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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DIY가구공방 ‘나비우드 회원전’

세칸 2008. 1. 15. 11:58
2개월 카펜터즈 전통 木가구 만들다 
제1회 DIY가구공방 ‘나비우드 회원전’ 개최
 
 
상당히 신선하면서도 의미가 깊은 가구 전시회가 있었다. 지난 12월5일부터 6일간 적게는 2~3개월 많게는 7~8개월의 경력을 소유한 DIY가구공방 나비우드 회원들이‘색깔 있는 나무 展’을 인사동 라메르 갤러리에서 개최했다.
 

 

처음 시도되는 DIY가구공방의 회원전이라는 이색타이틀도 매우 새로운 데다, 불과 몇 개월만의 교육기간으로 어렵고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전통목재 가구제작기법의 가구들을 손수 제작해 놀라움을 안겨줬다.
 

 

웰빙과 잇따른 DIY가구공방의 개설 등으로 목재문화가 확대되고 있는 이때 이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는 나비우드 유오현 대표.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전통목재 가구제작기법의 맥을 현실적으로 이어간다는 데에 보다 참뜻이 있다. 유 대표는 “전통목재 가구제작기법을 보유한 명장 분들이 계시지만 수제자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또 그분들의 작업 결과물은 상품이 아닌 그야말로 작품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다가가기 힘들다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이번 전시가 전통목재 가구제작기법도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인정받는 명장이 되기 위해서는 제대로 배워야한다는 인식을 심어줘 이 분야를 활성화시키고 이로써 그분들의 능력과 가치가 더욱 빛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회에는 총 22명이 참가하고 총 35개의 작품이 전시됐다. 소재는 하드우드 제재목이 주요하게 사용됐고 제작기간은 약 한 달여 기간이 소요됐지만 전시에 임박해서는 일주일간의 밤샘작업도 있었다고. 주제는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자유주제로 선정돼 전통가구에서부터 에스닉, 빈티지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선보여졌다. 개중 3개월 경력의 전경미 씨(여.39세)가 선보인 식탁세트는 작고 아담하면서도 누구나 편안하게 다가가 앉을 수 있는 느낌이어서 인기가 높았다. 전 씨는 “집에 놓고 사용할 요량으로 제작했다. 나와 내 가족의 키와 신체 사이즈, 놓여질 공간의 이미지를 고려해 제작했는데, 일단 내 힘으로 완성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꼈고 이처럼 전시에서는 균형감이 우수하고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준다는 칭찬을 듣게 돼 매우 기분이 좋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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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장 _ 김병칠 씨. 화이트오크, 체리. 950×140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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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그잔장 _ 박은주 씨. 오리나무. 900×11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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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탁 _ 이승재 씨. 소나무, 압화. 1400×300×900㎜
 

또한 이번 전시가 나비우드 공방과 회원들의 자력으로 이뤄진 DIY전시였다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 전시공간을 섭외하고 스케줄을 조정하며, 사진을 찍고 편집을 하고 전시장 대여료를 모금하는 것까지 모두 나비우드와 회원들의 힘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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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작품 식탁세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전경미 씨. 홍송, 참죽나무. 950×720×700㎜
 
한편 유오현 대표는 순천공업고등학교 시절 목공예 특기반을 계기로 목공예 분야에 입문했다. 이후 1990년에는 현 우드워킹 아카데미 대표인 제갈재호 명장의 문하생으로 입문했고, 1996년에는 연세대 생활과학대학 가구디자인과 테크니션으로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제갈재호 선생을 비롯해 60여명의 내외 귀빈이 참석했다.

연세대 생활디자인학과 박영순 교수는 “수공예 목공가구는 느림의 생활철학을 가르쳐줄 뿐만 아니라 사용의 과정에서는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만의 손맛이 깃든 고유한 가치를 안겨준다. 이러한 가치를 발굴하고 소유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직접 제작한 회원 여러분의 작업과정은 참으로 순수한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칭송했다.

장영남 기자 chang@wood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