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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은 집의 품격을 말한다

세칸 2008. 2. 1. 13:51

계단은 집의 품격을 말한다

 

창호, 현관도어와 계단은 그 집의 품격을 결정하는 요소다? 맞는 말이다. 적어도 서양식의 저택에서는 말이다. 겉에서 그 집을 봤을 때 창은 외부에서 포인트를 주는 요소였다면, 그 집에 들어섰을 때 현관도어와 이어지는 계단은 최초로 눈에 들어오는 인테리어 요소로서, 부의 척도 그리고 집주인의 개성 등을 그대로 드러낸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나오는 계단과 같이 널따란 거실의 중심에서 시작돼 위층을 향해 시원스럽게 내닫고 있는 웅대한 계단 이미지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에서는 100년이 넘게 목재 계단만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회사가 있으며, 규격화된 시스템으로 해외로의 수출 등 판로의 다변화를 꾀하는 업체들도 상당수다.

해외 경향과는 대조적으로 국내는 목재 계단만을 전문적으로 생산 판매하는 업체가 없을 정도로 시장이 미약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목재 계단재는 시장규모가 매우 작아 유통구조 조차 형성돼 있지 않은 원시시장 단계”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수요 적지만 가능성 있는 시장이다

계단이라 하면 층과 층 사이를 연결하는 장치다. 즉 계단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개 층이 형성돼야 하나, 국내의 주거환경은 한 호당 층이 없는 평상형태의 아파트와 연립주택이 전체의 66%(통계청 2006 인구주택 총조사 잠정집계 결과) 이상을 차지한다.

이점이 국내 계단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다. 수요시장이 널게 형성돼 있지 않음에 따라 부가적으로 전문시공인력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목재 계단에서의 하자발생률은 의외로 높다.

대붕실업 조준희 대표이사는 “많은 목공업자분들이 계단시공이 쉽다고 생각하지만, 보기와는 달리 삐걱거림 등 하자발생률이 높은 분야다. 이에 몇몇 분이 ‘쟁이’의 기질을 가지고 계단만 전문적으로 시공하고자 하나 시장이 작다보니 이 분야에서만 전문성을 쌓을 만한 형편이 못돼는 것 같다”고 말한다.

L.J Smith stair Systems과 독점계약을 맺고 계단재를 판매하고 있는 NShome의 구매팀 황성진 대리는 “L.J Smith의 한국 담당자도 시공자가 아닌 본인보다도 국내 계단시공기술 수준이 떨어졌음을 지적했다”며 “올바른 목재 계단재 시장정착을 위해 1년에 두 번씩 시공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고 말한다.  

국내에서 목재계단의 주요시장은 주택의 경우 목조주택이나 펜션 등이며, 상업시설로는 찜질방, 사우나 등이다. 공급은 크게 국내생산과 수입으로 분류되는데, 국내 생산방식은 목공소와 같은 소규모 업체에서 목재 원자재를 수입, 가공해 소량으로 판매하는 형태다.

미국 등 해외에서 수입되고 있는 계단재는 공산품처럼 규격화된 제품들로 시공의 용이성과 표면 마감처리 등에서 차별화를 두고 있다. L.J Smith stair Systems, 코프만, 피츠 등의 수입 브랜드가 국내에 알려져 있다.

목재 관계자들은 “아파트 문화로 인해 그동안 실내용 목재 계단재의 사용이 제한적이었지만, 목조주택, 펜션의 보급화와 소비의 다변화로 시장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J smith의 한국 담당자도 “한국의 목재 계단재 시장은 유아기 단계이기 때문에 더욱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주 수종은 오크ㆍ파인류 형태는 오버 더 포스트 인기 많아

목재 계단으로 사용되는 수종은 해외의 경우 입식문화에 영향을 받아 스침에 강하고 변형이 적은 수종이 우선적으로 선택됐다. 이에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화이트오크, 레드오크, 애쉬 등의 하드우드와 소프트우드로는 햄록, 레드파인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좌식문화의 국내는 강도 면에서 좀더 자유로워, 중국이나 브라질 산의 저렴한 파인류가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오크 종류와 부빙가, 티크 등의 고급 수종은 고급주택에서 소비되고 있다.

또한 목재 계단재는 집성과 솔리드 원목 두 원자재에서 제작되는데, 고가의 솔리드 원목은 발 디딤판의 두께가 2.7cm정도면 원목의 질감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컵처럼 휘는 현상도 방지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간결한 형태감과 함께 믹스앤매치의 트렌드에 따라 색다른 소재를 결합해보는 디자인 트렌드는 요즘 해외의 목재 계단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오크 등의 고급 원목만을 사용해 화려한 클래식 스타일로 제작되기도 하나, 아연 등의 스틸이나 도장처리 등 소재와 가공기법을 달리해 새로움을 주고 있다.

소동자 위에 핸드레일을 올린 오버 더 포스트(over the post) 타입도 근래에 소비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는 형태이다.
목재 계단시장의 비활성화에 따라 계단의 주요 명칭은 명확치 않다.

판매업자들은 대체로 영문을 그대로 쓰기도 하는데, 보통 손스침은 핸드레일, 대동자라 불리는 맨 앞 기둥은 포스트(post), 소동자는 스핀들(spindle), 디딤판은 트레이드(tread), 챌판(수직판)은 라이저(riser)다. 보통 이 다섯 종류가 목재 계단재의 한 세트로 판매되고 있다.


차별성 갖는 각 업체의 계단재

NShome은 미국 L.J Smith stair Systems과 독점계약을 맺고 국내 목재 계단재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L.J Smith stair Systems는 미국에서도 60~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브랜드로, 12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회사의 제품은 유닛형태의 작은 부품을 다양하게 구비, 디테일하고 취향에 따른 정확한 모양을 얻을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많은 하드웨어를 개발해 시공의 편의성을 높였다. NShome은 원목뿐 아니라 추후에는 아연이나 도장 처리된 다양한 디자인의 계단재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붕실업은 자작나무 계단재를 선보이고 있다. 합판 위에 로터리 컷 방식으로 제재된 자작나무를 올려 솔리드 원목처럼 보이면서도, 변형이 없다는 점이 강점이다. 자작나무 계단은 옆면까지 디자인돼 옆면 자체를 디자인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홍송, 애쉬, 미송 집성목 등의 계단재를 보유하고 있는 대화는 애쉬 계단재를 주력상품으로 제시했다. 규격화(디딤판 300×1200mm, 챌판 200×1200mm) 및 마감(칠)이 돼있는 대화의 애쉬 계단재는 시공의 편의성이 큰 장점이다.

근래에는 좁은 공간에도 설치가 가능한 원목 원형 계단재를 출시해 목재 계단재의 시장 활성화에 도모하고 있다.

 

장영남 기자 chang@wood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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