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가족 4명이 모두 같은 대학, 같은 과 동문인 가정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에서 ㈜보고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부산대 건축공학과 77학번 황석규(50) 씨는 같은 과 3년 후배(80학번)인 김은정(47) 씨와 결혼해 슬하에 두 딸을 뒀다. 큰딸 혜린(23) 씨는 2004년에 부모의 뒤를 이어 부산대 건축학부(건축공학과+건축학과)에 입학했고, 지금은 대학원에서 건축구조를 전공하고 있다. 둘째딸 혜원(18) 씨도 올해 부산대 건축학부에 합격해 온가족이 같은 대학, 같은 과 동문이 됐다. 두 딸은 살림집을 겸한 부산 수영구 광안동의 한 건물에서 부모가 함께 일하는 건축사사무소에 수시로 드나들며 아주 어릴 때는 놀이터로, 조금 커서는 공부방으로 활용하면서 자연스럽게 건축학도의 꿈의 키웠다. 대학의 강의를 맡기도 하는 듬직한 아빠와 건축사사무소의 총무부장을 맡아 경리업무는 물론 직원들 밥까지 챙겨주면서 건물설계에 몰두하는 자랑스런 엄마의 모습이 더없이 좋아 보였다는 것. 두 딸은 또 '아이들이 성장할 때는 부모와 함께 지내는 게 좋겠다'는 부모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고, 부산대 입학을 선택했다는 게 황 씨의 설명이다. 황 씨는 10일 "딸들의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저와 아내가 걸어온 길을 똑같이 걷겠다고 하니까 너무 고맙고, 인생을 헛산 것은 아닌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