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훔쳐보기]의 즐거움

맞춤형 아파트

세칸 2007. 11. 21. 15:36

 

여기서 즐겨라, 그대 상상속의 욕망을  

[아파트 변혁을 꿈꾸다] 맞춤형 아파트

 

 

지금의 획일적인 아파트 주거환경으로는 변화하는 라이프사이클에 대응하기 힘들다. 세월이 흐르면서 삶이 변화하고 인식이 바뀌는데도 현실은 동일한 공간 속에 우리를 맞추고 살 수밖에 없게 만든다. 동일한 면적에서도 가족의 구성원 또는 활용도에 따라 공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변화 가능한 맞춤형 아파트가 필요한 시기다.

 

라이프사이클과 공간의 유연성

아파트 면적으로 보면 30, 40대에게 가장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자녀들의 활동 공간과 교육 공간이 가장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혼한 자녀들과 동거하게 된다면 아파트 내에 두 세대 간의 독립성이 요구된다. 그 자녀들이 독립하고 노부부만 남을 경우엔 자녀들이 사용했던 공간에 대한 효율적 대책이 필요하다.

여기에서는 중대형(40∼50평형)을 기준으로 공간 변화와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아파트 내부 디자인을 선보이고자 한다.

현관을 기준으로 테라스(A)를 두어 전체 공간을 3 대 2로, 부모 공간과 자녀 공간으로 분리한다. 테라스를 빙 둘러 접이식 유리문을 설치해 이 두 공간을 연결 또는 분리할 수 있다. 두 세대가 동거할 때 이 테라스는 세대 간 프라이버시를 유지해 주며 내부 공간을 풍부하게 해 준다. 노부부만 거주할 때엔 예전 자녀들의 공간을 건강 취미생활, 재택근무 등을 위한 제3의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세대분리 문(B)을 기준으로 독립세대로 매매하면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이때 접이식 유리문은 벽으로 바꾸어 세대를 분리할 수 있고, 현관 공간을 재배치해 두 개의 독립세대 입구를 만들 수 있다.

 


아파트 내부에 움직이는 벽체만 디자인해 넣어도 내부 공간을 변형할 수 있다. 두 세대는 가운데 테라스를 기준으로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 생활할 수 있고 움직이는 벽체를 두 세대의 보조 현관으로 활용할 수 있다. 컴퓨터그래픽 ㈜제이이스워킹

움직이는 벽

실내 디자인에서도 우리는 다양한 변화를 통해 생활 맞춤형 공간을 제시할 수 있다.

내부의 원형 식당 공간의 회전하는 벽체(C)는 필요에 따라 거실과 식당, 주방과 식당을 묶을 수 있는 가변형으로, 가족모임 등 넓은 공간이 필요할 경우 간단히 공간을 변형할 수 있다. 방과 방 사이의 회전하는 벽체(D)는 거실과 연결하여 서재나 인터넷존으로 사용해도 되고 침실과 연결해 부부의 사적인 공간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벽 속으로 들어가는 세대분리 문(B)은 단일 세대의 경우, 벽에 넣어 하나의 공간으로 사용하다 세대 분리 시엔 각 세대의 현관 역할을 하도록 한다. 이처럼 간단한 시스템만으로도 현재 주거 공간에서의 가변성은 실현될 것이다.

 


이제는 벽체도 곡선이 될 수 있다. 하나의 긴 벽체는 공간을 유연하고도 유기적으로 구획해 세대 간의 개성을 드러내게 한다. 컴퓨터그래픽 ㈜제이이스워킹

변화무쌍한 실내 공간

내벽이 구조와 연관된 현재 아파트의 공간 변형은 쉽지 않지만 내벽이 구조로부터 자유로운 철골구조의 아파트는 공간 변형이 가능하다.

중소형(30평형 이하)의 경우, 그림 E처럼 1개의 긴 벽체로 개인 공간과 공동 공간을 자유롭게 나눠 줌으로써 세대 간 개성을 표출할 수 있다. 이 벽체는 곡선으로 구성하거나 수납 등 또 다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좀 더 자유롭게 상상해 보면 현관 수납 등 주거의 기본적인 부분이나 화장실 주방 등 배관과 관련된 벽체는 고정되지만 그 이외의 벽체는 자유로울 수 있다. 공간 변화 시 가장 문제가 되는 실내 가구 및 집기를 칸막이 벽체에 넣어 일체화하고 그 벽체는 상부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움직이면 된다.

그렇게 되면 상황에 따라 필요한 방이나 공간을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거실에 많은 공간이 필요할 경우, 서재의 집기들을 벽체와 일체화한 후 그 벽체를 밀면 거실 공간이 확장된다. 같은 면적의 공간이라도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쉽게 줄이고 사용하는 공간을 최대한 늘려 사용자의 체감 공간을 넓힐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아파트 시장은 세계에서도 그 수준을 인정할 정도다. 그러나 생활환경 자체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 눈요기식 치장에 치우치면서 소비자에게 큰 비용 부담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현실을 직시하고, 삶의 터전을 지속적으로 변화 발전시킬 수 있는 평면구성의 기본부터 다시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

 

장순각 건축가·한양대 교수

-필자 약력-


한양대 건축과 졸업

파리 제1대학 대학원 고등연구학위

파리 빌맹건축학교 고등건축연구학위

한국실내건축가협회(KOSID) 초대작가

한국실내건축가협회 협회상 및 황금스케일상 수상, 일본 JCD 어워드 은상 수상

MBC 러브하우스 디자이너

저서=‘장순각+jay is working’ 등

설계 및 디자인 작품=대우 주택문화관(서울), KTF SHOW S.I.(Space Identity), 분당 라벨뽀즈 산후조리원(경기), 안성진 성형외과(서울), 클리닉 더 에이치(서울), 김기준 한의원(서울) 등

현 한양대 실내환경디자인과 교수

 

※ 본보에 소개된 아파트 설계 아이디어와 이미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습니다.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71114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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