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 유출… 숙박업계 전멸
기존 펜션사업자 빚더미·설계의뢰 30여 건 철회
지난달 7일 태안 앞바다의 원유유출 사건은 온 국민을 경악시킨 재앙이었다. 충남도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서산 가로림만에서부터 태안 안면읍 내파수도 연안의 해안선 167km가 기름띠로 뒤덮였다. 태안과 서산 지역에서만 11개 읍·면 473곳의 어장 5천159㏊와 만리포 등 해수욕장 15곳, 태안과 전북 군산 앞바다의 섬 302곳 가운데 59곳(19.5%) 등이 기름띠에 뒤덮이는 사상 최악의 해양오염 피해를 봤다. 게다가 앞으로 피해조사가 더 진행되면 어장 368곳 8천571㏊와 육상의 종묘시설 등 81곳 248㏊ 정도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돼 충남도는 공식적인 피해규모 발표를 미루고 있다.
태안의 이번 사건은 이 곳이 천혜의 청정지역이었다는 것에 더욱 안타깝다. 리아스(Rias)식 해안으로 이뤄져 1300리에 이르는 들쭉날쭉한 바닷가는 이 곳이 연간 8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명소가 되기에 충분했다. 태안해안국립공원을 비롯한 31개 해수욕장과 119개의 섬과 갯벌, 서해안고속도로와 인접해 국내 최대 펜션 휴양지역으로 급부상한 곳이기도 하다. 사고가 난 12월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낙조를 구경하기 위한 인파로 인근 숙박시설에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렸으나, 현재 태안은 남아있는 기름때를 닦기 위한 봉사자들의 분주한 손길과 피해주민들의 한숨으로 가득 차 있다.
관광이 지역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태안군에는 현재 등록된 숙박업체만 130여 곳. 대부분이 민박이나 펜션으로 “앞으로 태안의 피해가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지역 숙박업은 전멸”이라는 것이 이번 사태에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인 숙박업자들의 변이다. 한 숙박업자는 “대부분의 펜션사업자들이 빚을 내서 건물을 지었는데, 생계유지 수준의 피해보상으로는 어림도 없다”며 분개했다.
펜션의 형태가 대부분 목조주택이라는 점은 목재업계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이번 사태로 인해 땅을 산 뒤 설계를 맡겼던 사람들도 설계의뢰를 철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알려진 것으로 대략 30여 곳의 펜션 등 설계의뢰가 철회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목조주택자재업체 관계자는 “태안지역이 큰 시장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일부에 불과하다. 이번 사태로 서해안 일대의 관광산업이 주춤한 사이 타 지역이 부상하겠지만, 문제는 지역 쏠림 현상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빠른 복구로 서해안 지역의 펜션사업이 부활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태안이 자리한 충남지역은 2006년과 2007년 상반기 목조주택 착공 동수 비교에서도 2006년 85동에서 2007년 286동으로 무려 236%가 증가했다. 이러한 급격한 성장세로 충청과 전라는 경기와 강원중심의 목조주택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하던 터였다.
김태영 기자 young@woodkorea.co.kr
'사는 이야기 > 이런저런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복로 변신완료 (0) | 2008.01.16 |
---|---|
‘맞춤식 한옥’ 개발 가속화 (0) | 2008.01.15 |
전국의 주당들, 입소문 듣고 구경와 (0) | 2008.01.15 |
제1회 DIY가구공방 ‘나비우드 회원전’ (0) | 2008.01.15 |
원칙을 깨라, 그것이 성공원칙이다 (0) | 2008.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