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 김용미 대표
"건축은 내 것 아닌 그들의 것"
우리나라 최초의 목재아치트러스와 스펜의 길이를 점차 늘려 마치 달팽이 모양을 한 목구조물은 국내 목조건축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이 기념비적인 목조건축물들이 들어서 있는 '숲체원'을 설계한 금성건축사사무소의 김용미 대표. 한국목재신문이 만난 그녀는 그녀가 이뤄놓은 업적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더 많은 건축물이 목재로 지어지지 못함을 아쉬워했다.
목조건축-전통과 현대의 접점
목조건축을 하게 된 계기를 묻자 김용미 대표는 “1994년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 모던한 건축물 위주로 설계를 해왔다. 주로 박물관 설계를 하면서 늘 우리문화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색이 있는 건축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고, 또 생태건축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목재라는 소재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의 멋이 살아있는 현대건축을 표현하는 데에는 목조건축이 가장 알맞다. 목조건축은 전통과 현대의 접점인 셈”이라며 목조건축에 대해 설명했다.
건축-대중과 멀지 않아야
전통과 현대를 잇는 목조주택에서 한국형은 무엇인가를 물었다. 그녀는 “한국형은 분명 고민해야겠으나, 그것 때문에 다른 시도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은 반대”라고 말한 뒤 “한국형은 대중이 가장 원하는 형태를 말한다. 대중에게 존재하는 우리 것, 향수 등 그들의 시선에서 이뤄진 건축이 한국형인 것이다. 건축가들이 말하는 것들은 우리 안에서만의 얘기다. 항상 대중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야 하며, 그들과 거리를 둬서는 안 된다”며 한국형을 설명했다. 그녀는 또 “한국형의 형태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결과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점은 지붕이다. 숲체원을 설계하면서도 지붕의 다양화에 애썼다. 그러나 가장 한국적인 형태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한국형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음을 말했다.
목조-편안함 또는 단순함
“목조건축물의 가장 큰 장점은 따뜻하다는 것이다.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평범함이며, 편안함이다. 편안하면서 또 그 안에 나름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 나라마다 목조건축의 느낌이 다른 것이 바로 그 이유다. 하지만 목재의 이러한 점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으로 작용한다. 평범함이 지나칠 경우 화려한 다른 소재에 밀려나기 마련이다. 실제로 현상설계에서 목조건축은 형태의 단순함이 결정적 단점으로 꼬집히곤 한다”며 목재의 장단점을 설명한 김 대표는 “단점으로 말한 형태의 단순함은 목재라는 소재의 한계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얼마든지 다양화할 수 있고 화려할 수 있으나, 인식의 부족과 비용에 대한 문제가 이를 막고 있다. 목재가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만한 기술적 발전을 거듭해야 한다”며 해결책을 제시했다.
내 것이 아닌 그들의 것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내 디자인을 사람들이 알아보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 건물을 보면 ‘아, 김용미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싶어했다”는 김용미 대표는 “그때는 내 입지를 위해 그런 것이 중요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내가 생각하는 건축이라는 것은 누가 설계한 것이 아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같으면서 모두가 괜찮다고 생각할 만한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작가로서의 김용미가 아닌 사용자가 얼마나 만족할 수 있는가이다. 내가 설계한 것이지만 내 것이 아닌 그들의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녀의 건축에 대한 철학을 설명했다. 그녀는 덧붙여 “설계자는 사용자에게 선물을 준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또 아름다운 환경을 창조하기 위해 사회공헌자로서의 자세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 김용미 대표
약력
- 서울대 대학원 건축학과, 프랑스 국립파리7대학 박사과정수료
- 파리-벨빌 건축대학 졸업,
- 프랑스 국가 건축가 자격증(D.P.L.G)취득
- 프랑스 국립파리1대학 조형학부 박사논문과정 수료
- 現 ㈜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이사
주요수상
- 한국건축가협회 아천문화상(1991)
- 한국건축가협회상(1994, 2003)
- 목조건축대전 이사장상(2003)
-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2004)
- 목조건축대전 대상(2004)
주요작품
- 청소년녹색교육센터
- 무형문화재 전수회관
- 이충무공전몰유허영상관
- 여수시립박물관, 전통국악공연장
- 울산테크노파크
- 문경새재박물관 리모델링
- 여수세계박람회 홍보관 등 외 다수
김태영 기자 young@wood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