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에 관한 두권의 책을 소개해 봅니다.
풀이 뭘까요? 풀이 무언지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만 정확히 아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 인간의 눈높이로 볼때 별 의미없는, 이름 붙이기도 귀찮은 것들......그런 풀들을 우리는 잡초라 부릅니다.
잡초, 우리는 풀들을 그렇게 하찮게 부르고 있습니다.
신비한 밭에서서-가와구치 요시카즈. 풀들의 전략-이나가끼 히데히로, 미카미 오사무. 두권의 역자는 최성현 입니다.
이사람, 최성현을 저는 감히 괴짜라 부르고 싶습니다. 아마 그도 공감 하리라 믿습니다.
1956년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나 80년대 후반부터 번역서를 통해 친환경 관련글과 자연농법을 소개해 오고 있습니다.
88년 부터는 전기나 전화, 이웃도 없는 산골오지에서 5년간 무위자연의 생활을 스스로 체험하기도 했답니다.
93년 부터 6년간은 일본과 뉴질렌드에서 친환경, 자연농법등을 체험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강원도 홍천에서 한 나절은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또 한 나절은 일어 번역을 하고 있으며 작은 크기의 [숲속 생활 체험 학교]도 열고 있다 합니다.
옮긴 책으로는 <생명의 농업> <나무의 마음 나무의 생명> <짚 한 오라기의 혁명> <여기에 사는 즐거움> <지렁이 카로> <더 바랄게 없는 삶>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다섯 줌의 쌀> <신비한 밭에서서> <풀들의 전략>등이 있고,
저서에는 <산에서 살다> <바보 이반의 산 이야기> 편역서는 무위당 장일순의 일화를 엮은 <좁쌀 한 알>이 있습니다.
스스로 [바보 이반]이라 저처하고, 인기있는 번역서 한 권이면 팔자를 고칠 수도 있는 시대에 몇쇄 찍히지도 않으며 인기도 없고 출판사에서 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책을 줄기차게 번역하고 있는 정말 바보같은 괴짜입니다.
이책은 현대적인 영농이론을 이야기 하는 책이 아닙니다.
저자가 1960년대 부터 실천적으로 실행에 옮겨 '잡초와 함께 짖는 자연농법'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비료와 농약, 제초제를 쓰지 않으며 더군다나 풀뽑기도 하지 않으면서 농사 짖는 모습과 방식을 이야기 합니다.
우리의 보통 농부들이 들으면 "미친짖"이라 한마디로 분질러 버릴 이야기 이기도 할 것입니다.
또 어쩌면 비료와 농약, 제초제를 쓰지 않는 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풀과 같이 농사를] 하고 갸웃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김메기를 하지 않으며 더더욱 밭을 갈아 업는 행위도 하지않고 농사짖는 이야기 이기도 합니다.
어떤 이들은 일이 뜻되로 되지 않으면 "농사나 짖지"라고 자조 하기도 합니다만 그런 이들은 절대 농사일은 하지 못합니다.
농사일이 다른 어떤 일보다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고 농사 짖는 사고가 그래서는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지요.
김메기도, 땅을 갈아 업기도 하지 않으니 얼마나 쉬운 농사법 이겠습니까?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이 방법보다 더 어려운 영농법은 없답니다.
만약 여러분 중에 이 방법으로 농사를 짖는다면 아마 "미친놈"소리는 귀에 달고 살아야 되지 싶기 때문이지요.
저도 그랬지만 아마 믿는 이들이 없는가 봅니다. 작물이 커가는 과정을 사진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전국귀농운동본부장 이병철씨의 추천사를 발췌하여 옮겨봅니다.
농사 짖는 일을 흔히 잡초와의 전쟁이라 한다. 특히 제초제 사용을 철저히 배제하는 생태농업의 경우, 이 잡초의 처리 문제가 가장 큰 관건이다. 일반 관행 농업에선 더욱 많은 생산을 위해 잡초를 없애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일념으로 땅이야 죽든 말든, 그 독성 때문에 자신이 병들어 가든 말든, 더구나 누가 사 먹을지도 모르는 농작물에 독성이 잔류되든 말든 맹독성 제초제를 마구 퍼부어 댄다. 하지만 생명가치를 바탕으로 자연과 조화되면서 더불어 함께 살아 가자는 생태농업에서는 차마 그럴 수 없는 일이다.
제초제를 쓰지 않고 잡초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태농업에서 잡초문제만 해결된다면 사실 농사는 그다지 어려울 게 없다. 처음 농사를 시작한 사람들, 생태적 삶을 염원하며 귀농한 착한 벗들을 울리는 일도 다름아닌 아무리 뽑아도 뽑아도 없어지지 않는 잡초 문제다.
그러나 잡초를 없앤다는 우리 생각 자체가 처음부터 무망하고 어리석은 일임을 알아야 한다. 농업 1만 년의 역사란 어찌 보면 잡초와의 대결이라 고도 할 수 있을 터인데, 그럼에도 잡초는 사라지기는 커녕 갈수록 더욱 모질게 돋아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잡초를 없애기 위한 김매기는 어느 시대에서든 농사의 중심일 수밖에 없었다.
잡초란 과연 무엇인가. 아니, 잡초라는 것이 과연 있기는 한 것인가.
사실 자연 상태에서 잡초라는 것이 따로 있을 리가 만무하다. 어제까지 하찮은 잡초라고 버려졌던 것들이 오늘에 와서 우리에게 아주 요긴한 약용식물 이라고 밝혀진 것들이 많듯이 다만 인간의 이해와 필요에 따라 작위적으로 그렇게 구분된 것일 뿐이다.
그러나 문제는 잡초라는 게 본시 있는 것이든 아니든 간에 지금 내가 짖는 농사에서 큰 장애가 된다는 것에 있다. 잡초를 그냥 내버려두면 농사 자체를 망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얻고자 하는 식용작물이란 그 대부분이 인위적인 재배를 통해서 집약적으로 생산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 상태 그대로의 잡초와는 그 생명력에서 경쟁력이 뒤질 수밖에 없다.
어떻습니까? 관심있는 이야기 아닙니까? 농사짖기가 얼마나 편하겠습니까?
자연농법은 환경을 이야기 하고, 인간을 위한 농사법이면서 결국은 모든 생명체를 위한 농사법이랍니다.
이 책은 자연농법의 영농일지 일 수도 있고 저자의 환경사고에 대한 철학적 명상록 일 수도 있습니다.
한국어 판을 내면서 저자가 한 말 중에서 발췌하여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책은 자연농법의 구체적인 방법과 함께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이상적인 모습, 그와 동시에 하나의 생명체로서 인간이 가야 할 길을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의 환경문제는 사람 마음의 문제를 밝히지 않고서는 참다운 해결책을 �O을 수 없는 까닭입니다.
환경문제는 마음의 문제이자 삶의 방식의 문제입니다. 땅을 갈지 않고,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풀과 벌레를 적으로 여기지 않는 '자연농법'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지구상의 어느 곳에서나 누구에게나 통하는 변화없고 보편적인 농사법입니다.
자연농법은 자연을 거스러지 않는 재배 방식에 의해 생명의 양식을 확보하는 인간 본연의 생활 방식입니다. 자연농법은 자연계와 생명계에 문제를 불러 일으키지 않으며, 재배하는 사람은 물론 그것을 먹는 사람의 생명을 해치지 않고 건강하게 만듭니다. 자연농법은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길입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들은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게습니다만, 저는 "미친넘"소리를 듣더라도 꼭 이런 농사를 지어 보고 싶습니다.
'백마디 말보다 한번 보는게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다음책 [풀들의 전략]은 한 마디로 잡초생태학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잡초생태학(?) 일본에서도 최근에서야 대학에 잡초학이라 하여 학문으로 연구하고 자리잡게 되었답니다.
저자인 이나가끼 히데히로는 잡초생태학을 전공 했으며 잡초에 빠져 살고 개불알꽃을 유난히 좋아하는 또다른 괴짜랍니다.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50종의 잡초들 속성을 그림을 곁들여 저자 특유의 글솜씨로 아주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림은 미키미 오사무라는 식물과 동물등 주로 자연을 그리는 이가 감탄 할 만큼 잘 그렸습니다.
위의 책 [신비한 밭에서서]와 궁합이 잘 맞으며 같이 읽어 보시면 더 좋으리라 봅니다.
잡초의 삶도 사람과 다를바 없다. 큰 야망을 품은 잡초가 있는가 하면 소박하게 작은 크기로 살기를 꿈꾸는 잡초가 있다. 시행착오를 거듭하기도 하고 곤경에 빠지기도 한다. 자기만의 전략을 세우기도 한다. 크게 성공하기도 하고, 밑바닥을 기면서도 행복한 잡초가 있다. 경쟁이 싫어서 사람의 발에 �P히는 고생을 참아가면서 홀로 사는 잡초도 있다. 그래서 '이건 잡초가 아니라 마치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잖아!' 하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클로버, 토끼풀에 관한 페이지 입니다. 내용의 일부를 발췌하여 옮겨 봅니다.
결혼 상대의 조건으로 '고신장, 고학력, 고수입'의 3고를 드는 독신 여성이 많다고 한다. 토끼풀도 이 독신 여성들처럼 조건을 내걸고 더 뛰어난 파터너를 �O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얻은 파터너는 토끼풀에게 기대 이상으로 잘 한다. 힘들게 토끼풀의 마음을 얻은 파터너는 함부로 바람을 피우지 않는다. 바람은 커녕 토끼풀을 독점하고 싶어 한다. 토끼풀 꽃만을 �O아다니며 꿀을 모으는 것이다. 토끼풀에게는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계속해서 여러 가지 종류의 꽃을 �O아 돌아다니는 바람꾼을 파터너로 둬서는 토끼풀끼리 꽃가루를 주고 받기 어렵다. 그런데 파터너가 토끼풀 꽃만을 �O아다녀 준다면 그만큼 가루받이의 효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네 잎 클로버가 생기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생장점에 상처를 입는 데 있다고 한다. 네 잎 클로버는 길가나 운동장과 같이 사람에게 자주 밟히는 곳에 많이 난다. 행복의 심벌은 꽃밭 속에는 없다. 그렇다면 토끼풀은 3고를 선호하는 세상의 여성들에게 진짜 행복이란 밟히며 자란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행운의 네잎 클로버는 �O기 힘든 곳에는 없다는 이야깁니다.
신랑감을 �O는 많은 여성들은 명심해야 될 말이지요. 당신들이 그렇게 �O으려 애쓰는 행운의 신랑감은 여러분 주위에서 여러분과 같이 부데끼는 사람중에 있을 지도 모른 답니다. 밟혀 본 어려움을 아는 그런 사람이라야 성실한 삶을 살 수 있겠지요.
방동사니 즉'향부자 香付子'에 관한 페이지를 보겠습니다.
식물의 세포 압력은 5 내지 10기압이라 합니다. 자동차 타이어의 압력이 2기압 정도인 데 견주어 보면 대단한 힘인 셈이다. 그 정도의 압력으로 쉼 없이 밀고 올라오기 때문에 연약해 보이는 풀이 마침내는 아스팔트처럼 딱딱한 물질도 뚫을 수 있는 것이다.
아스팔트 속에 있는 방동사니는 아스팔트를 뚫지 않으면 안되는 가혹한 환경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일단 그 곤란을 넘어설 수만 있으면 그때까지 방동사니를 괴롭히던 환경이 거꾸로 방동사니 편이 된다. 방동사니를 차갑게 가로막던 아스팔트가 이번에는 방동사니를 지켜주는 단단한 갑옷이 되는 것이다. 사람이 방동사니를 뽑아버리려고 해도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는 다만 방동사니의 줄기 일부를 끊을 수 있을 뿐이다. 아스팔트 속에 안전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덩이뿌리까지는, 인간은 손을 쓸 도리가 없다.
참으로 그 생태가 교훈적인 잡초라 하겠습니다.
척박한 환경을 이겨 우뚝 서기 까지가 어렵지만, 마침내 우뚝 선 다음에는 어떤 어려움도 능히 이겨낼 수 있음을 보는것 같습니다.
사람도 잡초에서 배울게 있다면 능히, 겸허히 배워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더러는 입신立身보다 수성守成이 어렵다는 말들을 하지만 기초가 단단한 곳에서 몸을 일으킨 방동사니와 같은 경우엔 수성인들 뭐가 그리 어렵다 하겠습니까?
석산-유령화, 버려진 아이의 꽃
석산은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만 실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열매를 맺을 수 없는 석산은 오로지 덩이 뿌리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유전자가 들어올 수 없다. 그래서 석산은 모두 부모와 성질이 같다. 어느 정도냐 하면, 동아시아의 석산은 거의가 동일한 성질을 지니고 있지 않겠느냐는 설조차 있다. 석산의 원산지는 중국 양자강 부근인데, 거기로 부터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들어온 몇 포기 안 되는 석산이 일본 전체로 퍼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석산은 추분 무렵에 한꺼번에 꽃을 피우는 것이다. 동일한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열매도 맺지 못하는 석산이 어찌 동아시아 전체에 퍼졌을까요?
우리의 선조들은 왜 이 꽃을 여기저기 자꾸 심었던 것일까요?
석산의 뿌리는 견인근牽引根으로 논밭 길이나 둑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막아주며 다른 잡초의 생육을 억제하는 물질을 분비하는 알렐로파시 능력도 가지고 있다 합니다. 또 두더지의 접근을 막아 주는 역활을 하기도 하며 다른 여러 밝혀지지 않은 덕성이 있다 합니다.
석산은 마치 우리의 출산정책이나 이민정책을 비유하고 있지나 않은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의 덕성이 뭘까요? 부지런하고 끈기있는 추진력은 아닐런지......이런 덕성이 지금도 유효한지.
잡초에 관한 두권의 책을 살펴봤고 추천하여 드립니다.
우리의 경우도 산업화와 고도성장기 이후부터 친환경이나 환경과 생태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시골에 황토집 짓고 유기농법으로 농사 짖는다 하여 친환경적인 삶을 산다 하기엔 무리가 있다 할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환경 친화적인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잘 알지 못하는 것도 사실일 것입니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많은 생각을 동시에 줄 수 있는 가치있는 책이라 여깁니다.
값도 9,000원과 9,900원에 지나지 않으며 백배 천배의 값어치가 있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역자나 출판사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 휼룡한 책을 출판할 수 있는 용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책값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아주 큰 도서관이 아니면 없을 수 있으며 작은 책방에서는 구매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큰 인기가 없다보니 인터넷 구매도 다른 책보다는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고 혹은 자연농법을 실천하는 분들에게 적어도 '미친넘'이라는 평가를 않을 수 있다면 하는 바람 입니다. 끝으로 <신비한 �뼁【�서>의 저자인 가와구치 요시카즈의 말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이 우주의 낙원, 신들의 화원에서 수많은 생명들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번영하며, 모든 사람이 평화로운 생활을 하는 가운데 영원히 순환해 갔으면 하는 것이 나의 깊고 조용한 소원이다.
'사는 이야기 > 세칸의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려진 양심 3 (0) | 2007.08.11 |
---|---|
사는게 별거있나요! (0) | 2007.08.09 |
아침겸 점심은.....물국수! (0) | 2007.07.29 |
안 읽히는 책! (0) | 2007.07.29 |
혼자 밥먹기와 쌈! (0) | 2007.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