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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매리에서 10 - 황토방 초벌 벽 바르기와 루바치기

세칸 2007. 11. 10. 15:52

 실매리에서 10 - 황토방 초벌 벽 바르기와 루바치기

 

저는 7일 오전에 실매리로 다시가서 조경작업등을 보고 8일에는 이사준비를 도우고 9일에는 마을 찬치를 거들고 오늘(11/10일 정오) 부산으로 왔습니다. 실매리 어르신들을 다시 만나 뵙고 거칠지만 따뜻하게 손을 맞잡는 인정을 또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간의 재미있는 이야기와 에피소드는 따로 게시할 예정 입니다.

   

황토방의 초벌 벽 바르기는 이반장님이 주도적으로 한 일입니다만 선행작업을 미처 마치지 못해 제게 싫은 잔소리를 좀 듣기도 했습니다.

황토방의 판넬 벽면에 석고보드치기를 완료한 시점에 목공용 본드를 묽게하여 롤러로 황토를 바를 벽면의 전채를 칠해야 했음에도 이런 저런 잡다한 일이 밀려있어 처리시기를 놓쳤고 벽체의 목공 작업이 끝난뒤에 이 처리를 할 생각을 하였습니다만 보시는 바와 같이 가로로 많은 각목들이 부착되어져 있어 롤러작업이나 붓작업이 원활하지 못할 뿐 아니라 시간도 많이 걸리는 귀찮은 일이 되어 버려습니다.

 

황토방의 초벌 벽 바르기는 공정 일정이 그리 여유롭지 않은 바쁜 일에 속해 있으므로 하루라도 빨리 처리되어야 했습니다. 전체일정이 그리 여유롭지 못하므로 황토작업은 더 시급하게 처리되어야 후속작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습니다.  

 

'본드 칠하기'는 일종의 하도재 칠하기이며 이는 매끈한 자재인 석고보드나 합판등에는 황토가 건조되면서 탈락하는 현상을 조금이라도 보완해 주는 역활을 할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정에서 '본드 칠하기'는 완전히 제외되었으며 바로 황토초벌 작업을 진행했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이 결정을 두고 두고 후헤 했으며 나중에는 두배 세배의 힘들고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제가 '미국식 경량 목구조 건축'을 배을때, 선생님께서 미국인 선생에게서 들은 격언 한가지를 소개 하면서 '일이 잘 못 되었을때는 이 말을 꼭 기억하고 되새겨 달라'는 당부의 말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잘못된 시점인 처음으로 되돌아 가라] 이 말은, 이런 저런 요령을 부려 잘못을 감추거나 달리 처리 하지 말고 잘못된 지점부터 다시 하는게 가장 합리적이고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방법임을 깨우치는 말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후 황토방 벽을 쳐다보면서 이 말을 뼈저리게 느끼고 새삼 되새기는 게기는 됐지만 되돌아 갈 수는 없었습니다.     

 

전기 배선용 배관은 단단히 고정시키고 콘센트나 스위치 박스는 미장마감선에 높이를 맞추어 고정시키고 테이프로 이물질의 유입을 막아야 나중에 편합니다.

황토는 공기의 유통이 적어서 더디게 마르는 벽면부터 먼저 시공하고 표면은 가능한 거칠게 처리해야 마감 미장하기가 수월 합니다.   

 

구들방 위에 합판을 깔고 황토를 질통으로 져다가 자루달린 바가지로 물을 조금씩 뿌려가며 발로 밝아 점성(찰기)이 좋은 상태로 만듭니다. 말로는 쉬우나 이때 발에 밝히는 잔돌이나 이물질도 제거해야 하는 힘든 중노동입니다. 부착은 손으로 둥글게 뭉쳐 던지듯 해놓고 손가락으로 구석구석 골고루 다지며 손바닥으로 면을 다듬고 표면을 거칠게 합니다.

 

이 반장님 혼자서 북치고 장고치듯 이틀 반나절에 걸쳐 황토방 초벌 작업을 완료 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황토도 깨끗이 제거해야 나중의 바닥작업이나 후발 작업에 편합니다.

  

언제 한번 소개해 드릴 생각을 하고 있는 '하싼 화티'의 [이집트 구르나 마을 이야기] - 열화당 의 흙집짓는 이야기가 생각 납니다.

우리는 유난히 황토, 황토하는 황토에 대한 집념이 대단합니다만 사실은 황토만으로는 어떤 유형물도 제대로 구성하기는 참 힘듭니다. 황토에 왕사나 마사토등 기타 입자가 큰 재료를 혼합하던지 성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가지 유기 재료나 무기 재료를 혼합한다는 이야기는 시공자들도 잘 하지 않는 이유가 지나친 황토만에 대한 "사랑'은 아닌지.....하는 생각을 합니다. 100% 황토만으로는 아무짓도 할 수 없습니다.

 

실매리 사람에게는 실매리 황토가 가장 잘 맞을거라 봅니다. 저는 이 황토(사실은 적토에 가깝다고 봅니다)가 마음에 차지를 않았습니다만 이런 이유로 초벌벽은 100%황토와 물만으로 시공하였습니다. 찰기가 만만 찮았기에 금이 최대 2Cm내외는 생길거라 예상했습니다.

  

10/11일에 시작한 황토방 초벌 작업은 10/13일 오전에 끝이 났으며 이 사진은 10/17일에 찍은 사진 입니다. 가로로 각목을 박아둔 부분이 금이 심하게 나 있고 세로로도 더러 금이 나 있습니다.

이 시점에 황토방의 벽면 미장을 마감할 시점 이었으나 마감을 미루고 작업의 선후를 바꾸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0/9일 부산에 다녀가면서 구매해 놓은 히노끼 루바와 미송 2x4로 깍아놓은 마룻대 입니다.

제차의 조수석 의자를 눕히고 뒷좌석도 눕혀서 천정 몰딩과 문틀 케이싱 자재와 히노끼 루바를 한쪽으로 가득 실었습니다.

차체가 한쪽으로 많이 기우뚱 했습니다만 한 두번 있는 일이 아니므로 개의치 않고 평균시속 110, 최고 170Km/h로 현장에 도착 했습니다. 마음이 급한 이유도 있었지만 천천히 다니지를 못하는 성격탓이 더 크지 싶습니다. 

 

10/20일, 어제로 내장목공팀의 모든일은 끝이 났으며 황토방의 루바치기만이 남았습니다. 목공팀은 이날 이 일이 끝나는 되로 바쁜 사정이 있어서 철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반장 형제와 저까지 세사람이서 부지런히 일을 서둘렀습니다.

 

파리!!! 파리들은 밝은색과 따뜻한 곳에 유난히 많이 꼬입니다. 깨끗한 루바위에 벌써 파리들이 꼬여들기 시작 했습니다.

마룻대가 없으면 루바의 마구리면을 처리하기가 까다롭고 허술해 보입니다. 히노끼 루바는 은은한 솔향을 풍깁니다. 이 위에는 아무런 후처리(도장이나 스테인등)를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상태를 최대한 잘 유지 시키지 않으면 지저분해 질 수도 있습니다.

 

벽의 최하단부에도 루바를 부착하여 완성 시켰습니다. 루바의 끝이 바닥미장 마감선 입니다. 구들위를 초벌하여 말리고 있는 황토도 심하게 금이가 있습니다. 여기 까지의 바닥이나 벽은 100% 황토이나 마감은 황토로만 한게 아닙니다.

  

황토방 안쪽의 문틀 케이싱도 이 루바로 처리 했습니다. 천정이나 벽면의 루바는 이후 작업이 진행될때는 반드시 보양하여야 합니다. 지저분한 황토물이 묻으면 처리할 방법이 없으며 곤란 할 수 있기 때문 입니다. 이런 일이 작업의 선후가 바뀐탓이며 공정 일정이 빠듯하고 공정관리나 기타 여러 여건의 조정이 잘 못된 탓이기도 합니다.

 

이 루바 뒷쪽에도 황토가 발라져 있습니다만 건조는 덜된 상태입니다. 이 루바들은 안전하게 지금의 상태를 계속 유지 할 수 있을까요? 

이 넘들도 말썽을 더러 부립니다. 다음에 사진과 같이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0/20일에 찍은 사진이며 황토방 초벌미장의 건조상태와 루바치기, 문틀 케이싱까지의 작업모습입니다. 

 

초벌미장을 빨리건조시키기 위해 밤낮으로 선풍기를 돌리고 아궁이에 불을 때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만 순 황토는 마를 생각을 않는것 같았습니다. 미립자인 황토가 수분과 공기를 다 토해내고 마르기는 '참 더디다'는 생각을 새삼하게된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황토 작업은 시간을 가지고 즐겁게.... 즐기면서 해야 덜 고되고 마감 상태도 더 좋을 것이라 거듭 느끼는 게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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