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겸 점심을 물국수로 손수 장만 했습니다. 집사람을 아이들과 휴가보낸 탓이지요.
아침을 안먹고 산지가 20여년은 되지 싶습니다만 별 이상징후는 없답니다.
집사람은 안돼 보이는지 녹즙이나 쑥미숫가루를 가끔은 타 주기도 하지만, 오히려 아무것도 안먹는게 편하기도 합니다.
어떤 이들은 '큰일 난다'고 정색을 하기도 하지만 일본의 어떤 이들은 아침 안먹고 하루 두끼의 식생활을 더 권장하기도 한답니다.
그러나 저러나 무엇보다 속이 편하고 175Cm에 73~6Kg의 체중을 20년이상 별 편차없이 유지하고 있으니 무리는 없다고 봅니다.
현장일이 있을때는 늦어도 6시에는 집에서 출발을 해야되니 아침 챙겨먹기가 어렵고 귀찮아서 생긴 습관 입니다.
축구경기를 하는건지 극기훈련을 하는건지 모를 이상한 한일전의 광기에 빠져서 늦게 자기도 했지만 오랫만에 호젖한 혼자만의 잠자기를 달게 자고 늦게 일어 났습니다. 집사람이나 아이들이 없으니 혼자만의 끼니 해결을 생각하다 물국수로 정했습니다.
멸치 다시를 우려내어 식혀놓고는 국수를 삶았습니다. 밀가루 음식을 너무 즐겨해서 집에서도 이틀에 한번꼴은 먹지 싶습니다.
밖에서의 점심도 칼국수나 국수또는 수제비, 밀면이나 냉면이 절반은 되지 싶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떤땐 하루두끼의 끼니를 분식만으로 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가령 점심을 밀면, 저녁을 수제비로....ㅎㅎ.
국수보시기에 국수를 담고 냉장고에 차갑게 식혀둔 멸치 다시물을 붓고 얼음까지 띄웠습니다.
국수를 삶을때 부추(정구지)도 같이 넣었지요. 부추는 국수가 다 익을즈음 찬물을 한컵부은 후에 다시 끓을때 넣습니다.
부추를 너무일찍 넣으면 죽이 되겠지요.
양념장은 양조간장에 고운 고추가루와 쪽파를 송송 썰어넣고 통 깨소금, 참기름으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김가루와 청양고추가 있으면 넣으려 했습니다만......없더라고요.
사진은 밋밋하지만 제 입에는 잘 맞습니다. 별다른 고명이 없는게 오히려 먹기는 편합니다.
국수도 쫄깃하니 잘 삶아 졌습니다. 한참 잘 먹을 때는 국수 적은단(성인 3인분)을 한끼에 먹었습니다만 요즘은 어림도 없답니다.
국수에 찬이 뭐 필요 하겠습니까만 시원한 깍두기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 합니다.
잘 익은 묵은 김치로 대신 하였습니다.
어릴때의 음식습관이 성인이 되어도 변하지 않는다는게 맞는 말인가 봅니다.
식구가 많기도 했지만 제가 어릴때는 여름이면 점심이나 저녁은 예외없이 국수나 수제비 였습니다. 정부에서도 분식을 장려했지요.
밀가루도 껍질을 덜 베낀 누런 밀가루의 수제비가 그렇게 싫었습니다만 반죽을 한덩어리 얻어서 호박잎에 싸고는 가마�P 불밑에 넣어서 익혀먹는 맛은 유별났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무슨 맛이 있었겠습니까?
식구들의 식성도 가장을 닮아 가는게 맞지도 싶습니다. 닮아서가 아니라 즐겨 먹으니 그럴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집사람은 밀가루 음식이나 쌈밥 먹는걸 시집와서야 비로소 제대로 먹기 시작 했답니다. 처음에 얼마나 황당하던지.....
저는 누구나 대게는 그렇게 먹는줄 알았지요. 장인어른이 공무원(교육자)이라 끼니걱정은 않고 살았으니 매번 흰 쌀밥만 먹었겠지요.
아이들도 취학전에는 밥투정을 제법 하더니만 요즘은 국수나 수제비도 곧잘 먹습니다.
요즘은 어른들도 아이들도 지나치게 잘 먹는게 아닌지...... 한번쯤은 생각해야 되지 싶습니다.
어른들의 비만과 성인병도 문제지만 아이들의 비만은 더 심각할 수 있고 어른들의 책임임을 아셔야 되겠지요.
학교급식 당번을 같다온 집사람이 고기반찬이 없거나 입에 맞는 반찬이 없으면 밥을 안먹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비만축에 드는 아이들 이랍니다. 이 아이들을 어찌해야 될지.....사회적 비용요인을 아이때 부터 만드는게 아닌지.
흔히 아이들을 우리의 미래요 희망이라 말하곤 합니다.
미래와 희망에 비만이라는 재를 뿌리는 짓을 하는건 아닌지도 생각하고 반성해야 되겠습니다.
건강하지 않다면 많이 가지거나 많이 배운들 어디에, 무엇에 쓰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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