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 증후군과 헌집 증후군
1. 새집 증후군
집을 지을 때, 건축자재를 온통 화학물질로 범벅해 쓰는 데서 오는 일종의 문명병이다. 건축 마감재나 가구 접착제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 원목과 가죽 소파에 사용되는 방부제, 붕산염, 색을 내는 염화메틸렌 등등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유해물질은 2백여 가지나 된다. 시멘트 독은 물론이고, 톨루엔과 벤젠으로 인쇄하는 종이 벽지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고, 실크 벽지는 종이 위에 염화폴리비닐을 입힌 뒤 인쇄하기 때문에 화학물질에다 환경호르몬까지 내뿜는다.
방향제, 살충제도 집안을 오염시키는 데 한 몫을 한다. 이들이 내뿜는 화학물질은 마취성이 강하고, 중추신경을 약화시키고, 눈과 호흡기를 자극하고,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벤젠과 같은 일부 화학물질은 간을 피곤하게 하고, 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진흙으로 벽을 발라서 집 짓던 옛날 옛적에는 없던 병이다.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처럼, 이것은 모두 석유화학문명이 만들어 낸 재앙이다. 새집 증후군을 일으키는 유해물질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그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대처방법
1. 외국은 어떻게 하나
지난 3월, 일본 정부는 앞으로 유치원을 지을 때는 나무로 짓는 것을 권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어린이들을 새집 증후군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미국에서는 이미 1990년대 초부터 5대 환경문제 중의 하나로 새집 증후군을 포함시켰다. 세계보건기구는 새집을 지을 때 화학물질의 사용 기준치를 정해놓았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세계보건기구의 방침을 적극 수용하고 새집을 지을 때, 기준을 엄격히 하고 있다.
물론 우리 정부는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기준을 정해놓지 않았다.
2. 새집 독 빼기
새집에서 발산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신축한 후 6개월 때 가장 많이 배출된다. 외국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마룻바닥이나 타일을 붙일 때 쓰는 접착제 등에서는 시공 후 최장 10년까지 유해물질이 방출된다고 한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마시는 유해물질은 독이나 마찬가지다.
* 공기청정기를 사용한다.
* 약쑥을 피우면 새 집의 독이 빠진다.
녹차잎과 창출 같은 약재를 습기가 많아 곰팡이가 피는 방이나 악취가 나는 화장실 등에 태우면 습기를 제거하고 살균하는 효과를 얻는다. 단 약쑥을 피운후에는 환기가 필수다.
* 숯을 이용한다.
냉장고의 냄새제거, 신발장 곰팡이 제거, 화장실의 습기 제거 등 부분적인 공간에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베이크 아웃(Bake Out)
이것은 빵 굽듯이 집안 전체를 데우는 방법이다. 원래 콘크리트 건물은 준공을 마친 후에 적어도 6개월 이상 비워두고 유해 가스를 빼내야 한다. 그러나 아파트는 대부분 입주 일자를 준공일에 맞추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그래서 등장한 방법이 바로 ‘베이크 아웃’이다. 이것은 6개월 이상 걸리는 유해가스 배출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새 집의 보일러를 하루 여덟 시간씩 30도로 가동(3일 연속)하면 집안 온도가 높아져서 유독가스가 많이 배출된다. 기온이 높을수록 입자 운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가스를 배출시킬 수 있다. 이 기간에는 집을 비우고 모든 창과 문을 활짝 열어 자연 환기를 시켜야 한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경우 베이크 아웃을 거치면 평소 배출량의 30%가량이 줄어 든다.
* 환기를 시킨다.
아무리 좋은 공기청정기라도 자연환기를 능가하지는 못한다. 창과 문, 창과 창이 서로 마주보는 상태에서 함께 열어야지 실내 공기가 순환한다. 집 구조상 창과 문이 서로 90도 각도를 이루지 않으면 자연환기가 어렵다. 이 경우에는 선풍기를 창문 반대편에서 천장을 향해 틀면 공기가 빠르게 움직여서 실내 환기를 도울 수 있다.
3. 병든 집 독 빼기
굳이 새집이 아니어도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오염원들은 어디에나 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오염원들에게 노출된 상태다. 오래 된 집이라고해서 방치하지 말자.
* 배수구 냄새가 나는 싱크대는 메탄가스와 암모니아를 방출한다. 별다는 이유없이 두통이 있거나 소화가 안 된다면 싱크대 배수관을 의심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배수관의 굽은 부분에 물이 약간 고이도록 해서 가스나 냄새가 역류하는 것을 막는다. 하지만 낡은 배수관에서는 원래 냄새가 난다. 이때는 배수관을 교체하는 수밖에 없다.
* 주방에는 가스렌지가 연소하는 과정에 일산화탄소와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등을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주부들은 두통을 호소하거나 마른기침을 하게 된다. 후드를 교체한 후 정기적으로 청소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 후드는 가스뿐 아니라 휘발성 화합물도 제거한다.
* 가장 청결해야 할 침실은 가장 오염되기 쉬운 공간이다. 합성섬유로 만든 옷과 드라이 클리닝한 옷, 화장품, 새 가구에서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포름알데히드가 많이 방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침실에는 우선 드라이 클리닝한 옷은 보관하지 않는다. 통품이 잘되는 베란다에 일주일 정도 내놓는 게 가장 좋다. 앞으로 집에 빨 수 없는 옷을 살 때 매장에 오래 걸려 있던, 이월 상품을 구입한다. 새 옷이라고 다 좋은 것이 아니다. 자연바람을 많이 쐰 옷이 건강에 좋다.
또 새 가구에서 나는 자극적인 냄새 때문에 눈이 시리고 목이 따가웠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가구에 쓰이는 접착제와 방부제가 원인이다. 원목가구도 조립하는 과정 외에는 접착제를 쓰는 편이라 친환경적이라 할 수 없다. 보통 가구를 만들 때, 벌레 먹는 것을 막으려고 방부용액에 6개월 이상 담근 후에 건조시킨다. 그러므로 가구는 중고를 사거나 매장에 오랫동안 진열된 것을 구입하는 게 더 좋다.
* 각종 전자제품에서 나오는 전자파도 무시할 수 없는 유해물이다. 전자파를 흡수하는 것으로는 관엽식물이 있다. 관엽식물의 잎은 전자파를 50%이상 감소시킨다. 하지만 전자파를 차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집안의 전자제품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전자제품을 쓰지 않을 땐 전기 코드를 뽑아 버리는 것, 특히 텔레비전의 코드는 꼭 뽑아야 한다. 텔레비전 뒷면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앞면보다 10배나 더 강하다.
4. 식물키우기
식물은 살아있는 공기청정기다. 포름알데히드,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을 빨아먹는 식물이 400여종이나 된다. 식물이 사람과 달리 중금속을 빨아들이고도 살아남는 것은 중금속을 체액으로 감싼 뒤 세포내에 별도의 공간에 저장하기 때문이다. 식물들이 중금속을 저장하는 건 중금속을 이용해 해충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추정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30평 아파트에는 1미터 높이의 관엽식물 다섯 그루면 된다. 배치는 창가에 일렬로 하는 게 가장 좋다.
실내에서 방출되는 오염물질은 실외의 그것에 비해 폐에 전달될 확률이 1천배나 높다. 그러므로 실내오염을 조금만 줄여도 급성 기관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최소한 4~8%나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관심을 갖고 조금만 노력해도 집이 사람을 공격하는 불상사를 미리 막을 수 있다.
2. 헌집 증후군
새집증후군만 있는 게 아니라 헌집증후군도 있다. 헌집에서는 집안 구석구석에 쌓인 먼지에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있는가 하면 곰팡이, 세균이 득실거리기 때문이다.
1. 집먼지진드기를 퇴치한다.
이불이나 베개, 매트리스, 소파, 카펫 등에 주로 서식하는 집먼지진드기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유발물질이다. 평소 침구류를 자주 온수세탁하고 햇볕에 말리는 게 좋다. 3~4시간 정도 충분히 말려야 한다. 이불, 침대 등은 진드기 방지 커버로 싸는 것도 방법이고 카펫, 천으로 된 소파는 치우는 게 좋다. 카펫을 사용할 때는 소금을 뿌려 두었다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이면 미세 오염물질까지 잘 제거된다.
2. 해충이나 곰팡이를 제거한다.
바퀴벌레나 애완동물의 털, 곰팡이 등도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곰팡이의 경우에는 실내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거나 욕실이 습한 가정, 창문이 항상 닫혀 있는 경우에 많다. 곰팡이가 잘 생기는 욕실은 욕실용 세제나 에탄올, 락스 등을 희석해 스프레이로 뿌리고, 30분 후에 물청소를 하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 바퀴벌레나 해충이 많은 집이라면 살충제보다 덜 해로운 방법이 좋다. 해충이 잘 나타나는 곳에 마늘가루를 뿌려두면 효과가 있다.
3. 주방의 오염을 막는다.
집안 공기를 오염시키는 원인의 3분의 1은 주방에서 발생한다. 특히 불완전 연소된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등을 발생시키는 가스레인지가 주범이다. 흔히 가스레인지의 불을 켠 다음에 가스레인지 후드를 켠다. 하지만 조리 전에 가스레인지 후드부터 켜는 게 좋고, 후드 청소도 자주 해준다. 불꽃의 색이 붉은 색이면 불완전 연소되는 것이므로 가스레인지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4. 집안에서는 금연한다.
집안공기를 오염시키는 원인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흡연이다. 일산화탄소를 비롯한 각종 유해물질이 기관지염, 만성 두통, 피로감 등을 유발한다. 쾌적한 실내공기를 위해서는 집안에서의 흡연은 절대 금물이다.
5. 유해물질이 많은 옷을 피한다.
드라이 클리닝한 옷에서도 클로로포름, 벤젠 같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방출된다. 따라서 드라이클리닝을 한 옷은 반드시 베란다에서 2~3일간 걸어 두었다가 입거나 장롱에 넣는다. 피부, 호흡기가 민감한 사람은 옷을 살 때 집에서 세탁 가능한 옷을 고르는 게 좋다.
* 합성섬유로 된 새옷도 마찬가지다. 피부가 민감한 경우에는 가능하면 매장에 오래 걸려 있었던 이월상품을 고르고, 새옷이라도 세탁해서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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