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위에서 무슨 일이?
도마위의 세균이 변기보다 많다는 유명한 조사결과가 있다. 아래의 상황 처럼 대부분의 도마위에 날 것, 생 것, 조리된 음식까지 가리지 않고 올려지는 걸 생각해 보면 무리도 아니다. 세균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관리적 개선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도마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세균의 다소(多少) 또한 결정된다는 것. 알고 있는가?
뛰어난 항균성 지닌 나무도마!
앞서 제시한 주방의 풍경에는 위생과 관련한 상당한 위험들이 존재한다. 날 고등어에는 수많은 세균과 기생충이 있을 터, 사용한 도마를 세제로 닦는다 해도 쉽게 씻기지 않는다. 시중에 나온 여러 종류의 도마들은 이러한 걱정들에 대해 한결같이 ‘항균’이란 타이틀을 걸어 대처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뛰어난 항균성을 지닌 도마는 어떤 도마일까? 바로 나무도마다.
이와 관련하여 유명한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위스콘신-메디슨 대학의 클리버(Dean Cliver)와 애크(Nese Ak), 이 두 과학자는 도마의 병원균 오염에 관한 실험을 진행한다. 이들은 9가지 다른 종류의 나무와 4종류의 플라스틱, 고무로 된 도마에 살모넬라(Salmonella), 리스테리아(Listeria) 그리고 에슈에리치아 콜리 (Echerichia coli) 등의 박테리아를 뿌린다. 이것을 하룻밤 동안 실온에 둔 결과 플라스틱의 박테리아는 여러 배로 불어났으나 나무표면의 박테리아의 수는 뚝 떨어졌다
과학자들은 이 실험결과에 대해 나무자체가 항균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항균능력은 수억년동안 박테리아와 싸워온 결과 죽은 뒤에도 미생물의 공격에 저항할 수 있게 된 것이며, 이로써 나무의 미세한 구멍으로 스며든 세균들은 살아남지 못하게 된다.
피톤치드가 대표적인 일례로, 나무가 자기방어로 내뿜는 이 물질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다. 특히 편백나무의 경우 피톤치드를 많이 발생시키는 것으로 유명해, 고급 일식집에서는 반드시 편백나무도마를 사용한다는 상식이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실생활에서 사용시, 다른 종류의 도마와 비교하면 어떨까? 항균성으로는 (강화)유리도마도 높은 효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유리소재는 소리도 매우 클 뿐만 아니라 사용시 칼질감도 좋지 않고, 위험성이 다소 존재한다. 특히 미세한 유리조각의 위험을 무시할 수가 없다고 한다. 플라스틱의 경우는 환경호르몬의 위험과 함께 항균성에 있어 최악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나무도마는 뛰어난 항균성뿐만 아니라 좋은 칼질감을 지니며, 손목과 칼날에 가는 무리감도 덜 수 있다고 한다.
온라인상에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는 편백나무도마 (woodmate shop)
나무도마에 사용되는 수종
편백나무- 편백나무는 측백나무과에 속하며, 일본 명칭인 ‘히노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수한 향기를 지니고 나뭇결이 고와 도마로서 인기가 좋다. 압축강도 400kg/㎠, 인장강도 1200kg/㎠, 휨 강도 750kg/㎠ 로 보통의 강도를 지닌다. 내투과성과 내충성이 있으며, 심재의 경우 내구성이 강해 세계적인 우량재로 꼽힌다. 최근 ‘참살이’ 바람을 타고 생활 곳곳에서 유행중인 이 편백나무는 잘 알려진 피톤치드의 효능때문에 도마에서도 빠른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나무 - 대나무는 모두가 알고 있듯 줄기가 꼿꼿하고 둥글며 속이 비어 있는 나무다. 최근 대나무 도마에 옻을 칠해 항균효과를 더한 제품이 인기리에 판매되는 등 대나무 도마의 상승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대나무 도마의 경우 원목도마가 없고 100% 집성한 도마뿐이므로, 인체에 무해한 접착제를 사용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또한 집성도마의 경우, 사용시 갈라질 위험이 있으므로 특히 조심할 것.
피나무- 활엽수인 피나무는 편백나무 등과 같은 침엽수에 비해 피톤치드의 효과는 덜 할 수 있겠다. 일본산 피나무는 연하고 가벼운 나무에 속하며, 러시아산 피나무는 압축강도 350kg/㎠, 인장강도 700kg/㎠정도로 보통의 강도를 지닌다. 내구성은 낮은편이나, 칼도마 등의 제조에 적당 하다고 알려져 있다.
박달나무 - 자작나무과인 박달나무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나무도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수종이다. 강도가 높고,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아 많은 양이 팔리고 있다는 박달나무는 그 무게가 무거우면서도 단단해 칼질을 하는 데 있어 적절한 강도를 지니고 있다. 기건비중은 0.5, 0.78정도이며, 압축강도 480kg/㎠, 인장강 도 1400kg/㎠, 휨강도 1050kg/㎠으로 강한 강도를 지닌다.
옻을 치란 대나무 도마(다모아)
엄현순기자 h y u n @ w o o d k o r e a . c o . k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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