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부터 에너지를 만든다 (목재로 알코올을 만든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는 수력, 화력, 원자력 발전 등에 의한 전기 에너지, 휘발유의 연소에 의한 동력 에너지 또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의 연소에 의한 열 에너지 등 여러 형태로써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원의 고갈을 조금이라도 앞서 늦추어 주기 위하여 그리고 환경의 파괴를 최소한으로 방지하기 위하여 태양열, 지열, 바람의 힘, 파도의 힘 등과 같은 자연 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술도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무로부터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기로 하자
나무를 연료로 쓴다
일본 자원에너지청 ‘종합에너지조사회 중간보고’의 장기 에너지(energy) 수요 예측에 따르면 1988년 1차에너지 공급량은 원유로 환산하여 볼 때 4.82억 kl(이것은 드럼통 24.1억 개에 상당한다)로써 그 가운데 85%를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의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것이 2010년에 이르게 되면 전체 공급량은 6.66억 kl에 이르게 되지만 화석 연료는 그 가운데 73.5%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사이에 태양 에너지, 알코올, 땔나무와 숯 등 새로운 에너지의 비율은 1.3%로부터 5.2%로 양적으로는 약 5배 정도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목재와 같은 바이오매스(biomass)의 에너지로써의 이용이 예견되고 있다.
왜 새삼스럽게 ‘목재를 연료로…’ 라고 하는 생각이 물론 들겠지만 이는 목재자원이 재생 가능한 자원이며 효율 좋고 헛되지 않게 완전히 이용하게 되면 자연보존(自然保存)에도 그리고 지구환경의 보전(保全)에도 좋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간단한 에너지 획득의 방법으로는 땔나무와 숯의 이용을 들 수가 있다.
조금 거슬러 올라간 시대에는 집 뒷산이나 동네 산과 같은 가까운 삼림으로부터 나무를 잘라 장작이나 숯을 만들어 스스로 소비하였다.
그러나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넓은 지역에서 이용하게 됨에 따라 목재나 숯은 운반하기 어렵고 부피가 크며 열량이 충분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따라서 이용하기 쉽고 운반이 쉬운 형태의 에너지를 만들 필요가 생겨 여러 가지 기술이 발전하게 되었다.
목재로부터는 여러 방법에 의하여 고체, 액체, 기체 에너지 물질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실용화되었거나 또는 실용화 단계에 이른 기술을 정리해 보면 (그림-연료로서 목재사용법)과 같다.
몇 가지를 예를 들어보면
고체연료
땔나무로써의 이용이 여전히 가장 많다. 목재의 발열량은 수종에 따라 달라지는데 3,600~4,100 kcal/kg으로써 등유의 약 11,000 kcal/kg과 비교해 낮지만 장점은 고도의 가공기술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톱밥 등은 직접 연료로써 이용된다.
또 더 취급하기 쉬워지도록 육각형의 단면을 지니는 막대기의 형태로도 고형화(固形化)하여 톱밥탄(wood briquette) 등으로도 판매되고 있다.
새로운 정형(整形) 기술을 사용해서 펠릿(pellet) 연료 등 고형 연료화 하는 일도 가능해 졌다.
고형 연료화의 방법은 목재에 한정되지 않는 생물계의 폐기물 처리법으로써 주목받고 있다.
게다가 목분(木粉)과 석탄 가루나 플라스틱 등을 혼합한 고형상(固形狀)의 혼합연료도 만들어지고 있다.
이들은 목재 본래의 발열량보다 1.5~2배의 발열량을 낸다.
한편, 숯 등의 탄화물은 연료로써도 중요하지만(발열량은 6,700~7,500 kcal/kg) 최근에는 흡착력에 착안하여 하천 물의 오염물질 제거나 토양 개량제로써의 이용도 주목받고 있다.
목재의 탄화(炭化)시에는 목초액(木醋液)이 나오는데 이것은 농약 등으로 이용될 수가 있다.
액체연료
목분이나 목재 칩(chip)을 고온, 고압 조건하에 직접 액체 연료화 할 수가 있다. 예를 들면, 물로 슬러리(slurry) 상태로 만든 다음 니켈(Ni)을 촉매로 그리고 수소를 환원제로 이용하여 350℃에서 압력 10.7 MPa(대기압의 약 100배)을 가하게 되면 30~40 % 수율(收率, yield)의 중질유가 얻어지게 된다.
또한, 미세한 분말과 중유를 혼합한 콜로이드(colloid) 상태의 연료도 만들어지고 있다.
액체 연료화에 있어서 매우 이색적인 방법으로는 미생물을 이용하는 통상 발효법이라 불려지는 것을 들 수가 있다.
기체연료
목재를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액체화 때의 조건보다도 높은 열에 두게 되면 목재는 열분해(熱分解)되어 수소, 일산화탄소, 메탄(methane), 에틸렌(ethylene) 등의 가연성 가스를 발생하게 된다.
온도나 산소의 양 등 열분해의 조건을 변화시키게 되면 가스의 조성도 달라지게 된다.
가장 좋은 조건에서는 가스의 수율(收率)이 65%까지 이른다.
한편, 유기물 농도가 높은 폐수나 폐기물은 발효에 의해 메탄 가스로 변환시킬 수가 있다.
셀룰로오스도 박테리아를 이용하여 저분자로 만든 다음 메탄 가스로 변환시킬 수 있다.
메탄 가스가 생기는 과정은 산소를 싫어하는 미생물의 무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혐기성(嫌氣性) 발효라고도 부르게 된다.
메탄 가스는 연료가 될 수 있지만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 이산화탄소처럼 적외선을 흡수하게 되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알코올을 만든다
미생물이나 미생물이 생산하는 효소를 이용하여 에너지 물질을 만들어 내는 일도 가능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에틸알코올(ethyl alcohol 혹은 ethanol)이다. 알코올(alcohol)은 자동차 엔진용으로써 가솔린 대신 사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가솔린에 알코올을 10 % 섞어서 만든 가소홀(gasohol)이라는 이름의 연료가 휘발유 취급점에서 팔리고 있다.
지금까지 알코올은 옥수수 전분을 아밀레이스(amylase: 전분 분해효소)를 이용하여 당화(糖化)한 다음 발효(醱酵)시켜 제조하여 왔다.
알코올의 발열량은 6,400~7,100 kcal/kg으로써 가솔린의 발열량 약 11,000 kcal/kg에는 뒤떨어지지만 꽤 좋은 에너지원으로 여겨진다.
목재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는 포도당(glucose)이 직선 모양으로 결합, 연결된 중합체이다.
포도당 자체는 알코올 발효 효모(酵母)를 사용해 간단히 알코올로 변화시킬 수가 있기 때문에 셀룰로오스를 일단 분해하여 포도당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방법으로는 염산 등을 이용한 화학적인 가수분해법과 미생물이 생산하는 셀룰레이스(cellulase)라는 효소를 이용한 생화학적인 가수분해법이 있다.
여기에서는 후자에 관해서 소개하기로 한다. 이와 같이 목재를 알코올로 변환시키는 개요를 (그림-목재로부터 알코올을 만든다) 에 나타내 보았다.
그런데 셀룰레이스는 여러 가지 미생물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목재를 부후시키거나 변질시키는 버섯이나 곰팡이는 크거나 작거나 관계 없이 셀룰레이스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짚을 사료로 하는 소 등의 반추동물(反芻動物) 제 1위(rumen이라고 함)에는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Ruminococas 등의 박테리아(bacteria, 세균)가 살고 있다.
또 주택을 갉아 먹는 흰개미의 소화관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나 원생동물 가운데에도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것들이 있다.
도시 하수처리장에서는 활성 슬러지(sludge)라고 하는 미생물의 덩어리로 생활 폐수 중의 유기물을 분해하게 되는데 늘어나는 슬러지를 산소가 없는 탱크 안에서 소화하게 된다.
이 중에도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존재한다. 그러나 공업적으로 셀룰레이스를 생산하기 위하여는 Trichoderma reesei나 Aspergillus niger(검은 곰팡이) 등의 곰팡이가 이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셀룰레이스가 셀룰로오스처럼 물에 녹지 않는 고분자를 어떤 방법으로 공격하여 분해할 것인 가는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곰팡이가 생산하는 셀룰레이스는 작용이 다른 몇 가지 효소의 혼합물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러한 효소의 무리가 커다란 셀룰레이스 분자의 중간 부분에서부터 공격하거나(endo형 셀룰레이스, CMCase) 끝 부분에서부터 차례로 분해하거나(exo형 셀룰레이스, cellobiohydrase), 분해되어 생긴 짧은 포도당의 중합체로부터 포도당 단위로 잘게 찢거나(β-glucosidase) 하여 최종적으로 포도당으로까지 분해하게 된다.
다음으로 큰 문제는 효소를 직접 목재 칩(chip)이나 목분(木粉)에 작용시켜도 그 분해 반응이 매우 느리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료가 효소의 공격을 쉽게 받도록 처리해 줄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처리를 전처리라고 부른다.
이 전처리로써는 여러 가지 방법이 고안되어 있지만 여기에서는 목재 조직을 강력히 파괴하는 작용을 갖는 폭쇄법(爆碎法)에 관하여 이야기해 보기로 하자.
목재를 내압성(耐壓性)의 스테인레스(stainless) 용기에 넣고 고온, 고압의 수증기를 불어 넣어 일정 시간 유지한 다음 급격히 압력을 떨어뜨리게 되면 목재 시료는 용기로부터 밖으로 뿜어져 나오고 이 때 목재 조직은 파괴되어 버린다.
이러한 상황은 팝콘(popcorn)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비슷하다.
이렇게 처리된 시료는 셀룰로오스가 그대로 드러나 있게 되며 셀룰레이스의 작용을 받아 들이기 쉬워지게 된다. 조건만 갖춰지면 셀룰로오스의 90%가 포도당으로 변환될 수가 있다.
해결하여야 할 숙제는 이 공정의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에 있다.
최후의 단계는 당화(糖化)를 통해 얻어진 포도당을 알코올로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이 공정은 발효라고 불려지며 알코올 발효성 효모인 Saccharomyces cerevisiae가 이용되고 있다.
이 효모는 포도당으로부터 빠른 속도로 알코올을 생산하며 게다가 알코올에 대한 높은 내성(耐性)을 갖고 있다.
일본 술의 발효에 이용되고 있는 청주 효모도 이 균의 한 패이다.
최근 Zymomonas mobilis라는 박테리아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실용화를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공업적인 수준으로 연료가 되는 알코올을 제조하기 위하여는 고정화(固定化) 효모를 사용하는 생물반응기(bioreactor)의 장치가 이미 통상산업성의 지원 아래 새로운 연료용 기름 개발기구의 프로젝트(project)로써 개발되었다.
목재로부터 알코올을 생산하는데 있어서의 문제는 셀룰로오스 다음으로 큰 성분인 헤미셀룰로오스, 특히 자일란(xylan)을 어떻게 알코올로 변화시킬 것인 가에 있다.
자일란은 셀룰로오스와는 달리 자일로오스가 중합된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알코올 발효 효모는 자일란의 당화에 의해 얻어지는 자일로오스를 알코올로 변환할 수 없다.
그러나 어떤 특별한 효모, Pichia stipitis는 자일로오스를 발효시킬 수 있다.
셀룰레이스를 생산하는 곰팡이의 대부분은 자일란 분해효소를 생산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곰팡이의 효소액을 작용시켜 얻은 포도당과 자일로오스의 혼합 당은 Saccharomyces와 Pichia 두 종류의 효모에 의해 거의 모두 알코올로 변환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유전자 공학의 기법을 이용해서 자일로오스 효모의 유전자를 알코올 발효 효모에 도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포도당과 자일로오스의 양쪽으로부터 알코올을 생산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동시에 셀룰레이스의 유전자를 알코올 발효 효모에 도입하여 직접 알코올을 만들려고 하는 실험도 진행되고 있다.
현재 전처리, 효소의 제조, 알코올의 분리 등 어느 단계나 모두 단위 기술로써는 성공하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전체적으로 볼 때 아직도 경제적인 것은 되지 못하고 있다.
셀룰로오스 뿐만이 아니라 헤미셀룰로오스나 리그닌의 이용도 동시에 이루어지게 된다면 경제성은 있으리라고 여겨진다.
목재의 비밀 참조 (엄영근역 - 한국목재신문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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