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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는 사람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소재

세칸 2007. 10. 10. 03:04
김낙중 건국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
 
“목재는 사람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소재”
 
한국목조건축기술협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김낙중 교수가 처음 목조를 접한 것은 그가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축이론 중 ‘tectonic(구축, 축조)’이 건축의 본질을 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때 tectonic의 원류가 목조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의 전통건축을 현대 건축에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고, 그로 인해 건축미에 대한 질서를 찾아보려 했다”는 그는 “목조를 실제로 접한 것은 군에서의 경험이 전부였다. 10여 년 전 목조건축교육센터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실질설계를 했던 것이 목조건축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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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소외돼선 안될 소재”
“개인적으로는 목조자체에 관심이 있다기 보다 새로운 재료에 대한 갈증과 전통적인 미적 감흥의 복원을 위해 목재라는 소재에 눈을 돌렸다”는 김 교수는 “목재는 전통건축에 있어서는 주요소재가 되지만 현대건축에서는 소외된 소재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만큼 아름답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소재는 없다”며 목재의 건축소재로써의 장점을 소개했다. 그는 또 “목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함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사용에 따라 내구성이 긴 소재고, 상태에 따라 부분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타 소재에 비해 건축물의 수명이 길어질 수도 있다”며, “분명 목조의 단점이 있겠지만, 친환경적이라는 것만으로도 이를 보완해 가면서 활용범위를 넓혀갈 가치가 있다”고 역설했다.
 
 
전통…“한계범위 내 최선의 미학”
목조에 대한 애정을 가진 그는 ‘목조건축’과 ‘한국형’이 서로 접목하는 것에 반대했다. 김 교수는 “최근 목조건축에서 한국형이라는 말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나는 한국형이 무엇인가에 대한 큰 아이디어가 없다. 목조와 한국형은 서로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중정의 경우 한국적 정서의 반영이라고 하지만 이는 목조와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저 전통적 구조일 뿐이다. 전통적 구조상에서 소재가 목재가 됐을 뿐이다. 지붕이며 처마의 형태 또한 우리가 가진 재료 안에서 최선의 기술과 미학을 드러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미국식 주택이라고 부르는 2×4공법을 보자. 이는 건축적 철학이 내포돼 있다고 볼 수 없는 건축물이다. 이는 그들이 경제성을 고려해 탄생시킨 공법일 뿐이다”라며, “우리 역시 살고 있는 환경에서 양질의 석재가 많았다면 전통건축의 주 재료는 석재가 됐을 것이다. 전통건축이 탄생된 것은 제한된 소재와 지역성에 의한 것”이라며 목조건축이 굳이 한국형이라는 이름으로 접근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건축…“안에서 밖으로의 표현”
“옷은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지 옷에 맞춰 자신을 바꾸지는 않는다. 그러나 건축에서는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하는 김낙중 교수는 “거주자의 불편함은 물론이지만 이럴 경우 건축가 스스로 다양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건축가들을 보면 보통 ‘형태지향적’인 경우가 많다. 자극적인 형태에 집착하다 보니 실용성과 합리성을 놓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그러나 건축은 기술이 가진 질서에 의해 나오는 형태가 본질적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준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건축이 오래간다. 덜 자극적이겠으나, 오히려 앞서가는 건축이 가능한 것”이라며, “건축은 안에서 밖으로, 즉 새로운 공간과 프로그램, 기능에 대한 해석으로부터 시작해 형태는 마지막 고려대상이 돼야 한다”며 젊은 건축가들에게 조언했다. 그는 목조건축에 대해서도 “목조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업자들이 무늬만 목조인 건축물을 짓는 경우가 많다. 디자이너로서도 답답한 노릇”이라며, “목조건축업계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건축가들이 목조건축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전했다.
 

김낙중 건국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

 
학력
홍익대학교 건축과
미 Pratt 건축대학원(건축석사)
서울대 건축학과 대학원(공학박사)
 
경력
현대건설주식회사 종합건축설계실/사우디아라비아 중동본부(1975~1979)
태평양건설주식회사 기술개발 및 설계실(1980~1983)
대한조선공사 해외사업설계부(1984)
㈜종합건축사사무소 중원건축 대표(1985~2000)
前 (사)한국목조건축기술협회 회장
現 건국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
 
주요작품
안성 Pool House / 서울대학교 기숙사 / 심포니하우스
씨네플러스 / 3-Atria in Manhattan / 코리아 미로꾸 사옥
 
저서
Consistency(Scewarch, N.Y. 2002)
유럽현대건축(태림문화사,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