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세칸의 사는 이야기

매화, 달집 그리고 초가

세칸 2007. 2. 26. 00:25

 

  광양 '다압'하면 매실로 유명한 고장입니다.

요즘날씨가 겨울같지 않아 매화도 일찍 볼 수 있을것 같아 들러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봄 방학을 하여, '귀농'한 친구도 볼겸 겸사하여 다녀 오기로 했습니다.

아이들 콧구멍에 바람쒜준게 얼마 만인지.....식구에게도 조금은 미안하기도 했지요.

 

  

                            '청매실 농원'옆의 늙은 매화가 성질이 조금은 급한 모양입니다.

 

 

  마을 이름이......얼마나 아름다운지 차를 세우고 한컷 했습니다. '달오름 마을'이랍니다.

구례에서 남원으로 넘어가는 초입에 있습니다.

부산에도 해운대에 '달맞이 공원'이 있지만 저는 왠지 '달오름 마을'이 더 정감 있습니다.

 

 

                                                                                     '달오름 마을' 이정표

 

  '달오름 마을'은 벌써 달맞이 준비를 끝냈습니다.

오늘이 음력 정월 초팔일이니 일주일이나 당겨 달맞이 준비를 끝냈네요.

이 마을에선 달님에게 빌 소원이 많은가 봅니다.

 

  '달집'과 '쥐불놀이'하면 생각나는 추억이 참 많습니다.

다들 코는 왜 그렇게 흘렸는지.....

'60년대 아이들, 나일론 점버 소매끝은 콧물을 닦고 문질러서 반질반질 했었지요.

달집과 쥐불놀이로 그런 점버도 성한 애들이 별로 없었답니다.

 

 

  경상도 달집과는 구조가 조금 다르네요.

달집 내부를 비워놓고, 불 붙일때 까지 처녀 총각들을 들어가 있게한 기억이 있습니다만.....

아마 '올 해는 시집 장가 가라'는 의미 였을 거라 추측 됩니다만.

 

 

 

  남원에서 함양으로 넘어오다 어떤 마을에서 본 초가집 입니다.

저도 10살 때까지는 초가에서 살아 유난히 정겨워 보였습니다.

바깥채(정랑과 잿간등의 창고)와 안채(살림집), 아랫채(방이나 광과 마굿간)로 전형적인 농가의 초가라 보여집니다. 안채지붕의 경사도가  조금 높아 보이는게 어딘지 어색해 보입니다.

용마루 이응을 손을 봤습니다만 제되로 이응을 잇지는 않았습니다.

이응 이을 수 있는 기능도 이제는 '기술'이 된 듯 합니다.

 

  겨울밤이면 초가이응 사이로 전지를 비추고 손을넣어 참새를 잡곤 했었지요.

그시절의 영상이  흑백영화처럼 보이는건 왜 일까요.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겠지요.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이 가졌고, 너무 많이 잃어 버린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별 흥미가 없는지 어서 가자고 재촉 하네요.

"아빠가 너희들 만 했을 어릴땐 저런 집에서 살았단다"고 하니, 대뜸 "안 불편 했어요"하고 들이 댑니다.

그땐 세끼 끼니라도 걸러지 않으면 부자였고 행복 했었지요.

한참을 옛날로 되돌아 가서 서 있었습니다. 

그때, 그 사람들이 비 맞은 필름처럼 소리도 없이 지나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