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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수피의 재발견

세칸 2007. 11. 27. 10:56
‘소나무 수피의 재발견’ 전북대 교수에 근정포장

 천연 항산화제 밝혀내 화장품 개발, 대량생산하면 10조원 가치
 
 

 
지난 8일 세텍(SETEC) 국제회의장에서 ‘제10회 대한민국농업과학기술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농업분야 우수과학기술자 총 20명에게 근정포장(1점)과 대통령표창(3점), 국무총리 표창(3점), 장관표창(13점)이 수여됐다.

올해 10회째를 맞은 농업과학기술상에서 임업분야에서는 처음으로 최고상인 근정포장 수상자가 나와 업계에 귀감이 됐다. 수상자인 전북대학교 산림과학부 문성필 교수는 소나무 수피로부터 고가의 천연 항산화제인 프로안토시아니딘(proanthocyanidin)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은 물론 이를 이용한 기능성 화장품 개발에 성공했다.

문 교수는 10여 년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소나무 껍질의 총합적 이용에 대해 연구를 수행하던 중, 수피의 주성분인 프로안토시아니딘이 비타민 C보다 항산화능이 뛰어나며, 세포독성이 낮은 점을 확인하고 2004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 농림기술개발과제를 수행하면서 수피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고가의 프로안토시아니딘이 특정 소나무 껍질에 20% 이상 고농도로 존재함은 물론 이를 고순도로 추출 정제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 것. 문 교수는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그간 밝혀지지 않았던 수피 프로안토시아니딘의 고분자 구조를 해석했으며, 이들의 피부적용을 위한 생리활성을 검토해 세계최초로 멜라닌 전이 억제 기작을 밝혔다. 이 화합물을 이용한 화장품의 경우 뛰어난 미백기능은 물론 주름개선 및 항노화 기능이 있음이 증명됐다.

이번 문 교수의 소나무 수피 프로안토시아니딘 대량생산 기술은 원천 기술로서 선진국이 선점하고 있는 유사화합물 시장의 일부를 잠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제성 또한 뛰어나 현재 대형 제약 회사 등이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본 프로안토시아닌은 이미 선진국 등에서는 혈소판 응고 억제제, 항염증치료제 등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어 앞으로 기능성 식품으로 등재 가능하다면 1조원 이상의 국내 식품시장은 물론 국내 시장의 10배 이상인 일본, 미국 시장 등으로의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성필 교수의 이번 연구 성과는 단지 연료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소나무 수피가 목재 산업에 있어서 폐기물이 아닌 귀중한 자원으로서 큰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김태영 기자 young@wood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