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이런저런 이야기들

배움과 벼슬

세칸 2008. 7. 7. 06:28

 

배움과 벼슬

  

한양대학교 국어 국문학과 정민교수

 

배움은 자기를 위하는 것이고, 벼슬은 남을 위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기를 위하는 것이 남을 위하는 것이고, 남을 위하는 것이 자기를 위하는 것이다.

 

學者爲己, 仕者爲人. 然爲己所以爲人, 爲人所以爲己.

 
공부는 자기를 위해 하고, 벼슬은 남을 위해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남을 위해 공부하고, 자신을 위해 벼슬한다.
부모를 위해 공부하고, 부자 되기 위해 공부하고, 높은 사람 되려고 공부한다.
공부에 나는 없고 남만 있으니 그 공부가 헛돈다.
조금만 뜻대로 안되면 세상 탓하고 부모 탓하고 환경 탓한다.
공부를 더 할수록 인간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자꾸 편벽되고 외곬수가 된다.
이런 공부는 헛공부다.
세상을 위해 벼슬하는 것이 아니라, 일신의 명예와 영달을 위해 벼슬한다.
섬기는 자리에서 섬김을 받으려 들고,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입으로 떠들기만 한다.
그래서 남을 위하지 못해 자신을 망친다.
자기를 위하지 못해 남까지 괴롭힌다.
나를 위하는 것이 남에게 덕이 되고, 남을 위하다 보니 내게 오히려 보탬이 되는 그런 학문, 그런 벼슬을 살아야 한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까닭은 이 분간을 잘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