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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착의 이유

세칸 2007. 11. 26. 11:00

접착의 이유

'왜 붙을까'라는 생각? 

 

어떤 물질을 개입시켜 두 물체를 결합시키는 현상을 접착(adhesion)이라 하며, 이때 사용된 개입 물질을 접착제(adhesive, glue), 접착의 대상이 된 물질을 피착제(adherend)라고 한다. 

이러한 정의를 알기 전부터 우리는 "접착"이라는 현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친구에게 편지를 보낼 때 우표를 붙이는 일,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시간에 풀을 사용했던 일, 집에 도배하는 일, 우리가 사용하는 가구,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순간접착제 외판원 등……, 우리는 알게 모르게 접착제와 접착이라는 단어 속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 중에서 '왜 붙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온 사람들은 몇 명이나 될까? 바로 이 '왜 붙을까?'라는 생각으로부터 접착 이론의 연구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접착의 이론은 '왜 붙을까?'라는 생각에서부터 시작하여 '어떻게 하여 달라붙어 가나?', 붙어 있다면 과연 '어느 정도 붙어 있나?', 그리고 그 붙어 있는 것이 '시간과 더불어 어떻게 변화하나?', 그렇다면 잘 달라붙게 하기 위하여 '어떤 것을 어떻게 써서 접착을 하여야 하며, 붙이는 조작에 따라서 달라붙는 힘(접착강도)은 어떻게 달라지나?'라는 물음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연구되어 지고 지금까지 발전되어 왔다. 

여기에서는 바로 '왜 붙을까?'하는 접착이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달라붙게 되는 이유', '달라붙는 데 작용하는 힘' 등에 대하여 서술하고 접착이론을 구분함과 아울러 목재접착의 이론도 설명하려고 한다.
 



과연 '왜 붙을까?' 

 

1) 흔히 알려진 접착이론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접착이론 들을 열거해 본다면 몇 가지 정도가 있을까?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해 보기로 한다.

기계적 접착설(Mechanical adhesion) 
접착제가 표면에 존재하는 여러 개의 공극에 침입하여 고화(solidification)되므로써 양 피착제간에서 미세한 쐐기와 같은 작용(투묘작용, anchoring)을 함으로써 접착된다는 이론 
 
비접착설(Specific adhesion) 
접착제가 피착제 사이에서 균일하면서도 연속적인 얇은 막층을 형성함으로써 접착제 분자와 피착제 분자간에 Van der Waals 힘이 작용하여 접착된다는 이론 
 
극성설 
비접착을 극성결합과 비극성 결합의 원리로 설명하여 극성의 접착제는 극성의 피착제와, 비극성의 접착제는 비극성의 피착제와 잘 결합이 된다는 이론 
 
표면 에너지설 
접착시에는 일차적으로 습윤성이 좋아야 하며, 피착체의 표면장력이 액체의 표면장력보다 커야 접착된다는 이론 
 
흡착설 
접착제 분자가 피착제 고체 표면으로 확산하여 표면에 흡착되고 분자간 힘을 발생한다는 이론 
 
확산이론 
접착제 분자들이 계면을 지나 피착제 내로 확산되어 그 결과 강고한 결합이 이루어진다는 이론으로 열가소성물질의 결합에서 일어날 수 있음 

물론 이 밖에는 여러 이론들이 있으나 여기에서는 이 정도만 언급하기로 하자.



2) '왜 붙을까?'에 대한 이유 
'왜 붙을까?'에 대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가 있으며, 그것으로는, "분자간의 서로 잡아당김", "단순한 역학적인 접착", "점착"을 들 수가 있다. 

서로 잡아당김 
'왜 붙을까?'에 대한 첫째 이유는 접착하고 있는 두 물체의 경계면의 최전선에 있는 분자사이의 "서로 잡아당김"이다. 바로 이 두 물체간의 분자의 서로 잡아당기는 힘을 접착력이라 하며, 이러한 접착력의 본체를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접착이론이 구분되어 진다. 
접착력의 본체라고 생각되어 지는 것들로는 주로 Van der Waals 힘과 수소결합이 있고, 때로는 금속 표면에 전하가 작용할 때 이에 작용하는 인력인 경상력(image force), 계면을 넘어서 서로 상대방의 안쪽으로 확산하여 가는 선상 고분자의 엉킴(확산설), 전기2중층의 존재에 의한 잡아당김(전기설) 등이 있다. 
이러한 "서로 잡아당김"은 고무와 같이 고체를 구성하는 분자끼리 "서로 잡아당김(분자간력)"으로써 기계적 강도를 가지는 고체를 만들어 내는 "자착(autohesion)"의 경우와 일반적인 접착에서 볼 수 있는 접착제 분자와 피착제 분자와의 "분자간력에 의한 서로 잡아당김"이 있다. 접착의 이유는 이와 같이 분자간의 서로 잡아당기는 힘에 의한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러한 잡아당기는 힘의 중점을 Van der Waals의 힘으로 보느냐(비접착설), 확산의 힘으로 보느냐(확산설), 흡착에 의한 것으로 보느냐(흡착설), 표면에너지에 의한 것으로 보느냐(표면에너지설)에 따라 각 이론들이 구분되어 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에서 언급한 여러 접착이론 중 "기계적 접착설"을 제외하면 다른 접착이론은 분자간의 "서로 잡아당김"에 그 이유를 두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단순한 역학적인 작용 
우리는 두 개의 재료를 접합시킬 때 흔히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하나는 접착제에 의한 것이고 또 하나는 못 등을 이용한 것이다. 접착제의 작용을 못 등의 작용과 같은 기계적인 작용으로 생각하는 것이 "단순한 역학적인 접착"이다. 
이것은 고체 표면에 있는 요철 등에 기인하는 걸림, 접착하고 있지 않은 부분이 미세한 구멍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일어나게 되는 모세관 현상에 의한 부압(負壓)의 발생 등이 그 원인이다. 기계적 접착설에서 말하는 쐐기와 같은 작용이 바로 그 중 하나이며, 예를 든다면 우리가 치과에서 치료를 받을 때 치아에 구멍을 뚫고 그 안에 아말감을 넣을 때 아말감이 나타내는 접착의 힘이 기계적인 접착에 의한 효과인 것이다. 
이러한 예를 든다면 다음과 같다. 

ⓐ 지퍼효과 : 한 물질의 凹部와 다른 한 물질의 凸部가 지퍼의 형태로 물려서, 凹部에 의해서 凸部가 탄성적으로 죄어지는 효과 
ⓑ 투묘효과 : 기계적 접착설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고체의 오목한 부분에 접착제가 유입되어 굳어짐에 따라 빠지지 못하게 되어 나타나는 접착 효과 
ⓒ 소성변형에 의한 융착 효과 : 양 물질의 재면중에 돌기를 형성하는 두 부위가 서로 닿게될 때 돌기부에 가하는 압력이 크게 때문에 서로 닿게되는 점에서 상호 융착하게 됨으로 얻어지는 효과 
ⓓ 모세관 효과 : 서로 접착하고 있는 부분 이외의 부분들은 모세관과 같은 미세한 구멍으로 되기 때문에 부압(負壓)이 생겨지고, 이로 인하여 대기압과의 차이만큼 가압되어 접착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 
ⓔ 갈고리(hooking)효과 : 기계적 접착설의 투묘작용과 관련있는 것으로써 다공성 피착제간의 접착에서 최대 효과가 발휘될 수 있음 

점착 
우리가 접착 테이프 등을 책상 끝에 붙여 두었다가 잡아 땐다고 생각할 때 테이프의 한 끝을 더 천천히 잡아당기면 비교적 작은 힘으로 떼어 낼 수 있지만, 힘을 주어 빠른 속도로 잡아당긴다면 그 저항이 커서 오히려 작은 응접 테이블인 경우 테이블 쪽이 움직이게 될 것이다. 보통 빨리 땔 때의 저항력은 천천히 땔 때의 1000배나 될 때가 있다. 이와 같이 현상은 접착의 유변학적인 특성의 한 면이라고 하겠다. 
우리가 점착이라고 말하는 것은 접착제가 끈적 끈적한 물질이고 그것을 피착제로부터 떼어낼 때, 점탄성적 변형에 상당한 힘을 필요로 할 때를 말하는 데 이러한 성질을 지닌 물질은 매우 가벼운 힘으로도 피착제의 표면과 접촉하여 바로 결합을 형성할 수 있으며, 파괴될 때는 일반적인 접착제에 의해서 접착된 물질 사이의 파괴와는 달리 점착제와 피착제의 계면에서의 접착성은 마지막 순간까지 변하지 않고 달라 붙어 있게 된다. 이와 같은 점착의 경우는 접착의 특수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서로 잡아당김'에는 어떠한 힘들이 작용하는가?

 

앞에서 우리는 '왜 달라붙는가?'의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 중 분자간의 '서로 잡아당김'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하였다. 이제는 그러한 힘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살펴보기로 하자. 
일반적으로 접착에 관여하게 되는 힘으로는 1차, 2차, 및 수소결합 등이 있으며 그들의 결합거리 및 에너지는 아래와 같다. 

표. 화학결합의 에너지 

종 류 결합 거리(Å) 에너지(kcal/mol)
1차 결합 1 ∼ 2 50 ∼ 200
수소결합 2 ∼ 3 5 ∼ 10
2차 결합 3 ∼ 5 0.5 ∼ 5


1) 1차결합 
1차결합은 화학결합이며 원자간 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만약 접착제와 피착제가 1차결합을 이루는 경우 매우 강력한 결합을 이룬다고 할 수 있으나 실제의 접착에서는 접착제와 피착제간에 1차결합이 이루어 진다고 해도 1차결합에 의한 힘 모두가 나타나지는 못한다. 
흔히 1차결합을 이룬다고 생각하는 물질로는 폴리우레탄계 접착제를 들 수 있는 데 이 접착제가 가지는 -NC기가 목재와 같은 피착제의 -OH기 등과 결합하여 우레탄결합(-NCO)을 형성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2) 2차결합 
일반적으로 접착력에서 말하는 Van der Waals 힘은 다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즉, V = V1 + V2 + V3 로 나타낼 수 있는데, 

V1은 극성에 의해 나타나는 힘으로 배향력(극성력)이라고도 한다. 이것은 접착제와 피착제의 각 분자 중의 전기적인 쌍극자에 기인하는 힘으로 분자 중에 -OH, -COOH, -NH2 등의 극성기를 갖는 경우가 해당된다. 
V2는 비극성 분자와 극성 분자 사이에 나타나는 힘으로 유기력이라고 한다. 접착제와 피착제 가운데 어느 한 쪽이 극성인 경우 비극성의 분자가 극성분자에 가까워지면서 분극되어 서로 끌어당기게 되는 것이다. 
V3은 비극성의 분자들에 의해 나타나는 힘으로 분산력이라고 한다. 이것은 접착제와 피착제가 모두 비극성인 경우에 각각의 분자가 가까워지면서 일시적으로 쌍극자가 생겨서 끌어 당기는 힘이 작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접착력에서 언급이 되어지는 Van der Waals 힘은 위의 세가지 힘들의 총합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비접착설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분자간 인력이 이것에 해당되며, 이 중에서도 극성과 비극성의 개념을 강조한 것이 극성설이다. 다시말해서 극성설 역시 비접착설에서 나오게 된 접착이론이라고 하겠다. 

3) 수소결합 
접착제와 피착제 가운데 HF, NH, OH 결합을 가진 화합물의 H원자가 다른 분자의 F, O, N 등의 원자와 약한 결합을 이루어 전기음성도가 큰 두 원자 사이에 H 원자가 다리를 놓은 꼴의 구조를 가진 결합을 말한다. 
위와 같은 결합은 접착제나 피착제 분자의 화학적인 구조 등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접착에서는 2차결합이 가장 중요한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목재 접착의 이론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목재는 다공성의 천연물질이기 때문에 접착이론을 적용할 때 다른 재료와는 다른 개념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즉, 다른 재료의 접착과 마찬가지로 분자간의 힘이 큰 부분을 차지하므로 비접착이 중요하지만 목재는 그 자체가 다공성의 물질이기 때문에 기계적 접착 역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즉, 목재접착이론을 이야기하는 경우 크게 비접착설과 기계적 접착설을 들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목재 접착(At)은 비접착(As)에 의한 접착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기계적 접착(투묘작용; Am)에 의한 접착은 종속적인 것이라고 생각되어 진다. 이것을 식으로 나타내면 

At = f1(Am) + f2(As

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 여기서 Am = f1(x,y,z …), As = f2(a,b,c …)으로 다시 표현되며 변수 x, y, z …는 목재면 조직의 상태, 피착제 강도 및 공극률 등의 기하학적 및 기계적 인자이고 a, b, c …는 화학조성 , 피착제 표면의 에너지 상태, 접착제의 분자 구조, 극성, 점도, 표면 장력 등의 물리적 및 화학적인 인자이다. 그러므로 전체의 접착력 At에 대한 As 및 Am의 기여율은 접착제에 관여하는 여러 인자들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맺는말

 

우리는 지금까지 접착이론의 연구배경에서부터 각 접착이론 및 접착의 이유, 접착제 관여하는 힘, 그리고 우리가 주로 다루는 목재의 접착이론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았다. 
위의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접착은 매우 단순한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 결코 단순하지 않은 작용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접착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측면에서 앞으로 계속 이루어질 것이며, 이러한 연구로 인하여 우리는 생활에서 많은 혜택을 얻게 될 것이다.


※ 참고문헌 
1. Kinloch, A. J. 1987. Adehesion and Adehesives. Chapman and Hall. pp 441. 
2. 金亨均. 1991. 接着劑핸드북. 世化. pp 1062. 
3. 레올로지硏究會. 1992. 레올로지入門. 機電硏究社. pp 491. 
4. 半井勇三. 1961. 木材の接着と接着劑. 森北出版. pp 258. 
5. 李弼宇 外. 1981. 木材工學. pp 395. 
6. 李台鎬. 1995. 接着技術의 實際. 大光書林. pp 222.


서울대학교 대학원 임산공학과 김대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