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숙한 양 때문에 희생당한 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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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라이언즈(Lions For Lambs, 2007)
<로스트 라이언즈>의 원제는 Lions For Lambs, 2007 이 911 테러 이후 미국의 참모습이 과연 어떤가 하는 문제는 여러 차례 뜨거운 감자로 등장한 바 있다. 누군가는 미국인의 자성을 강하게 촉구했고, 누군가는 부시 행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건설적인 비판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그닥 달라진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영화 <로스트 라이언즈>는 미국 사회가 처한 이러한 현실과 그 문제점을 세 가지 측면에서 언급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띠는 것은 언론과 정치의 결탁이다. 상원의원 어빙은 자신이 내놓은 아프간에서의 새로운 전략의 홍보를 위해 저널리스트 제니 로스와 단독 인터뷰를 한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그는 애국심이 투철하고 용감한 사람이라고 자처하지만, 사관학교 우등생 출신에 첩보 장교 출신으로 엘리트의 코스를 밟고 정치에 들어선 그의 캐리어와 정치적 야망에만 관심이 쏠려있는 어빙의 눈매는 그의 검은 속내를 보여준다. 제니는 인터뷰 동안 어빙의 전략에 의구심을 품고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그녀 역시 특종과 진실 사이에서 망설인다. 거대한 유통회사에 팔려버린 뉴스채널, 시청률과 이윤 창출 때문에 제니를 단념시키려고 하는 언론사 간부의 모습은, 언론이 제구실을 못하고 정치가 잘못되어 오는 동안 팔랑귀 노릇을 했다는 어빙의 지적이 사실과 다름없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 문제는 이렇게 정치인들이 책상 앞에서 매끄러운 말을 내뱉으며 용맹스럽게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대테러와 미국을 위한 방안을 논하는 동안, 실제 전장에서 희생되는 것은 젊은이들이라는 사실이다. 나라에서 주는 혜택을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자란 소수민족 출신의 유색인종들이 오히려 참여의식을 가지고 자신을 위해 해 준 것이 없는 나라를 위해 용기를 내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지 않은가. 그러나 이보다 더한 아이러니는 애국심이 깊고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들이 파병을 지원함으로써 의미없는 죽음을 맞는 동시에 정치인들의 허울좋은 유희에 결과적으로는 힘을 보탠다는 점이다. 세 번째 문제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건전한 비판과 참여의식을 가진 젊은이들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제 ‘돈’, ‘지위’, ‘직업적 성공’이다. 적당히 빚을 지고, 큰 집에 좋은 자동차를 몰고 평범하게 사는 것이 왜 나쁘냐고 반문하는 대학생의 모습은 비열한 정치가들을 양산하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이 점에서 교육이 과연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가는 심히 의문스럽다. <로스트 라이언즈>는 미국에 대한 자성의 영화지만, 크게 보면 비단 미국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습이 투영된 것이기도 하다. 글 - 조윤재 순천대학교 강사 겸 영화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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