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 山
신 경 림
언제부터인가, 나는
산을 오르며 얻은 온갖 것들을
하나하나 버리기 시작한다.
평생에 걸려 모은 것들을
머리에서 몸에서 훌훌 털어 버리기 시작한다.
쌓은것은 헐고
판 것은 메운다.
마침내 산을 다 내려와
몸과 마음이 텅 비는 날
그날이 어찌 내가 이 세상을 떠나는 날이랴.
사람살이의 기쁨과 괴로움을 비로소
알게 될 그날이.
태풍이 와도 꺼떡없는 체력과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직에서 물러 나거나, 자리에서 내려 온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공포스러워 하는 문화에 길들어 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권력과 권위만을 최고선으로 지향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도회지에 살다 시골이나 고향으로는 죽어도 가기 싫어 하는 이유도 그럴 겁니다.
시골이나 고향에 가면 실패한 사람이 되는 거지요.
실제로 귀농이든 전원 생활이든 시골로 살러 가면 온갇 억측이 많다는 이야길 듣습니다.
내려오는, 내려놓는, 또는 물려주는 훈련도 필요하지 싶습니다.
잘 살기, 잘 늙기란 참 어렵습니다.
이런걸 '과외' 시켜야 되지 싶습니다.
'사는 이야기 > 세칸의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드 (0) | 2006.12.22 |
---|---|
새해선물 드립니다. (0) | 2006.12.20 |
피바다 (0) | 2006.12.18 |
나의 낚시 (0) | 2006.12.18 |
섬 (0) | 2006.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