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행복한 집짓는 생각

실매리에서 05 - 프롤로그

세칸 2007. 11. 3. 18:32

실매리에서 05 - 프롤로그 

 

실매리에서의 집짓기는 지난 9월 12일부터 시작된 일입니다.

그간의 작업일지를 참고 삼아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9/12 - 살던 집에서 이웃으로 이사를 했었고,

9/13 -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기존의 작은 집을 철거하였습니다.

9/14~16 - 태풍 '나미'로 현장을 진행할 수 없어 부산으로 볼 일도 볼겸 피해 있었습니다.

9/17~19 - 비가 오락가락 하는 '작업여건이 아주 안좋음'에도 불구하고 굴삭기와 같이 대지 조성작업과 축대쌓기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9/20, 21 - 거푸집작업과 철근배근, 배관작업을 마치고 21일 오후에 콘크리트를 타설할 계획을 세웠습니다만 이날 야간작업까지 하고서야 철근 배근작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9/22 - 오전 10시부터 타설한 30입방미터(루베)의 콘크리트를 오후2시까지 정리와 청소를 끝내고 추석을 맞으러 부산으로 돌아왔습니다.

 

추석연휴를 보내고 9/27일 촬영한 사진입니다. 

얼마되지 않은 콘크리트 물량임에도 시간이 많이걸린 이유는 이 경사진 앞마당의 정리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린까닭이 있습니다.

경사도가 심해 펌퍼카로 부분 부분 �P아놓고 나중에 인력으로 정리한 때문입니다.  

 

추석연휴 중에도 많은 비가 내려 축대사이로 물길이 터여 있었고 바닥에도 물이 흥근히 고여 있었습니다.  

벽체가 올라올 토대부분은 약90m/m정도, 방수나 침수를 방지하기 위해 높였습니다만 뒤쪽의 축대부분이 협소하기도 하고 누출수의 양이 생각보다 많아 장마기간이나 집중호우시에는 토대위로 침수될 염려가 예상되기도 했습니다.

거푸집으로 막은 부분은 구들놓은 황토방을 만들 부분입니다. 깊이는 F.L.- 900입니다.

 

추석전의 작업에는 일반 잡역부를 2명씩 이틀을 고용하였으나 별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9/17일 부터는 저를 포함하여 3명이 일을 마쳤으며, 9/28일 부터는 2사람의 내장목공이 합세하여 모두 5사람이 작업에 투입되었습니다.

외주공사를 제외한 모든 작업을 5명이 해결할 요량을 하였습니다.

 

김소장  제 고등학교 동기이자 주로 도시의 상업건물을 신축하는 건축업을 하는 친구입니다. 건축주와는 형 아우라 부르는 사이이며 실제적인 수주자 입니다. 대학에 다니는 아들과 딸이 있으며 딸은 아버지와 같은 건축을 전공하고 외모가 빼어나 아버지의 자랑이 되기도 합니다. 발주와 물류, 설비작업을 직접하고 현지에서의 식사를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건축주의 노모를 포함한 6명의 식사를 담당해야 하는 '힘든 소임'을 맏았습니다.

 

다행인 것은 노모께서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제외하고는 어떤 식재료에도 거부반응이 없었으며 식사량 또한 대부분의 성인 식사량과 대등했으며 더 다행인 것은 꼭 반주를 겯들이는 습관이 있어서 젊은 축들만 눈치보며 술잔을 비우는 몰염치를 면할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래의 세사람은 제가 부산으로 내려온 '95년부터 저와 인연을 맺은 분들로 저와는 '숨소리만 들어도 통'하는 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분들입니다. 제가 하는 일에는 항상 같이해온 이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반장님! 이 분은 올해로 67세되신 어른 입니다. 정해진 직종은 없으나 못하는 일이나 다루지 못하는 연장도 없는 어른입니다. 질통도 지고 황토 반죽이며 미장을 하기도 하며 적은 량의 벽돌이나 블럭을 쌓기도 합니다. 아침 여명기에 일어나서 아침먹기 전까지 1~2시간동안 그날의 작업을 미리 챙겨둠으로 공정을 당기는 견인차 역활을 충실히 했다 봅니다.

 

간혹 노인이라 얕보는 친구들은 먹성이나 근력에 깜짝놀라 혼이나는 경우도 가끔씩은 있기도 합니다. 식사량은 보통성인의 2배 이상이나 술은 입에 대지를 않습니다. 미혼의 공수부대 장교인 아들과 간호사로 근무하는 딸의 아버지 이기도 합니다. 

 

"같이 산청 가십시다" 하니 이불과 작업복 보따리와 이런 저런 연장함들과 같이 20kg짜리 덤밸을 차에 덜렁 실어서 실소를 머금게 했습니다. 힘든일을 하시면서도 운동은 따로 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샤워할때 훔쳐보면 2~30대의 몸이 부끄러워할 정도 랍니다. 부산에서 언양까지 왕복으로 사이클로 다니시기도 합니다. 

 

나반장님 내장목공이며 앞에서 언급이 있었습니다만 저와는 13년째 같이 해온 사이랍니다. 손끝이 매우며 무엇보다 도면을 읽거나 공간개념이 확실해 실수하는 일이 전혀없는 타고난 목공입니다. 저와는 유난히 의견소통이 잘되며 벽에 대충 그려준 스케치나 디테일도 잘 읽고 이해해 주는 사이입니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살짝 외면을 하는 이유는 제가 블로거인 까닭에 소개되는 걸 별로 달가워 않기 때문입니다만 그리 싫지도 않은가 봅니다. 늦게 얻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있고 그 재미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합니다.

 

나O찬씨! 외모로는 믿기지 않겠지만 나반장의 친동생입니다. 두 형제가 한짝이 되면 어떤 일이든 진행이 되기 마련입니다. 목공뿐만 아니라 보일러의 설치나 설비관계의 일도 시원찮은 기술자는 울고 갈 정도로 능숙합니다. 올해 대학에 들어간 딸과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있는 딸딸이 아빠입니다. 큰딸의 생일 선물로 노트북을 선물하면 어떻겠느냐고 제게 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에대한 소개는 블로그의 '프로필'로 대신 합니다.

또 위에 인용된 개별호칭은 평상시에 그들에게 붙여진 호칭이므로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집은 사람이 할 수 밖에 없는 작업이라 인적 구성이 공기나 제품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제가 구성원의 면면을 불필요할 정도로 소개해 드리는 이유가 그런 이유가 있슴을 아셨으면 합니다. 

 

추석연휴를 보내고 9/27일 세사람이 다시 실매리 현장에 투입되어 거푸집을 해체하고 바닥 먹메김을 완료하였으며 9/28일에는 두사람의 목공이 투입되고 본격적인 골조작업이 시작됩니다.

9/27일 오후에는 앞에서 언급한 축대부분의 방수턱을 보강하는 조적작업을 하였으며 앞으로 약3회의 방수작업을 병행할 예정입니다.

 

제 나름의 일정(공정)계획에는 앞으로 30일 안에 모든작업을 완료하겠다는 의지가 있었습니다.

불필요한 시간의 낭비는 돈의 낭비가 될 수도 있기에 공정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약5일의 공기가 늘었습니다만 그 이유는 몇가지로, 계획속에 들어있지 않았거나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 때문입니다.

 

외주공사의 내용을 참고로 올려드립니다.

1. 창호공사 - 창호제작 설치 및 유리

2. 전기공사 - 인입, 내선공사 및 조명설치

3. 드라이 비트 공사 - 외부 드라이비트

4. 지붕공사 - 아스팔트 루프슁글 시공과 동 후레싱 및 물동이

5. 도배, 바닥재공사 - 도배, 장판, 마루판 시공 

6. 싱크대공사 - 싱크대, 신발장 시공

7. 조경공사 - 건축주 부담공사 (11/7 시공계획)

상기 7개 공사외는 직영또는 직접시공할 게획을 세웠으며 계획되로 진행되었습니다. 

 

 

실매리 현장 아랫집은 한우 한마리와 흑염소 두마리의 축사가 있습니다. 이 축사가 현장과 이웃한 숙소에 근접한 까닭에 몇가지 애로사항이 있었습니다.  

 

이넘은 사람만 옆에가면 먹을거라도 달라는 듯 울어대는 통에 시끄럽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합니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옆으로 피하는 통에 사진 찍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넘도 울기는 마찮가지 였고 뿔로 철망을 찢어서 망가뜨리는 소질이 대단한 넘입니다. 무엇보다 그 많은 파리가 어디서 생긴걸까? 하고 관찰한 결과, 진원지가 이 축사에 있음이 분명해 두 짐승이 우는 소리가 더 싫었습니다.

 

허나, 실매리가 그리 싫지 않은 이유는 돌담장 밑이나 사이에도 이렇게 가을을 느끼게 하는 꽃들이 지천인 까닭입니다.

이 사진들은 10/20일에 촬영한 사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