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검역에 집성재 수입상 분통

[황당한 검역]에 집성재 수입상 분통   식물검역소, “양방향집성재는 되고, 한쪽만 집성하면 안돼” 수입업체, “같은 열처리로 병해충 없는데, 왜 모른 채 하나”       집성목이 차별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집성목 수입업체 측은 “특정지역으로부터 들여오는 소나무속 목제품 수입은 국립식물검역소에서 금지시키고 있다. 그러나 집성재의 경우 수입이 가능하도록 제외품목으로 두고 있는데, 이 집성재에 차별을 두고 있어 난감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립식물검역소는 ‘수입금지식물, 지역병해충’ 예시 제13호에 의해 중국, 베트남 등에서 수입되는 소나무속 주요식물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검사제외 가공품예시(식검고시 2006-3호 별표1)’에서는 화학약품, 소금, 설탕 또는 기름 기타 방부효과가 있는 물질로 방부 처리된 것으로 ‘집성재’를 제외품목으로 두고 있는데, 이 집성재에서도 길이방향과 넓이방향 모두 집성된 것에 한해 수입금지를 제외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길이와 넓이 양방향으로 집성한 목재라 함은 길이방향으로 한 번 집성한 목재를 다시 넓이 방향으로 이어 붙여 가공한 제품을 말한다. 업계에서 차별을 뒀다고 하는 집성재는 길이방향으로의 집성이 없이 긴 각재나 판재를 넓이방향으로만 집성한 것을 말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레드파인 집성재를 많이 요구하고 있다. 더군다나 옹이가 없는 무절을 찾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옹이가 들어있는 유절이 더 고급스럽다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식물검역소의 이와 같은 수입 제한 때문에 이 레드파인 유절집성재의 수입에도 제한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 같은 집성재인데 왜 양방향집성재만 금지품목에서 제외된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식물검역소 관계자는 “넓이방향으로만 접합한 것을 집성재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또 이를 집성재로 가정한다고 해도 검역소에서는 단순히 집성을 한 번 더 한 것 때문에 금지품목에서 제외시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양방향집성재는 넓이방향으로만 집성한 것과 달리 열처리와 화학처리과정이 들어가 이 과정에서 병해충이 소멸된다고 판단해 결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수입업자에 의하면 “양방향이든 넓이방향이든 집성재는 모두 건조과정과 열처리과정을 거친다. 물론 일부 핑거조인트를 한 각재는 열처리 없이 한다는 말을 들었으나, 집성재는 그렇게 만들어서는 곤란하다”며 식물검역소의 답변을 일축했다. 식물검역소는 또 “양방향집성재의 병해충 소멸이 길이방향의 열압 집성 때문이라면, 조인트간 길이나 길이방향 조인트 횟수의 제한이 없는지”에 대해 질문하자, “현재 명시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이에 업계관계자는 “그렇다면 끝부분에 한번씩 가공해 붙여도 된다는 말인가?”라고 말하며 “이러한 당국의 불합리한 조치가 불필요한 자원과 외화를 낭비시키고 있다. ‘눈 가리고 아옹’식으로 재가공해 들여올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해외에 이러한 점을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것도 낯 뜨거운 일”이라고 한숨 쉬었다. 한편 국민대학교 엄영근 교수는 이에 대해 “검역을 하는 기관에서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성재는 길이가 부족할 때 ‘종접합(길이방향)’을 하게 되는 것이고, 폭이 부족할 때 ‘횡접합(넓이방향)’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복합적으로 접합을 하든 한 방향으로만 접합을 하든 모두 집성재라고 봐야 한다. 게다가 종접합은 길이가 긴 부재가 없는 경우 하게 되는 것이다. 오히려 횡접합만 한 집성재가 강도가 더 강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집성재는 일단 접착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가공 전 함수율 10%미만으로 건조해야 하며, 또 고주파 또는 열압으로 접합시키기 때문에 식물검역소 측의 답변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물검역소는 목재의 병해충과 관련된 업무만을 보는 곳”이라는 검역소 관계자의 말은 사실 틀린 것이 없다. 그러나 목제품의 검사와 감시를 하는 기관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식물검역소의 목제품에 대한 전문성을 요구하게 된다. 업체 관계자는 “식물검역소로 직접 찾아가 자료를 제시하며 금지 제외품목으로 지정해주길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아마도 99%는 거절당할 것”이라고 말한 뒤, “계속 외치다 보면 언젠가는 알아주지 않겠냐”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김태영 기자 young@woodkorea.co.kr   집성재란? 제재판(挽板) 또는 소각재 등을 섬유방향이 일치되도록 접착해 제조한 목질재료로 소각재나 폐잔재를 이용할 수 있고, 목재 고유의 결점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