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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DIY, 웰빙문화로 자리잡다

세칸 2007. 11. 25. 10:08
-내가 쓸 물건 내 손으로 뚝딱뚝딱
목공DIY 웰빙문화로 자리잡다
 
목공교육이 DIY(Do It Yourself)문화라는 물살을 타고 쾌속 항해하고 있다. 십여 년 전만 해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던 ‘목공소’는 사라져 버렸지만 DIY문화 덕에 ‘목공방’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고, DIY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산업이 되고 있을 만큼 규모 또한 작지 않다. 이는 목재산업에서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목재산업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목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목재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일반인들도 잘 알 수 있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이런 문화의 형성을 DIY라는 참여적인 문화를 통해 마련한다면, 교육의 장인 목공방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현재 전국의 목공방은 기업형 프렌차이즈와 소규모 공방, 동호회의 형식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교육생 역시 창업을 목적으로 하는 그룹과 취미를 위한 그룹으로 나뉘는데, 공방관계자들의 말에 의하면 “초기에는 창업반의 운영이 대부분이었고 성별도 성인 남자 위주였으나, 요즘은 여성의 참여도도 높고 가족단위로 취미생활의 일환으로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며 목공문화의 저변확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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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화된 선진 목공교육 창업희망자에 인기
목공교육의 방식도 공방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하지만 창업반을 선택할 경우 아직까지 선진목공문화를 가진 외국의 시스템을 선호하는 편이다.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헤펠레의 지명도가 높은 점도 그런 이유다.

1923년 독일에서 창립돼 세계 100여 개 국에 현지 법인 및 지사를 두고 국내에도 지난 1996년 법인을 설립한 헤펠레는 주로 가구, 인테리어, 건축, DIY산업 분야에 하드웨어 및 기계공구, 천연 페인트 등을 공급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2000년 곤지암에 사옥을 건립해 자체적으로 창업반 위주의 목공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목공학교는 소수만을 교육시켜 졸업생들이 헤펠레의 프렌차이즈 목공방을 운영할 수 있게 하는데, 이렇게 생겨난 헤펠레 목공방은 올 연말까지 전국에 40여 개가 된다.

헤펠레의 목공교육의 장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스템화 돼 있다는 것. 교육생들이 작업하게 되는 작품들은 임의대로 선정된 것이 아니라 목공작업에 필요한 모든 기술이 접목돼 있다. 작업 전 설계와 이론에 대한 수업은 목재나 작업도구 등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작품 완성도를 높인다. 졸업 후 공방을 운영하는 학생들은 역시 본사의 체계적 관리를 받는다.

헤펠레는 졸업생들을 재교육하고 필요한 제품에 대한 유통망을 치밀하게 구축하고 있다. 곤지암 사옥에 있는 자동화된 물류창고는 동종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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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문화도 목재산업이다
목공이 과거 직업의 일종으로만 여겨졌다면 이제는 문화의 한 코드로 변형되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생활에서 개성을 표출하고 싶어하는 현대인의 입맛에 DIY가 맞았고, 이와 함께 공방들이 하나 둘 늘기 시작했다. 목공문화는 개인적 기호에서 벗어나 일본의 경우 환경과 사회문제의 해결책으로도 보고 있으며, 또 목재산업과의 연계성도 고려돼 중요사업으로 견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람들의 관심 증폭과 함께 관련 산업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산업의 발전과 문화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중요한 것은 얼마나 양질의 교육과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느냐는 것이 관건이다. 일시적인 이익에 눈이 먼다면 문화와 산업의 침체는 물론 아주 사라져 버릴 수 있다. 헤펠레 목공학교에 붙어있는 ‘싼 맛의 달콤함은 잊혀지나 그 저질의 쓴 맛은 오래 남습니다’라는 문구가 바로 이런 의미가 아닐까.
 
 
[인터뷰]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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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 내내 즐거워 보이는 장병기, 김정숙 부부는 사실 ㈜인터아치라는 목재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몰딩제품을 판매하는 장씨는 “사업을 확장하려고 했는데, 나무와 연관되고 부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적당한 것을 찾고 있던 중 헤펠레를 만났다”며 교육 동기를 설명했다.
그는 “목재와 관련된 사업을 하면서 시장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DIY의 잠재력이 대단한 것으로 판단했다. 아직은 주거문화나 시장여건에 부족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수 년 안에 DIY 시장은 엄청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 “목공작업은 만드는 자체도 즐겁지만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함을 느끼게 해준다. 작업의 주체가 사람이기에 문화로서 가치 있다고 생각 한다”고 말한다.
부인 김 씨는 “큰 기계를 작동할 때에는 겁도 나지만 인원이 많지 않은 덕에 선생님들이 항상 보조해 주니 걱정이 덜하다. 목공교육은 사람을 즐겁게 한다”며 웃음 지었다.
장씨 부부는 교육을 이수한 뒤 파주에 공방을 오픈 할 계획이다.
 

“선진 목공문화 위해 헤펠레가 함께할 것”

 

“헤펠레는 하드웨어 및 기계공구, 천연 페인트 등을 공급하는 업체다. 공방사업이 회사의 이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부분도 엄연한 사실이긴 하지만 그 쪽으로만 비춰진다면 목공문화에 기여한 회사의 투자가 퇴색될까 걱정이다”라고 말하는 박영규 본부장은 헤펠레의 공방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DIY문화의 확산이 개인적인 부분도 있지만 공방을 통한 커뮤니티 형성으로 발전하고 있다. 헤펠레 역시 전국에 공방을 두며 서로간의 연락망 구축해 전국 어디서나 같은 수준의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공방사업을 이끌고 있다”며 네트워크 구축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덧붙여 “올 해도 마찬가지지만 여름방학기간 중 학생들을 초청해 목공체험의 기회를 제공해 목재문화 저변화에도 힘쓰고 있다”는 말과 함께 “헤펠레는 앞으로도 선진기술과 노하우를 통해 우리나라 목공문화에 이바지하겠다”고 전했다.
 
 

김태영 기자 young@wood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