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빛낼 10잔의 Wine

올해를 빛낼 10잔의 Wine

 

 

 

그녀와의 두근두근 데이트, 그리고 좀 어려운 상대와의 '비즈니스 만찬'에 와인이 빠질 수 없다. 하지만 아무 설명 없이 나열돼 있는 기나긴 와인 리스트를 보면 마시기도 전에 벌써 얼굴이 벌개지지 않던가. 주저하는 순간 흰 셔츠를 입은 웨이터가 날리는 어쩐지 굴욕스러운 그 한마디, "가격대는 얼마 정도로?"하는 말에 자신감은 더욱 사라지는데….

'와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일반인'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와인 아카데미 'WSET 코리아(www.wset.co.kr)'가 지난 11일 서울 신사동 '포도 플라자'에서 11개 수입사의 올해 '주력 와인' 28개 시음행사를 갖고 투표를 통해 '올해를 빛낼 와인 베스트 10'을 뽑았다. 시음회 참가자 100여명 중에는 와인 강의 수강자와 '와인 초심자'가 골고루 포함됐다. 1만~4만원 정도(와인판매점 소매 가격 기준)의 합리적인 가격대의 와인을 중심으로 리스트를 구성해 가격에 주눅들 까닭도 없겠다. 와인 한글 표기는 각 수입 회사가 제작한 한글 라벨 기준이다.

국물 요리가 거의 없는 서양 사람들은 와인을 국물처럼 즐긴다. 떡볶이가 어묵과 어울리고, 갈비 먹고 난 다음에는 된장찌개가 '당기는' 것처럼 와인과 음식 사이에도 '궁합'이 있다는 뜻이다. '올해를 빛낼 와인'과는 어떤 요리가 어울릴까. '브뤼 치즈' '거위간 요리' '사슴 뒷다리' 같이 흔히 접하기 힘든 음식이 아닌, 우리가 일상적으로 즐기는 요리를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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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몬테스 알파 쉬라(Montes Alpha Syrah) 2005, 칠레_산적, 너비아니처럼 석쇠로 구운 소고기 요리. 날씨가 따뜻한 칠레에서 난 와인은 기름처럼 부드럽고 고소해서 연한 고기와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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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뷰 마넨 말벡 리저브(Viu Manent Malbec Reserva) 2005, 칠레_삼겹살, 목살 등 양념하지 않은 돼지고기 구이. 향이 강하고 풍부해서 고기의 냄새를 누그러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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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샤토 세인트 미셀 콜럼비아 밸리 멀롯(Chateau Ste. Michelle Columbia Valley Merlot) 2003, 워싱턴주(미국)_짜지 않게 간 한 불고기. 멀롯은 맛이 부드러워 먹기 편하다. 음식 향이 진하면 와인 맛을 살리기 힘들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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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산타 리타 메달야 레알 카버네 소비뇽(Santa Rita Medalla Real Cabernet Sauvignon) 2004, 칠레_고추장 삼겹살, 불닭 등 매운 요리. 오크통 숙성을 오래 해서 향신료 내음이 난다. 자극적인 음식과 잘 어우러져 '맛의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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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동). 코뜨지아라 알레그리니, 소아베(Corte Giara Allegrini, Soave) 2006, 이탈리아_꽃게찜, 바닷가재, 새우찜 등 짭짤한 해물요리. 화이트 와인이면서도 단 맛이 거의 없어서 소금기가 있는 요리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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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동). 몬타나 말보로 쇼비뇽 블랑(Montana Marlborough Sauvignon Blanc) 2006, 뉴질랜드_해파리냉채, 오이냉채 등 차고 새콤하게 먹는 음식. 전형적인 화이트 와인으로 탄산수를 들이키는 신선한 느낌이 난다. 청량한 요리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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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동). 윈담 에스테이트 빈 555 쉬라즈(Wyndham Estate Bin 555 Shiraz) 2004, 호주_김치찜, 김치볶음밥. 호주 쉬라즈는 레드 와인 중에서 가장 '묵직하다'고 일컬어진다. 감칠맛이 돌기 때문에 매운 요리로 자극 받은 혀를 달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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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동). 데 마르띠노, 레가도 리제르바 까베르네 소비뇽(De Martino, Legado Reserva Cabernet Sauvignon) 2005, 칠레_갈비구이 같이 양념해서 구운 요리. 훈제 향이 나게 불에 그을린 참나무통에서 와인을 숙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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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공동). 울프 블라스 옐로 라벨 카버네 쇼비뇽(Wolf Blass Yellow Label Cabernet Sauvignon) 2005, 호주_갈비찜, 단호박찜 등 찜 요리. 잔을 드는 순간 진한 포도의 향이 확 올라오는데 찜 요리 뚜껑을 여는 느낌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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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공동). 몬타나 사우스 아일랜드 피노 누아(Montana South Island Pinot Noir) 2006, 뉴질랜드_전, 잡채 등 기름 둘러 지진 요리. 피노 누아는 레드 와인인데도 빛깔, 향, 맛이 모두 가벼운 편이다. 간이 강하지 않은, 섬세한 요리와 잘 어울린다.  

 

 

오려서 못쓰는 명함에 붙여 지갑에 쏙!

전문가들이 뽑은 '좋은 와인'을 가지고 다니기 딱 좋은 크기로 정리했습니다. 점선을 따라 오린 후 안 쓰는 명함 앞 뒤에 붙여 사용하세요.

 

 

 

 

서울 신사동 포도 플라자에서 열린 WSET 와인 테이스팅 현장입니다. 이날 출품된 28개 와인을 맛본 100여명의 참가자들은 설문에 참여했는데요, 그 결과 '올해를 빛낼 와인 10'이 선정됐습니다. / 조선일보 김신영 기자

 

김신영 기자(글) sky@chosun.com , 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 기자(사진) canyou@chosun.com , 도움말=WSET 백은주 선임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