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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산업은 건설산업의 노예!

세칸 2007. 11. 29. 00:42
제재산업, “희생자요, 노예다”
원가 상승해도 가격 반영 못해, 기술·시스템·노하우 발전 없어
 
“문제에 당면해서야 해결책을 찾으려는 제재소는 이미 늦었다.” 생산원가가 급등세를 보이자 급한 불을 꺼보려 동분서주하는 제재업자들을 두고 제재산업 한 원로가 한 말이다.

원목의 산지 가격에는 큰 변동이 없으나 치솟은 물류비용에 현지 수출업자는 물론 수입업자도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물류비용상승을 그대로 떠 안았던 현지 수출업자들이 12월에 들어서는 이를 적용시켜 가격이 대폭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보드산업의 희생양’, ‘건설산업의 노예’

제재산업은 가공업이자 원자재 생산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제재소의 생산물은 가공제품이자 원자재인 것. 원자재의 가격이 올라가면 그에 따른 파장은 그 다음 산업으로 이어지게 마련이지만 제재시장은 예외다. 이에 대해 한 제재업체 관계자는 “관련산업의 부가가치가 낮아지고 있어 가격을 높이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며 “현재도 마진을 남기기가 어려운데 원목가격이 올라가면 소형업체들은 순식간에 문을 닫아버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업체들이 보드산업을 위해 제재산업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또 의존도가 큰 건설산업에 대해 제재산업은 스스로 노예임을 자처하는 형세”라며 산업구조의 문제가 곪을 대로 곪아 있음을 지적했다.
 
 
제재만 해서는 돈이 안 된다

현재 제재산업은 확실히 제재 자체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제재만 하는 소형업체와 보드생산까지 하는 대형업체의 차이는 톱밥이나 화목의 판매가격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대형업체가 그 차액을 제재목 가격에 반영시키면 소형업체로서는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이다 보니 소형제재소들이 ‘땅장사’나 하려고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의 지원과 저렴한 물류비로 제재소를 비롯해 목재업체들이 몰리고 있는 군산에서도 “땅값이 오를 것을 예상하고 공장부지를 매입해 시설이 비교적 적은 제재소를 운영하는 업체가 있다”고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말했다.
 
 
문제도 모르고, 방향성도 없어

대형업체는 대형업체대로 소형업체는 소형업체대로 앞으로 제재산업에 닥칠 그리고 그 여파가 미칠 목재산업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대형업체는 하나의 파이를 두고 얼마나 더 먹을 것 인가에만 혈안이 돼 있고, 그 파이를 얼마나 키울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없다. 업계를 선도하는 업체가 가져야 할 의무를 저버린 상태”라며 대형업체에 대해 비판하며, 이어 소형업체에 대해 “한마디로 답답하다. 생산성 향상이 잔업량 증가로 이어지는 정도다. 기본적으로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고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또 “시장에서는 어느 한 개의 업체만 살아남을 수는 없다. 소형업체와 대형업체간의 업무분담은 시장이 자연스럽게 만들어 갈 것이지만, 타 산업과의 관계는 협회와 같은 대표성을 가진 단체가 필요하다. 이러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한 제재산업이 가진 문제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한 가지 산업에만 의존하는 것도 좋지 못하다. 제재산업 스스로가 블루오션을 찾아 새로운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타진해 봐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김태영 기자 young@woodkorea.co.kr

작성일  2007-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