 분양이 완료됐다.
4층짜리 9개 동에 62~75평형 134가구가 들어서는 이 지역의 평당 분양가는 1350만원 대로 인근 아파트 분양가 1100~1200만원 상당보다 비교적 높은 편이다. 1층은 전용 출입구와 21평 정원이, 4층은 옥상 다락방과 36평 옥상정원이 조성된다.
휘트니스클럽, 골프연습장, 북카페 등의 편의시설이 단지 내에 들어선다. 2007년 9월 입주예정이다. 02-2037-6104
동탄, 게이티드하우스
우림건설이 경기 화성 동탄 신도시에 짓는 ‘우림필유 게이티드하우스’는 타운하우스의 장점을 한층 더 살린 신 개념 주택이다. 이 회사가 웹사이트(www.woolimapt.co.kr)를 통해 제공하고 있는 자료에 따르면 게이티드하우스는 최근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 인기가 높으며, 타운하우스 개념에 아파트 단지 수준의 안전을 보장해 주는 시스템을 도입한 주거형태를 말한다.
우림필유 게이티드하우스는 동탄 6-1블럭에 위치하고 있다. 단지 내 11만여 평의 중앙공원을 공유하며, 헬스·요가 등이 가능한 휘트니스센터와 유아시설, 노인시설 등이 단지내 주민들에게 제공된다. 또 지난 7월 초 청약을 받은 결과 286가구 모집에 6000여명이 접수하는 등 청약열풍이 일고 있는 곳으로 32평형 286가구가 2008년 3월에 입주할 예정이다. 031-378-9005
행정도시도 선택한 주거문화
행정도시 ‘첫마을 사업’에 테라스하우스, 타운하우스 등을 적극 유치한다는 계획이 있었다. 최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행정도시 첫마을 사업 대상지로 결정된 충남 연기군 남면 송원리 34만평에 7000세대 규모의 주택이 공급될 예정인데, 이 지역의 주거지 조성에 테라스하우스, 타운하우스 등 다양한 유형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행정도시건설청 이춘희 청장은 지난 5월 실시된 국제설계공모현장에서, ‘틀을 뛰어넘는 생활자 중심의 새로운 주거단지 구상을 부탁한다’고 했었다.
설계공모작에 대해서는 오는 9월초에 당선작을 결정하고 금년 말까지 ‘첫마을’기본구상안을 마련할계획이다. 공사는 내년 7월 기반시설공사를 시작해 2008년 6월 건축공사를 착공, 2009년 6월 2000세대 분양을 시작으로 2011년 말까지 입주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 지역에 대한 사업은 행정도시 건설의 첫 번째 작품으로 교통, 환경, 문화, 교육, 주거 등 모든 면에서 세계적 안목의 도시로 만들어 질 예정이며, 기존 아파트 위주의 신도시 등과는 다른 새로운 주거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첫마을 공식홈페이지(www. firsttown.org)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장민우 기자 minu@wood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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