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세칸의 사는 이야기

힘 내시게....친구야!

세칸 2007. 2. 26. 01:18

 

  바람도 쇨겸, 식구들과 오랫만에 외출을 했습니다.

그동안 뭔가 복잡하게 많이 꼬여 있어서 통 마음이 내켜하질 않았습니다만, 아이들도 봄방학이라 봄바람(?)  한번 맞을 겸 해서지요.

 

  '귀향'이라 할 까요, '귀농'이랄까요? 하여튼 친구가 고향에서 살아볼 결심을 하고 농장을 가꾸고 집을 지어 이사를 했다고 해서 겸사하여 들렀습니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하동은 경상도 지만, 건너는 전라도 광양시 다압면 이랍니다.

이곳은 매실과 녹차가 특히 유명합니다.

혹자는 녹차가 보성이 더 유명한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는 군요.

'雨前'같은 명차는 '다압'쪽이 더 上品이라는 이야기를 합디다. 

 

 

  친구가 그동안 개간(?)한 농장의 오른쪽 윗부분입니다. 전엔 다랭이 논 이었는데 매실을 심고 녹차를 가꿀 거랍니다. 아직은 좀 엉성해 보여도 '세월과 땀' 앞에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기대가 됩니다.

물맛 좋은 '찬물새미'가 사진 윗쪽의 오른쪽(파란 물 탱크)에 있습니다. 물맛이 괜 찮습니다.

 

 

  작년 여름에 봤을땐 '정말 엄두 안나는 상황' 이었는데, 사람의 힘이란 역시 대단 합니다.

그동안의 노고가 보지 않아도 훤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귀농'을 감상적으로도 이야기 하지만 '개인적 혁명'이랄 정도의 각오 없이는 100%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도 생각해야 되지 싶습니다.

 

 

  잘 정리 하여 묘목을 심고 녹차씨앗을 뿌리면 되게끔 가꾸어 놓았습니다. 수고 했다 친구야!

그동안 안하던 일을 하느라고 손가락 관절이 부어 주먹이 잘 쥐어지질 않는다고 했을땐 마음이 참 안됐었습니다.

 

 

  농장의 중간을 간통하는 진입로 입니다. 물류나 장비를 사용하기 용이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마침 매실 묘목을 심을 거라기에 아주 조금 힘을 보탰습니다.

얼마나 많은 땀과 시간, 정성이 보태져야 될지......끝까지 용기 읽지 않기를......

 

 

  이번에 지은 집입니다. 경량 샌드위치 판넬에 외장은 옐로파인 방부루바를 사용했습니다.

집의 구조는 개인적 취향과 건축비용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는 사람이 편하고 좋다면 좋은 집이겠지요. 친구가 '내몸'같이 편해하고 이 집에서 진정 행복해 했으면 좋겠습니다.

 

  집이란 몇년 절겨 입던 옷같이 편한게 제일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너무 크지 않아 몸에는 맞는 옷 같았으나 '내몸'같이 편할 려면 조금은 손도 좀더 보고 적응기가 있어야 되지 싶었습니다. 집에 욕심내면 끝도 없습니다. 평당 이천만원이나 하는 새집인 단독형 빌라도 고쳐서 써는 '종족'이 있답니다. 몇 안되는 신종이죠, OO라는 종족들 이랍니다.

 

 

  하룻밤을 묵고 헤어져 내려 오면서, 큰 길에서 본 우측면 사진입니다.

큰 길보다 대지가 높기도 하지만  주변에 나무가 없어 더 높아 보입니다.

세월의 때가 묻어야 주변과 어울려 지지 싶습니다.

거실에서 보는 섬진강변과 하동쪽의 풍경은 그림 같았습니다.

 

 

  친구농장의 늙은 매화가 꽃을 피웠습니다. 200여 그루의 매화를 심을 계획이라니 언젠가는 매화동산이 되겠지요? 매화동산 밑에는 녹차밭이라.....여러분들도 상상 한번 해 보시죠?

친구는 아마 그런 상상을 하면서 힘을 얻겠죠? 친구야! 네가 상상하고 바라는 이상의 농장이 될거 같더구나, 너무 조바심 내지말고 시간의 힘을 믿고 즐겨라.

 

 

  제 딸 '독구'가 친구집의 진짜 '독구'를 잘 대리고 놀더라구요.

저는 제딸 지은이를 어릴때부터 '독구야!'라고 부른 답니다. 요즘은 조금 컷다고 은근히 싫어 합니다.

 

 

  이놈이 제 아들 '동석'입니다. 이놈은 자연석 축대가 놀이터보다 재미있는 모양 입니다.

축대구석 사이의 흙을 파내다가 아빠에게 혼났습니다.

이놈은 이번에 매화나무에서 매실이 열린다는걸 처음 알았답니다.

섬진강은 유명한 시인이 사는 마을 이랬더니 시를 지어본다고 끄적거리기도 합니다.

자연은 어른들의 고향이자 향수이고, 아이들의 학교며 스승이랍니다.

과외며 학원에 맏기지 않아도 자연은 어떤학원보다 훌룡한 어른을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을 시골로 자연으로 되돌려 놓는게 올해 저의 목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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