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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고기 '12가지 맛' 여행

세칸 2008. 1. 1. 10:43

'1억짜리 밍크' 우리 입맛에 쏙~

고래 고기 '12가지 맛' 여행
맛집 : 서울 청담동 '울산 고래家'
잡냄새 없어…처음 먹어도 '감칠 맛, '코스요리 서울서 유일…건강-미용 효능도

 

스포츠조선 김형우 기자 

 

"고래 고기 마니아야 말로 진짜 미식가다!"
몇년전 일본을 찾았을 때 근동에서 이름깨나 날린다는 요리사가 고래 고기 한 접시를 상에 올리며 불쑥 던진 말이다.
이는 고래 고기에는 마치 소고기와 참치를 동시에 맛보는 것과 같은 오묘함이 배어 있으며, 육류의 쫄깃 고소함과 생선의 부드러운 듯 비릿한 맛을 한꺼번에 즐길 줄 아는 것이야말로 상당한 미식가의 수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고래 고기는 포경이 금지된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는 미식거리이다. 간혹 정치망 그물에 걸린 것들을 울산 등 바닷가에서나 즐길 수 있는 게 고작이다.
그러나 이제는 서울에서도 고래 고기의 참맛을 볼 수 있는 전문 맛집이 문을 열었다. 

고래고기 모듬

 
서울 강남구 청담동 다자이너클럽 후문에 자리한 '울산 고래家'가 바로 그곳이다. 굳이 동해 바다가를 찾지 않아도 고래 고기 맛을 볼 수 있어 이 집엔 고래 고기 마니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고래 고기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주는 등 둘도 없는 건강식으로 알려지면서는 웰빙 식품을 찾으려는 정-재계 명사들도 부쩍 늘고 있다.
특히 고래 고기가 미용식으로도 그만이라는 소문에 주변 엔터테인먼트사 소속 유명 여성 탤런트, 가수들도 즐겨 찾고 있다는 게 식당 관계자의 귀띔이다.
고래고기는 꼬리와 가슴, 껍질, 익힌 것과 날 것 등 부위와 조리법에 따라 12가지의 다양한 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고래가에서는 수육, 회, 가슴과 뱃살을 얼린 우네, 육회, 꼬리와 지느러미를 얇게 썬 오베기, 지느러미 초무침 회 등 다양한 미각을 선보이고 있다.
우네를 삶은 수육은 멸치젓 소스에 찍어 부추김치와 곁들여 먹는데,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처음 시도를 하는 경우라면 기름장을 발라 먹으면 넘기기가 부드럽고, 마니아들은 제 맛을 느끼려 소금을 찍어 먹는다. 가슴살과 뱃살을 얼린 우네 사시미는 참치회 처럼 얼려 초고추장이나 고추냉이에 찍어 먹는다. 오배기는 꼬리와 지느러미를 얇게 썰어 데친 것으로 초고추장을 곁들인다. 오돌오돌 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육회는 생고기를 배, 당근, 파, 마늘, 참기름 등을 넣어 버무린 것으로 소고기 육회와도 같은 맛을 낸다.

이 집 고래 고기의 특징은 잡 냄새가 없다는 것. 한 마리에 1억원을 호가하는 신선한 밍크고래만을 골라 쓰기 때문이다. 고래가 그물에 잡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주인(요리연구가 김주희씨)이 직접 바다가로 달려가 물량을 확보한다. 특히 김 사장은 일본에서 고래고기조리법을 배워와 우리식 입맛에 맞도록 식단을 접맥시켜 처음 맛보는 경우도 거부감이 덜하다.

서울에서는 유일하게 고래 고기 코스요리를 선보이고 있는데, 수육, 우네 사시미, 오베기 초무침회, 육회, 탕이 한꺼번에 나오는 모듬 코스가 30만원(사진ㆍ5~6인분)으로 1인 5~6만원 꼴이다. 또 4인코스(20만원), 두 사람이 찾으면 미니스페셜 코스(10만원)로 다양한 고래 고기의 맛을 볼 수 있다. 일품요리로는 우네(10만원), 오베기(10만원), 수육(7만~12만원), 두루치기(5만원), 전복죽 등이 있으며, 점심때는 탕(7000원)도 내놓는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88-5. (02)517-8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