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10분 이내에, 나라안에서도 유수한 절집이 있는 동네에 산다는 것도 행운이랄 수 있습니다.
부산의 금정산 밑에는 '범어사'라는 유명한 절집이 있습니다.
향토 문학가인 요산 김정한 선생님의 '사하촌'이라는 소설의 무대가 이 절집의 아랫마을인 금정구 '청룡동'이라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소설에 나오는 분위기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지만......
범어사로 가는 길은 이른바 드라이브 코스로도 괜찮게 아름다운 길입니다.
청룡동의 버스종점에서 산 허리를 구불 거리며 올라가야 하지만, 2차선의 일방통행 도로라 그리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뒤에서 올라가다 보면 더러 초보 운전자들도 연습(?)겸 올라가곤 합니다.
저는 천성이 운동을 좋아하지 않아 몸이 뻐근하거나 기분이 울적할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 �O곤 합니다.
더러는 볼거리도 있고 주전부리거리도 있습니다.
범어사 가는 일방통행 도로
범어사 입구를 지나치면 버스정류장과 주차장이 있습니다만, 차에서 내리지 않으면 바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내려 가면서부터 도로 옆으로는 이동식 먹거리 차량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먹거리 차량들이 끝나는 쯤의 좌측에 '3.1운동 유공비'가 있으며 우측에 주차할 만한 공간도 있습니다.
3.1운동 유공비
3.1운동 유공비 건립 취지문
3.1운동 유공비를 지나쳐서 아래로 내려가면 몇몇의 '볼거리'가 더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태어났거나 활동한 화가나 작가들의 '그림비'나 '詩碑'가 몇 있습니다.
김대륜 그림비
감 꽃
이 주 홍
말갛게 쓸어 놓은
골목길 위에
감꽃이 떨어 졌다.
하나 둘 셋
감꽃은 장난감의
황금 목걸이
실에 꿰어 목에 거는
자랑 목걸이
어디서 자박 자박
소리 나잖니
흔아야가 오기전에
어서 줍자 얘
[시비의 시 전문]
향파 이주홍 시비 ['95,12.건립]
숲
-금정산 에서-
고 두 동
새 또한 숲이 되어
하늘을 이고 서고 싶다.
이따금 구름과 서로
천심[天心]을 가져도 보고.
된 서리
단풍이 든 양
곱게 곱게 타도 보고.
[시비의 시조 전문]
황산 고두동 시비 ['96,12.건립]
손은 그의 영혼을 대신하여 움직였다.
영혼의 황홀한 전파를 손으로 전달받아 그리고 지우고 또 문질렀다.
끈적거리는 색채들은 마치 교향악처럼 울리어 놓을 줄 알았다.
잠자기 전까지 손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영혼이 쉬지 않은 까닭이다.
찬란한 손은 지금도 살아 움직이고 있다.
[김종식 그림비 전문]
김종식 그림비
김종식 그림비 건립 취지문 [단기4328,4.건립]
불행히도 저는 이 분들을 알지 못합니다. 알지 못할뿐 아니라 솔직히 이름자도 처음 대합니다.
김대륜 화백, 향파 이주홍 선생, 황사 고두동 선생, 김종식 화백.
저도 이고장에서 태어나 범어사 아래마을의 청룡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만, 제가 좀 무식합니다.
이 분들의 자료도 �O아볼 수 있도록 '숙제'로 삼겠습니다.
3월 하순 이라지만 아직은 '꽃구경'은 이른것 같습니다.
개나리도 벗꽃도 아직은 '철'이 덜 났습니다.
1~2주는 지나야 만개한 자태를 보일 모양 입니다.
개나리도 아직은 덜 피었습니다.
성질급한 벗꽃만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범어사'는 여러 절집이 있지만 특별히 '일주문'이 좋습니다.
건축을 공부하지 않은 분들도 경탄과 감탄을 하곤 하지만, 건축을 배우거나 가르치는 분들도 '입을 다물지 못한다'는 말을 곧잘 합니다.
더러는 외국의 건축학자나 구조 전문가들도 '불가사의'한 일로 보고 갔다는 이야길 듣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일주문이 어떻게 그 육중한 지붕구조를 지탱하며 오늘까지 아무탈 없이 보전될 수 있었는지 잘 보아 두시는 것도 공부가 되고 재미도 있을 것입니다. 건축을 배우고 공부하면 할 수록 우리 조상들과 우리 건축이 얼마나 인간적, 자연친화적이며 생태적인지 조금씩이나마 알것 같습니다.
꽃구경은 한 일주일 미루셔야 될 것 같습니다.
오랜만의 봄다운 날씨탓에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많았습니다.
꽃망울들이 사람구경 싫도록 했을 겁니다.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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