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세칸의 사는 이야기

소나무 숲에서 봄을 느끼다.

세칸 2007. 4. 13. 00:00

   빗님이 오시려는지.......몸이 '별로 안좋다'는 신호를 보내옵니다.

이럴때는 아무생각없이 집에서 나와야 됩니다. 몸보다 마음에 좋은 곳으로......

집에서 20분이면 제 고향이라, 고향의 흙냄새라도 맡아볼 심산이지요.

들에는 봄이 완연 하지만 산속에는 아직은 이른 모양입니다.

 

  제가 어릴때 가끔 '산책'하던 길로 가 봤습니다.

예전에는 거의 민둥산 이었는데......지금은 소나무가 '길이없다'면서 넌저시 알은체를 합니다.

아직은 다닐만 하지만 여름엔 정말 길을 못낼것 같아 보입니다.

나무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당연하지만 '같은놈'은 하나도 없습니다.

마치 제각각인 사람들 모양이라면 비유가 심할까요?

 

  소나무 사이로 지는해가 잔광을 남깁니다.

조용하고, 깨끗하고.......두어시간을 참 평화롭게 놀았습니다.

덤으로 40여년전의 흑백영화 한편도 잘 보았지요.

상상하시는 되로 스크린에서는 비가 소리도 없이 내리고 있었고요.  

 

 

 

 

 

 

 

 

 

 

 

 

 

 

 

 

 

 

 

 

  쑥은 지천이었지만 산나물은 아직 이른가 봅니다.

참꽃도 양지바른곳에만 꽃망울을 맺었습니다.

옛날, 배고플 시절에 '참꽃'과 '필기'를 참 많이도 먹었지요.

논두렁에 앉아 담배한대 맛나게 태웠습니다. 담배에서도 봄냄새를 맡았습니다.

초록으로 반분은 풀고 왔는데도 왜이리 힘이 안날까요?

 

  이 봄을 버티고 이기기가 왜이리 힘든지.......

아직은 마음이 덜 싹았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