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학파 배성민가구 배성민 실장 |
‘공방가구의 가치’ 인정받고 싶다
작년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올해 2월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공방으로 DIY가구산업에 진하게 컴백한 배성민 실장(38세). 그의 DIY가구와의 첫 인연은 한국 DIY공방의 시초와 맞닿아 있다. 회원제를 실시하고 주문제작 가구를 만들어 판매하는 오늘날과 같은 국내 DIY공방형태는 진흥목재공업의 가구파트 미켈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무역을 전공한 배 실장은 이곳 미켈란에서 근무했던 것. “많은 분들이 DIY공방이 넘어야할 산으로 ‘디자인’을 지적하고 있다. 비전공자인 나 역시 가구를 만들면서 디자인 영감, 재료의 효율적 이용 등 디자인적인 한계에 부딪혔다. 전문적으로 가구 디자인공부를 하고 싶었다.” 다시 돌아왔을 때, 그는 두 가지 각오를 했다. 하나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재를 만지는 일을 업으로 살아가며, 또 수입가구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는 공방가구의 가치를 높이겠노라 다짐했다. 유학을 통해 배성민 실장이 얻은 가장 큰 수익은 지리멸렬하게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캐치되는 디자인 영감이었다. “새롭게 뜨여진 눈이다. 그냥 스쳐지나갔을 무표정들의 사물과 일상들에 의미가 부여되고 그것이 가구 디자인으로 연결되는 힘인 것 같다.” 그는 지금도 디자인 개발에 일정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토요일마다 디자인 회의를 갖는데, 인상 깊었던 점이나 떠오른 이미지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그것을 가구 디자인으로 나타내는 프리젠테이션을 실시하고 있다. 테이블 형태를 군더더기 없이 ‘ㅠ’자로만 나타낸 CI에서 연상되듯 배성민가구는 거의 직선으로 조합되며 이에 형태가 대체로 심플한 특징을 갖는다. 유행을 타지 않는 가구야 말로 진정한 디자인이라는 지론을 갖고, 보편적 미학을 가지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소재는 미국산 하드우드 제재목을 주로 사용하며, 제작방식은 다소 복잡하더라도 견고성이 기준이 되고 있다.
국내 DIY공방은 사용소재와 제작기법에 따라 크게 두 부류로 나눠진다. 작업 및 소비자 접근이 쉬운 소프트우드 집성재로 중가의 가구를 제작하거나, 배성민가구처럼 소위 특수목이라 불리는 하드우드 제재목으로 한 차원 높은 시장을 바라보는 공방이 그것이다. 후자의 경우 공방가구의 진수를 보여줄 수 있지만 고가인 탓에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이러한 공방가구를 선호하는 소비자 역시 크게 두 부류다. 유일무이하다는 점 그리고 또 하나는 유명가구의 디자인 카피가 목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현실은 어느 정도 공방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앞서 말했듯 디자인이 좋으면 공방이 가구 트렌드를 이끌어 갈 수도 있다. 대부분의 공방이 제작기술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디자인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판매를 목적으로 한다면 두 가지 요소 모두를 갖춰야한다.” DIY공방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언젠가 공방의 경쟁력은 디자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여러 공방 관련자들에 의해 나오고 있다. 그에게 거는 기대감이 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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