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A 방부 목재 사라지나?

CCA 방부 목재 사라지나? 

 

지난 달 15일 (사)한국목재보존협회의 CCA 방부 처리재 생산 금지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이는 목재 방부제 수입 유통업체들과도 협의를 거친 내용이어서 과거처럼 순간적인 이슈만으로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목재 방부라는 것이 도입되고 경제적인 면만을 강조하던 시대에 CCA의 유해 가능성이 무시된 채 사용돼 왔지만, 최근 목재가 ‘웰빙 문화’의 한 코드로 거듭나면서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외국의 경우 대부분의 선진국이 CCA처리재를 규제하고 이미 대체 약제로 전환했다. 가장 최근 호주가 작년부터 규제를 시작했고 올 해 안으로 뉴질랜드도 규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는 일반인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있지만 이에 부담을 느낀 업체들의 자발적인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 국내 방부 업계는 ‘건교부 표준시방서’와 ‘산림청 고시안’이 서로 엇갈려 발생되는 문제가 많다. 또 정부차원의 관리와 감사가 없는 탓에 맹독성분을 가진 CCA를 규정대로 처리하지 않는 일부 업체도 생겨나고 있어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게 업계와 학계의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보존협회의 움직임에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지난 달 22일 협회사와 산림과학원, 조경학회의 인사들이 모여 CCA 대체제와 품질인증에 대해 의논해 조만간 구체적인 조정안을 논의할 것으로 계획 중에 있다.

이에 따라 (사)한국목재보존협회는 이르면 올 해 안에 CCA 방부 처리를 중단하고 내년 부터는 기존의 재고량만을 유통할 것이며, 빠르면 2년 내에 H5 등급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체약제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사)한국목재보존협회의 CCA 처리재 생산을 자발적으로 중지하겠다는 발표가 국내 목재방부시장의 향방을 주목시키고 있다.

‘친환경 소재’로 다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목재의 건축자재, 조경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목재 방부 역시 중요성이 인정돼 최근 몇 년간 급속한 성장기를 맞고 있다.
더욱이 90% 이상 수입 목재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목재 산업으로서는 목재의 수명을 7~8배나 연장시킬 수 있는 방부산업이 중요사업임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방부를 하는 임가공비는 시공업자에게 적지 않은 부담 요소가 되기에 방부업자들의 가격경쟁은 피할 수 없는 문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현실에서 비용이 더 드는 CCA 대체제로의 전환은 약간은 시기상조라는 일각의 우려도 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목재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잘못된 제품으로 소비자의 호응을 일시에 무너뜨리는 일이 없도록 미리 노력하는 것”이라는 게 (사)한국목재보존협회 조영문 회장의 말이다.

 

목재 방부 왜 필요한가?

목재는 콘크리트나 플라스틱, 금속 등에 비해 짧은 수명을 지녀 특히 구조재로 쓰일 경우 목재를 보존해 줄 수 있는 약제처리가 필요하다.

방부처리하지 않은 목재가 10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본다면 방부목재는 50여년 정도 가능하다. 이는 연간 40만m3의 목재 절감, 1만ha의 산림 보전을 가능케 한다. 1만ha는 서울시 산림면적의 약 2/3에 해당한다.

현재 국내 방부처리목재는 공원 조성 및 복원에 대한 정부의 노력에 의해 사용량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중 90% 이상이 CCA 처리재다.

이 CCA방부제는 1930년대 중반 인도에서 개발된 것으로 크롬, 구리, 비소로 구성돼 목재 내에 고착되어 가해충류와 일부 구리 저항균에 대해 방부 기능을 한다. CCA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여 온 보존제로 최근 몇 년 전까지 수 십년간 시장을 독점해 왔다.

‘대체제로 전환’은 세계적 추세

엄청난 사용량에도 불구하고 많은 논란을 빚어 온 CCA가 대체 방부제로 전환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로 보여진다.
미국의 경우 지난 90~80년대에 CCA 처리재 사용량이 최대를 이루었으며 2002년까지 CCA처리재가 1억8000만m3가량 사용 중에 있었고, 1975년부터 2003년까지 쓰인 비소의 양만도 30만 톤에 이른다. 하지만 CCA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EPA(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환경보호청)는 2002년 2월12일 방부제 업체와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CCA 처리재 양을 2년에 걸쳐 감소시킬 것을 요구, 현재 생산자의 자발적 결정에 의해 주거용 CCA 방부제 사용이 중단됐다.
유럽 연합 15개 국도 비슷한 시기에 CCA 방부제 사용을 금하자는 논의한 후 2004년부터 규제를 시작했다.

일본의 경우 지속적인 감시와 소송에 의해 업체의 부담이 가중되고 이에 따른 대중의 부정적 시각이 형성돼 1996년과 1997년 사이에 사용량이 급감하고 이와 함께 대체방부제의 사용량은 증가했다.
현재 CCA 방부제의 사용을 규제하는 국가로는 미국, 캐나다, EU(독일, 벨기에, 룩셈부르크,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영국,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호주, 스위스,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 있으며 뉴질랜드도 이르면 올 해 안에 규제할 것으로 전망된다.

CCA, 왜 바꾸려 하나?

이렇듯 방부역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CCA는 크롬과 비소라는 맹독성 성분을 지니고 있다.
이를 두고 인체에 유해한 독성물질을 지닌 CCA 처리재 사용 반대파와 규정대로 처리할 경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찬성파가 동일한 연구결과와 서로 다른 시각으로 오랫동안 대립해 왔다. 아직도 미국의 CCA 사용 반대 단체인 BANCCA(http://www. bancca.org)는 자국 내에서 CCA 처리재로 인한 피해사례를 알리며 반대운동을 하고 있다.

CCA 처리재의 가장 큰 문제는 관리나 책임 그리고 사후처리에 있다. 일단 국내에서 유통되는 방부처리재는 임가공에 의해 생산되기 때문에 방부목에 대한 책임여부가 불분명하다. 이 때문에 일부 무허가 방부업체들이 가압식 방부처리를 해야만 하는 CCA를 침지법으로 하는 등 규정을 지키지 않고 가격을 낮춰 팔고 있어 이 또한 논란의 여지를 안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근본적으로 제품 인증에 대한 문제이지만 맹독성분을 지닌 CCA이기에 더욱 심각하다.

이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사후처리인데 원래 CCA 처리재는 따로 분류해 처리되어야 하지만 이를 알지 못하는 일반 소비자가 연료로 사용해 호흡장애, 발작증세, 어지러움증, 근육수축 등 피해를 겪은 사례(Peters et al, 1984)가 있다.

대체제, 어떤것이 있나?

대체약제는 CCA에 비해 사용환경 범주가 제한적이고 가격이 비싼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비소와 6가크롬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지 않은 구리·유기화합물계 방부제가 대부분 사용되고 있으며 계속적인 성능 개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한국공업규격 목재 방부제(KS M1701 : 2005)에 등록된 약제는 2005년에 CUAZ-2가 추가돼 총 19종류이며, 이 중 산림과학원 임산물품질인증규정에 의해 방부처리목재 생산에 사용되고 있는 CCA 대체 방부제는 구리·알킬암모니움 화합물계 방부제(ACQ), 구리·아졸화합물계 방부제(CUAZ), 구리·붕소·사이크로 핵실다이아제니움디옥시음이온화합물계 방부제(CB-HDO)가 있다.

ACQ의 경우 KS 규격에는 ACQ-1과 ACQ-2로 나뉘며 모두 암모니아수를 용매로 하고 있다. 암모니아를 용매로 사용한 ACQ의 경우 암모니아의 세포벽 팽윤 효과 때문에 난주입수종의 처리도 개선 효과가 있다. 국내 유통 ACQ는 말레이시아, 일본, 뉴질랜드에서 수입되는 제품과 국내에서 제조한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CUAZ은 기존의 CUAZ-1과 CY라고도 불리는 CUAZ-2가 새롭게 개선됐는데, 차이점은 아졸화합물로 테부코나졸에서 사이프로코나졸로 변화를 준 것으로 이 성능이 우수해 소량의 약제를 사용하더라도 방부효과를 만족시킬 수 있어 CUAZ-1보다 경제적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CUAZ은 전량 영국에서 수입되고 있다.
CB-HDO는 구리·붕소·HDO를 유효성분으로 ethanolamine 수용액에 용해한 방부제로 독일에서 개발돼 2002년 7월 CUAZ와 함께 KS에 등록됐다. 국내 유통 CB-HDO는 독일에서 전량 수입된다.

CCA, 바꿀 수 있을까?

협회 스스로 CCA 처리재 생산을 금지한다고 해도 대체제는 H5등급에서 사용될 수 없어 CCA 처리재의 유통은 불가피한 것이고, 또 상대적으로 저가인 CCA 수입 방부목이나 국내 생산자들을 막기 어려워 그로 인한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정부의 감시와 관리가 필요하다. 그 첫 단계로 정부기관 및 산하단체에서 기본으로 적용하고 있는 ‘건설교통부 조경공사표준시방서’와 목재보존협회에서 적용하고 있는 ‘산림청고시 목재의 방부·방충처리기준’이 서로 다름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 품질시험팀 강승모 박사는 “대체약제가 무리 없이 사용되기 위해서는 품질 인증이 필요할 것이고 이는 ‘표준시방서’에 명시되어야만 실효를 서둘 수 있다. ‘표준시방서’가 바뀌기 위해서는 시공업자들의 인식부터 바꿔야 하는데 최근 CCA 유해성에 대해 알게된 시공자들 역시 대체약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늦어도 약 2년 내에는 CCA 처리재가 유통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해 이와 같은 협회의 움직임에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했다.

 

 

 

출처 : http://www.woodkorea.co.kr/

김태영 기자 young@wood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