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감격… 겨울의 별미 '과메기'
해풍에 꼬득꼬득… 입안가득 갯내음
스포츠조선 김형우 기자 scblog.chosun.com/kimtraveller
겨울철 동해안 대표 별미로는 단연 과메기를 꼽을 수 있다. 과메기는 포항 구룡포가 주산지이다. 포항시에서 영일만을 따라 호미곶에 이르는 일출 나들이길(925번 지방도)은 올망졸망 포구와 하얀 모래밭, 파도에 일렁이는 고깃배 등 여유로운 광경이 펼쳐져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특히 겨울철이면 해안 곳곳에 늘어선 과메기 덕장이 이색 풍광을 연출한다.
과메기는 갓 잡은 꽁치를 바닷물로 씻어낸 후 내장을 제거하고 해풍에 꼬득 꼬득 말려낸 것이다. 밤이면 얼어붙고, 낮이면 녹아 몸속의 수분을 털어내는 과정에 맛깔스럽게 숙성된다. 예전에는 청어를 주로 썼지만 이제는 꽁치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꽁치를 통째로 매달아 말리는 '통과메기'는 보름 정도, 배를 갈라 먹기 좋게 말리는 '짜가리(배지기)'는 3~4일이면 고소한 과메기로 태어난다.
김이나 월동 배추 속 위에 과메기, 생미역, 실파, 마늘, 풋고추 등을 얹어 쌈장과 초고추장을 곁들이면 동해 갯내음이 절로 입안가득 전해온다. 과메기는 해풍을 쐰 정도에 따라 때깔이 달라지는데, 바다 가까운 덕장에서 말려 속살이 불그레한 기운을 띤 게 상품이다. 또 등이 푸르고 윤기가 나며 배가 홀쭉한 것도 좋은 과메기의 조건이다.
과메기는 안주감으로도 그만이다. 꽁치에 '아스파라긴산' 성분이 들어 있어 숙취해독에도 효능이 있다. 뿐만 아니라 고혈압이나 간 기능 개선 등 성인병 예방에도 좋은 건강식으로 알려진다.
호미곶 일원에는 과메기 요리를 곧잘 하는 집이 많다. 그 중 구룡포읍 하정리에 자리한 '하정회식당(054-276-8566)'은 자연산 횟감과 순박한 인심이 어우러져 '자연산'을 고집하는 미식가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는 집이다. 이 집의 대표 음식은 도다리, 광어, 돔, 놀래미 등 자연산 활어회. 하지만 겨울철에는 과메기 맛 집으로도 토박이들 사이 이름 높다.
그 비결은 식재료의 자체 조달. 온 가족이 직접 조업에 나서는 것이다. 20년 넘게 과메기와 횟감을 다뤄온 주인 박정자씨(53)는 평소 직접 물질에 나서는 해녀이고, 남편 양성숙씨는 오징어 채낚기 배 선장이다. 또 시아버지는 2t 남짓한 잠바리배를 타며 매일 아침 신선한 잡어를 공급하고 있어 그야말로 상에 오르는 전복, 오징어, 대게 등 해물은 최고의 선도를 자랑한다. 때문에 '자연산 잡어 1번지' 포항에서도 맛있는 집으로 이름자를 내밀고 있다. 특히 중간 유통과정의 생략으로 가격 또한 저렴한 편이다.
횟집에서 맛을 내는데 빼놓을 수 없는 막장과 고추장은 재래식으로 담근 집 된장을 쓰고, 상추, 고추, 오이, 실파 등 푸성귀도 텃밭에서 자급자족 하고 있다.
과메기에 미역, 초고추장, 고추, 마늘, 김, 쪽파 등을 곁들인 한 접시(2만원)면 서너 사람이 먹기 충분하다. 택배도 가능한데 20마리 한 두름이 9000원선.
이밖에 포항시내에서는 감나무식당, 해구식당 등이 유명 과메기 맛집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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