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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최고의 관광지

세칸 2008. 2. 5. 12:29

[자연이 미래 에너지다]

아이슬란드 최고의 관광지

 

지열과 기술이 만든 노천온천 '블루라군'

 

화산과 빙하의 섬 아이슬란드에서 '불[火]'과 '물[氷河]'은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니다. 해마다 40만명의 관광객들이 '불'과 '물'이 빚어낸 독특하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보기 위해 북대서양의 외딴 섬 아이슬란드로 날아든다.

시커먼 현무암과 그 위에 낀 연둣빛 이끼 말고는 아무 생물도 살지 않을 것만 같은 길을 한참 달리다 보면 저 멀리 눈 덮인 흰 산이 우뚝 길을 막아서고, 그 아래 하얀 김이 뭉게뭉게 피어 오르는 '블루라군'이 나타난다. 레이캬비크시에서 케플라비크 공항 가는 길에 위치한 '블루라군'은 아이슬란드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기술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낸 노천 해수 온천이다.

'블루라군'의 온천수는 해수면 아래 2000m에서 끌어올려진다. 그 지점에서 해수와 지하수는 투과성이 높은 용암층을 통과하면서 7:3의 비율로 섞이고, 지열에 의해 급속히 243℃까지 데워진 뒤 난방용으로 쓰이거나, 지열발전소에서 전기로 변환된다. 이렇게 사용된 물은 다시 파이프를 통해 '블루라군'으로 보내져 37~39℃의 온천수로 사용된다. 특히 실리카(SiO₂)와 미네랄 등이 풍부해 치료 및 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슬란드의 지열은 물을 데우는데도 활용된다. 해수면 아래 2000m에서 끌어올린 바닷물을 온천수로 활용하는‘블루라군’의 모습.

블루라군 아이슬란드 제공 

 

'블루라군'이란 이름 그대로 물빛이 푸른 하늘색이어서, 아이슬란드를 찾는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블루라군에서는 실리카뿐만 아니라 고열의 온천에서 쏟아져 나오는 진흙을 이용한 각종 머드 팩 등 고가의 화장품 등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결혼 기념일을 맞아 아내와 함께 왔다는 독일인 프란츠씨는 "결혼 기념 이벤트로 이곳에 오게 됐는데 아내도 좋아하고 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열에너지 연구 및 개발에 오랜 역사를 가진 아이슬란드는 지열에너지를 관광레저산업에 활용할 뿐만 아니라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미국·중국·남아프리카 등을 상대로 지열에너지 개발 및 투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글리트니르 은행 리히테르 해외마케팅 팀장은 "전세계적으로 잠재된 지열에너지량은 15만㎿에 달하지만 현재 이용되는 지열에너지는 이의 6%에 불과한 9000여㎿"라며 "환경친화적이면서 무궁한 지열에너지가 앞으로 난방 및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화석에너지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리트니르 은행은 특히 중국 에너지 전문업체인 시노펙(Sinopec)의 자회사 등과 함께 중국 선양(瀋陽)지역의 지열에너지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등 세계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리히테르 팀장은 "지열에너지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며 "앞으로 산·학·연(産學硏) 협력체계를 통해 차세대 바이오 연료인 에탄올의 원료가 되는 해조류 생산 등에 대한 연구·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레이캬비크(아이슬란드)=안준호 기자

입력 : 2008.01.29 22:34 / 수정 : 2008.01.29 2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