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세칸의 사는 이야기

'복구산'과 그주변을 추억함

세칸 2007. 3. 27. 12:16

 

  참, 이상하게도 어제일은 잘 기억이 나지않아도 예전.....그러니까 어릴때의 일은 더 또렷이 기억되는건 왜 일까요?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다니던 길입니다. 물론 그 때의 길은 아니지요.

세월이 40년이나 지났는데, 그 길이 아직 그대로 있을리는 없겠지요?

 

  그때의 길은 겨우 사람이나 다니던 험한 산길 이었답니다.

지금은 행정구역까지 통합되어 '선 두구동'이라 부르지만 그땐 '선동'이라 불렀지요.

이길은 선동 사람들, 그러니까 하현, 상현, 금단리, 하정리 사람들이 주로 다니던 길이었지요.

학교가는 아이들은 이 길 보다는 지름길을 이용하기도 했답니다.

 

  이길은 침례병원 입구에서, 삼성물산에서 운영하는 '동래 베네스트 골프장'으로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전에는 '동래 칸트리클럽'이라 불렀는데 언제 부턴가 이름도 바뀌었습니다.

사실은 골프장을 건설하면서 진입로로 만든 길이지요. 1960년대 중반이라 기억됩니다만......

 

  이 길은 사진에서 처럼 편안한 길은 아닙니다. 걸어서 올라가면 제법 숨이 찰 수있는 가파른 길입니다.

자동차로 올라가도 힘을 좀 붙여서 올라가야 수월하게 오를 수 있습니다.

오르막을 다 올라가면 골프장 검문소가 나오고 간혹은 경비원의 '거수경례 세례'도 받을 수 있답니다.

저는 인사받기 쑥스러워 오르막 끝지점 쯤에서 우측 깜박이를 켜고 올라가곤 합니다. 

오르막의 끝은 두 갈레길로 나뉩니다. 왼쪽으로 곧장 올라가면 골프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07, 2, 27. 촬영 [골프장 가는길 입구표정]

 

  잘 다듬어진 '시누대'옆으로 적당한 커브길이 보기 좋습니다.

아직은 벗꽃이 피지 않았습니다만, 곧 만개한 벗꽃길을 보실 수 있습니다.

  

                                                                     '07, 3, 25. 촬영 [골프장 가는길 입구표정]

 

  윗 사진보다 거의 한달쯤 뒤에도 벗꽃은 만개하지 않았습니다.

겨울이 따뜻하니 어쩌니 하지만, 절기를 무가내로 거스를 수는 없나 봅니다.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지만 한 열흘은 지나야 만개한 모습을 볼것 같습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하정리'마을이 나오고 계속 진행하면 경부고속도로 '굴다리'가 나옵니다.

굴다리를 지나면 교차로 신호등이 있습니다. 좌측은 '신천마을', 우측은 '브니엘 고교'와 '금정구청'쪽입니다.

직진하면 꿩 사브사브요리와 민물회로 유명한 '상현'마을이 나옵니다.

우측편으로는 '회동수원지의 상류가 보이는 전망이 아주좋은 덜 개발된 옛날 마을이랍니다.

사실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개발행위가 극도로 제한되어 있답니다.

 

  상현 마을을 지나 회동수원지에 걸려있는 다리를 지나면 제 고향마을이 있었던 '하현'마을 입니다.

얼마전까진 비포장 도로였지만 지금은 아스콘 포장이 되어있고 한쪽엔 조깅트랙까지 만들어져 있습니다.

길은 비록 한차선 뿐이지만 주변의 경관과 전망은 제법 괜찮습니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습니다.

혹시 이길을 가시더라도 쓰레기나 오물을 버리는 일은 삼가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간혹 차안의 오물이나 쓰레기를 �昇諮暠�까지 버리고 가는 '이상한 인간'들도 더러는 있답니다.

 

  왕벗나무 아래쪽은 수몰된 마을이 있던곳입니다. 저의 집은 오른쪽의 향나무 밑으로 내려 가는길로 50여M 내려갑니다.

이 길로 계속가면 금정구와 철마면의 경계가 나옵니다.  

 

  금정구와 철마면의 경계까지 도로포장을 마쳤습니다. 철마면도 새도로 개설과 포장계획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안내판이 조잡합니다. 눈높이를 좀은 높여야 하지 않을까요?

 

  우레탄 포장길위로 달리거나 하이킹하기 좋게 해 놓았습니다. 낭떠러지엔 목재난간도 설치하여 그리 위험한 곳은 없습니다.

다만 차량은 교차가 안되며 교차구간에서 교차해야 되며 서행하셔야 합니다.

 

                                                     '07, 3. 28. 선동'하현' 새로 포장공사를 마친 길입니다.

 

  차는 '다리걸'주변에 주차해 두시고 포장이 끝나는  '장승백이'까지 걷던지 뛰던지 해서 같다 와도 좋을것이라 봅니다.

바람이나 공기가 부산이라곤 믿기지 않을 것입니다.(왕복 약3Km) 

 

  1960년대에 이 마을에서 살던 사람들까지 다 내 보냈습니다.

[상수원 보호구역]이란 명분으로......지금 같으면 어림없는 짓이지요!

그곳을 개방하여 도로까지 잘 갖춰 놨습니다만, 이용하는 시민들의 수준은 아직 멀었습니다.

담배꽁초며 비닐봉지등의 쓰레기는 말 할것도 없고 생활쓰레기까지 몰래 버리고 가는 '얌체족'들이 아직도 있습니다. 

 

                                                              '07, 3, 25. 촬영 [언덕길 중간쯤의 이름모를 꽃] 

 

  골퍼장 언덕길의 중간쯤엔 잘 다듬어진 잔듸밭도 있습니다.

어떤분들은 도시락을 드시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하며 봄맞이를 즐깁니다.

무슨꽃인지, 국적(?)이 애매한 꽃나무가 분홍의 아름다운 꽃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새로 포장한 길을 계속 따라가면 포장이 끊긴 구간을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 부터는 '철마면'의 시작입니다. 비포장의 철마면 길을 따라가다 보면 포장길과 만나면서 우측으로는 한우음식점이 많은 '철마'가 나오고, 좌측길은 두구동의'금정체육공원'이 나옵니다.

 

  제가 자주 다니는 코스이며, 제고향 이기도 합니다. 가끔은 철마를 거쳐 대변이나 일광, 진하까지도 다녀오곤 합니다. 바닷바람도 좋고 싱싱한 자연산 생선회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요즘같이 되는일이 없을땐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함도 덤으로 맛보고 즐깁니다.

 

                         '대변'의 영화 [친구]촬영지 표지판 앞에서 '07, 3, 28. 바람 많이 부는날.....

  

  혹시 봄타시는 분들은 한바뀌 다녀 보시지요?

산다는게 그리 대단하고 엄숙한게 아니지 않습니까?

때로는 [가볍게 사는것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좋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때, 지름길로 이용하던 '복구산' 그 길은 골프장 안이라 다시는 갈 수 없는 길이 되었답니다.

그때 그 아이들도 모두 중늙은이가 되었겠지요?

다시는 가지못할 시간을 거슬러 가 봤습니다. 그때 그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 들리시죠?

 

  고향을 떠나 살기 30여년 만에, 다 늙어서 다시 고향을 �O아 자주 드나듭니다.

이런 저런게 많이도 바뀌긴 했지만 아직은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는게 고맙고 반갑지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지만, 20여년전 어떤 재벌이 '회동수원지'와 그주변 마을을 묶어서 용인의 'OO랜드'처럼 개발할려는 움직임이 있었답니다. 바다외엔 마땅한 놀이시설이 없는 부산에서는 돈이 되는 사업임에 틀림없었겠지요. 그러나 다행하게도 어떤 이유로 계획이 무산되었답니다.

하마트면 우리같은 '수몰민'은 고향을 두번 잃어 버리는 참담한 경우를 당할뻔 했지요.

소문의 진위는 알지 못합니다. 헛소문 이었길 바랄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