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세칸의 사는 이야기

나의 낚시

세칸 2006. 12. 18. 14:17

제 주변에서는 제가 며칠 보이지 않으면 인사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고기 많이 잡았어요?" "맛이나 보이지!" 라고 말들 합니다. 

낚시의 목적이 조과에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아마, 욕자도권의 감성돔이지 싶습니다.

 

다른 사람과 일정 맞추기 번거로워 혼자, 훌쩍 떠나기 좋아합니다.

휴일이나 주말은 복잡하니, 주로 평일을 이용하는 이유도 그 때문 입니다.

혼자하는 낚시는 두배로 즐기는 낚시입니다.

나와 내가 이야기하면서 충고하고 격려합니다.

 

장비자랑 하기도 싫고, 듣기는 더욱 싫습니다.

잡은고기, 놓친고기 자랑도 하기싫고 듣기 싫습니다.

다음엔, 언제 어디로 가자는 일정 정하는건 우습 습니다.

가고 싶을때 가서 하는 낚시가 낚시지, 약속 지키려 의무감에서 하는 낚시는

낚시도 생활도 망치기 때문입니다.

 

낚시(낚시꾼)를 안좋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낚시 가는 가장을 싫어하는 식구도 있습니다.

혹시, 등산다니고 조깅하시는 분들도 그런 시선으로 볼까요?

낚시를 알지 못하고 이해할 마음도 없으면서 싫어하는건 아닌지......

간혹 낚시핑게로 엉뚱한짖을 하는분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또, 더러는 지나친 장비욕심에 계획없는 지출을 하는 경우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그 모든것이 다른 취미나 레저에는 없을까요?

 

낚시예찬은 끝이 없습니다.

인간은.....얼마나 대단할까요?

낚시기법과 장비는 엄청나게 발전했고, 하루가 다르게 신조법과 신상품이 �P아집니다.

그러나 낚시인의 8~90%는 소위 '꽝조과'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꽝조과의 핑게는 헤아릴 수 조차 없이 많습니다.

날씨와 바람, 물색과 수온은 기본이고 생업인 해녀들의 작업까지도 핑게꺼리가 되곤 합니다.

 

아무도 자연앞에서 적어진 자신의 모습은 말하진 않지만, 다 알고 있습니다.

인간이 자연앞에서 얼마나 작고 나약하며 보잘것 없는 존재인지,

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상어를 훌륭한 밑밥으로도 불러 모으지 못하고.

엄청난 신형장비와 신조법으로도 제압하지 못할 때는 한심하지만, 다 알고 하는 짓이지요.

자연이 얼마나 대단하며 인간이 미물보다 하나 나을게 없다는 것을요.

 

'꾼'의 조과물은 대상어가 아니랍니다.

자연을, 자신을 조금씩 알아가는것, 혼자일때 타인의 고마움과 소중함을 느끼는것.......

무엇보다 큰 조과물은 빈바구니일 때도 기분이 좋은 이유입니다.

여러분도 그 기분을 꼭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자신을 낚는 낚시를.....

                                                       

                                                 거문도권의 감성돔 입니다. 냉동된 상태랍니다. 

 

한번출조에 이른바 O짜급을 한마리라도 낚는다면 행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시는 분들중에 "무슨고기를 낚으러 다닙니까?"하고 묻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웃고 맙니다만,

답이 될려는지......이해를 돕기위해 어렵게 �O은 사진을 스켄하여 올립니다. 아이들이 6,7살때이니 '03년의 일입니다.

그러나 이런경우는 다시는 오지 않을것이며. 오더라도 가능하면 살려서 놓아주고 싶습니다.

.......그뒤로 재수가 별로라......ㅎㅎ

사실은 아흔이 내일모래인 모친이 싫어 하십니다. 짐승많이 잡으면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면서.....

 

전생에 우리는 무엇이었을까요? 후생이 있다면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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