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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DIY산업정책] 지원 나섰다

세칸 2007. 10. 16. 20:30

산림청, [DIY산업정책] 지원 나섰다

공방업계와 여주서 첫 간담회 개최

 

 

국내산 목재이용의 핵심열쇠로 DIY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산림청 산림이용본부는 지난 8월30일 경기도 여주 산림조합중앙회 목재유통센터에서 ‘DIY산업 지원정책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구길본 산림이용본부장은 “그간 산림정책은 목재를 심고 가꾸는데 치중했다. 이에 목재이용정책은 극히 제한적이었고, 공급도 원활하지 않았다. 그러나 환경보전의식이 증가되면서 목재이용가치에 대한 인식이 재조명되고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 DIY공방은 산업의 전방에서 소비자들에게 손쉬운 목공활동기회를 자생적으로 제공함에 따라 정부의 DIY 정책적인 지원 및 제도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간담회 취지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구길본 산림이용본부장, 이종건 목재이용팀장, 조영순 목재문화담당, 박문재 국립산림과학원 재료성능과장, 이장섭 목재유통센터장 이상 부처 관계자와, 오진경 한국DIY가구공방협회장 겸 내디내만 대표, 박영규 헤펠레 코리아 본부장, 김해동 쟁이 대표, 제갈 재호 우드워킹 아카데미 대표, 한태성 만드는 세상 대표, 고영규 유니크 마이스터 실장, 양화진 네모디자인 대표, 이만주 다우통상 대표, 박승익 나무 친구들 대표로 구성된 업계 관련자가 참석했다.


DIY공방업계와 정부가 처음 만나는 자리고, 이제 서로 간의 대화창구가 열렸다는 것에 참석자들은 고무돼 있었으며, 2시간에 걸친 간담회 내내 적극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공방업계, “쉽게 이용 가능하도록 눈높이 맞춰 달라”

DIY공방업계 관련자 측 입장은 크게 “국산재를 공방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낮춰줄 것”과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으로 요약됐다.


제갈 제호 대표는 “수십 년간 목공작업을 해온 사람으로서, 현재 국산목재로 다량공급이 가능한 수종은 어떤 것이 있으며, 이중에서 유통 인프라가 잘 구축돼 원활히 공급받을 수 있는 수종은 무엇인지가 궁금하다”며 “국산목재에 대한 정보는 수입에 비해 매우 빈약하다. DIY산업에서 국산재 활용방안은 어떻게 가공해서 홍보해야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규 본부장은 “목재유통센터의 국산목제품 사용안내서는 구조재 중심이어서 주로 가구를 만드는 우리와는 상당히 동떨어진다. 가구재로 이용 가능한 목재가 있는지 또 이것을 어떤 형태로 공급받을 수 있는지 등의 기본정보 조차 DIY산업에서는 전무하다”고 말했다.


한태성 대표는 “1998년도 쯤 낙엽송 집성판재를 구입하기 위해 이곳에 온 적이 있다. 그렇지만 누구에게 요청해서 어떻게 사야하는지 몰라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판매단위도 컸고 선불제여서 결국 구입을 포기했다”며 “DIY공방은 대경목이든 소경목이든 목재면 다 재료가 된다. 다면 손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춰줄 것을 당부했다.


또 업계는 정부의 보다 적극성인 행동을 주문했다. 제갈 제호 대표는 “실태파악을 위해서는 직접 공방을 방문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영규 실장은 “DIY공방에 목재를 공급하고 있는 수입목재유통업체들은 새로운 수종을 개발해서 시장을 형성해나가기까지 소위 발품 파는 영업을 하고 있다. 산림청이 국산재이용을 확대시키고자 한다면 지금보다 더 적극성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동조했다.


박승익 대표는 “우리 목재유통업체는 점증적으로 수요를 창출해가고 있다”며 “개인보다 리스크가 적은 정부가 먼저 나서 시장볼륨을 키운다면, 목재문화 활성화는 더 빠르게 안착될 것”이라고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기타로, 오진경 대표는 제품에 대한 시장에서의 객관적 검증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신제품에 대한 공방의 반응은 상당히 소극적이다. 하자 발생시 모든 부담을 소규모의 공방업자가 져야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산림청, “실태파악하고 단체에 적극 지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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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길본 산림이용본부장

 

구길본 본부장은 “‘DIY산업 실태파악을 통한 정책수립’과 목재문화 확산 측면에서 ‘단체대상의 적극적인 지원’, ‘가구재로 사용 가능한 수종 산림청 사이트에 공지’”등을 약속했다.

 

아울러 DIY산업 정책지원 우선순위로 체인사업이 몇몇 업계 관련들에 의해 지목됐다. 제갈 제호 대표는 “프렌차이즈는 DIY공방의 실태를 가장 많이 알고 있다. 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협력한다면 목재이용문화 확대에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해동 대표는 “이미 협회는 몇 년 전부터 각종 전시회를 통해 DIY체험행사를 자체적으로 개최해왔다”며 “산림청이 목재이용문화 정책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목재문화 체험장, 목재체험교실 등을 협회와 함께 추진한다면 실효성은 더 클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영규 본부장은 “B&Q코리아의 국내 철수사례에서 알 수 있듯, DIY는 사실 국내정서와 잘 맞지 않다. 이에 따라 일반인들의 목재체험은 지속성이 미약하나, 계속해서 오픈되고 있는 프렌차이즈에서는 반복창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간담회 도중에는 정부와 산업체 간의 교류단절에서 비롯된 여파들이 여기저기서 속속 드러나 참석자들의 심정을 답답하게 했다. 한태성 대표가 지적했던 1998년도 국내산 목재공급실태에 대해 이장섭 본부장은 “당시 IMF로 인한 환율인상으로 국내산 목재수요가 일시적으로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었고, 지금은 한 장이라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업계 측에서는 단 한명도 아는 사람이 없어 이 본부장 발언 후 잠깐 동안 높은 언성이 오갔다. 또 전국 칩 공장에서는 지름이 큰 침엽수가 가공비가 더 든다는 이유로 사용을 미루고 있고, 과거 특수용재로 사용되던 참나무나 물푸레나무 등의 활엽수도 현재는 적당한 수요처를 찾지 못해 보드용으로 사용되거나 방치되고 있다는 구길본 본부장의 말에 업계 관계자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했다.


구본길 본부장은 간담회 맺음말을 통해 “오리무중 속에서 DIY산업의 현황파악을 조금이나마 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DIY산업 실태파악을 통한 정책수립’과 목재문화 확산 측면에서 ‘단체대상의 적극적인 지원’, ‘가구재로 사용 가능한 수종 산림청 사이트에 공지’”등을 약속하며, “다 같이 노력한다면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장영남 기자 chang@wood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