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공장 환경오염 문제로 충북 단양군 의회 의장님을 만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단양엔 성신, 한일, 현대시멘트 등 3개의 시멘트공장이 밀집하여 있어 이곳 역시 환경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성신시멘트 공장 앞을 막 지나쳤는데, 바로 앞에 폐기물 운반차량이 먼지를 펄펄 날리며 달리고 있었습니다.
어느 시멘트 공장으로 들어가는 폐기물 차량일지 궁금해 뒤를 따라가며 계속 촬영을 하였습니다. 혹시나 하는 기대와는 달리 폐기물 차량은 시멘트 공장들을 그냥 지나쳐 가는 것이었습니다. 할 수없이 폐기물 차량을 도로 갓길에 세워 행선지를 확인하니, 이미 성신시멘트에 산업쓰레기를 납품하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어떤 종류의 폐기물인지 확인하려했으나 운전자는 머뭇거리며 대답을 회피하였습니다. 재차 묻자 ‘파우더’라고만 하며 대답을 둘러댑니다. ‘파우더?’라면 어떤 산업쓰레기의 가루인지 계속 다그치자 ‘보온재료’라고 하였습니다. 이 정도 대답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지요. 한참동안 실랑이 끝에 충격적인 대답이 나왔습니다. ‘석면’이라는 것입니다. 아니? 발암물질인 석면이라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각종 산업 쓰레기들이 시멘트에 아무 기준도 없이 사용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발암물질인 석면이 시멘트공장에 들어가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차량 곳곳에 엄청난 양의 가루가 쌓여있었습니다. 이런것들도 시멘트에 들어간다니 그저 끔찍할뿐입니다.
1999년 이후로 국내 시멘트는 각종 쓰레기로 만들고 있습니다. 환경부에서 시멘트에 쓰레기를 사용하도록 허가했지만, 쓰레기 사용의 기준과 목록을 마련하지 않아 쓰레기의 유해성에 상관없이 각종 쓰레기가 시멘트에 사용되었습니다. 시멘트 공장이 쓰레기 처리비로 많은 돈을 받고 있는데, 유해성이 높을수록 더 많은 돈을 받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들어온 제보에 의하면, 냉장고를 해체하고 나온 냉매에서 부터 감염성 병원폐기물 까지, 시멘트공장에 들어가는 산업쓰레기는 전국에서 나오는 모든 쓰레기의 총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얼마 전 한 시민이 촬영하여 제공한 비디오를 확인한 결과 주사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는 작은 예에 불과합니다. 00시멘트 공장은 유해성으로 인해 따로 처리해야하는 탄약상자 까지 사용할 정도였습니다.
쓰레기를 시멘트에 사용하면서 아무 문제의식이 없던 몇 해 전까지는 석면을 사용한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운전사의 입에서 아직도 석면이 시멘트 공장에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기만 하였습니다.
차량에서 퍼낸 유리섬유 가루 모습입니다. 이 많은 가루를 날리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차량 곳곳에 쌓여있는 폐기물 가루를 비닐에 퍼 담았습니다. 운전사의 증언을 떠나, 좀 더 정확히 석면임을 확인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라 석면가루를 온몸에 뒤집어쓰고 말았습니다. 휴게실에 들러 손을 씻고 목을 헹궈냈지만, 서울로 돌아오는 내내 목이 아프고 온몸이 따갑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집에 돌아와 거울을 보니 얼굴과 몸에 붉은색의 작은 반점들이 여기저기 솟아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아픔보다 석면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소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여기저기 수소문 한 끝에 한 연구소를 찾아 성분 분석을 의뢰하였습니다.
분석결과는 석면이 아니라 유리섬유였습니다. 발암물질인 석면이 아니 것은 다행이었지만, 유리섬유 30%, 유리가루70% 라는 분석결과를 보며, 과연 시멘트 공장에 들어가지 않는 쓰레기가 무엇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광학 현미경으로 본 유리섬유 분석 사진입니다. 유리의 날카로운 모습들이 보입니다.
이 유리섬유가 시멘트에 들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도로에 날려 운전자들과 지나가는 행인들의 호흡기 속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00 시멘트 회사의 고위 관계자에게 그곳도 석면이나, 유리섬유를 사용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는 석면과 유리섬유를 왜 시멘트에 사용하는지 모르겠다며, 자기 공장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하였습니다.
성분분석에서 석면이 아니라 유리섬유임이 밝혀졌지만, 폐기물을 직접 운반하는 운전사의 입에서 ‘석면’이란 말이 나왔다는 것은 시멘트 공장에 아직 석면이 유입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환경부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시멘트에 들어가는 쓰레기!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지난번 '쓰레기시멘트, 이렇게 만들어집니다.'(http://blog.daum.net/_blog/BlogView.do?blogid=0DiS0&articleno=3652304)라는 기사에서 동양, 현대, 아세아, 쌍용, 한일 시멘트 공장에 들어가는 산업쓰레기의 구체적인 목록을 보여드렸습니다. 국내에 시멘트를 생산하는 대형공장은 동양, 현대, 아세아, 쌍용, 한일시멘트뿐만 아니라, 한라시멘트와 성신시멘트까지 모두 7개 회사입니다. 목록에 한라시멘트와 성신시멘트가 빠져있자 누군가는 왜 이 두 회사를 뺐는지 의아한 눈초리로 댓글을 다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또 명단이 빠진 성신시멘트는 자기 회사 제품은 깨끗하다며 자기제품을 애용해달라는 광고 댓글을 달아 놓기까지 하였습니다.
쓰레기 목록에 빠진 한라시멘트와 성신시멘트는 쓰레기가 들어가지 않는 깨끗한 시멘트를 만들까요? 절대 아닙니다. 국내 7개 시멘트 회사 모두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시멘트공장별로 들어가는 산업쓰레기 목록을 한번 보시지요.
평범한 시민들은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종류의 쓰레기인지, 얼마나 유해성이 심각한지 잘 알지도 못하는 중금속과 발암성 높은 산업쓰레기들이 아무런 사용 기준 없이 시멘트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목록은 시멘트 공장에 들어가는 산업쓰레기 목록입니다.
이 목록 이외에도 알지 못하는 각종 쓰레기들이 시멘트 공장에 들어가는 현실입니다.
오늘 유리섬유도 그에 해당되는 것이지요.
이 목록을 보면 시멘트 생산공장이 아니라, 쓰레기 공장이라 할 것입니다.
위의 목록에서처럼 국내 시멘트는 모두 쓰레기 시멘트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혹 어떤 분들은 쓰레기로 만든 시멘트는 도로나 다리 등에 사용되고, 아파트와 사무실 등의 주택 건설에는 깨끗한 시멘트가 사용되는 줄 알고 있습니다. 이것도 전혀 아닙니다. 쓰레기시멘트가 바로 우리 안방과 벽과 지붕 그리고 학교와 사무실을 이루고 있습니다.
폐기물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날 현장에서 잡은 폐기물 운반 차량엔 유리섬유가 차량 사방에 덕지덕지 붙어있었습니다. 이런 상태로 도로를 달리며 사방으로 유리가루를 날리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도로의 운전자들이 그대로 유리섬유가루를 마실 것을 생각하니 끔찍했습니다.
특히 이 차량은 지붕이 없는 차량인데, 서울에서 단양의 시멘트 공장까지 달려오며 많은 가루를 고속도로에 뿌리고 왔을 것입니다. 또 시멘트공장에 하역을 하고 차량에 유리섬유를 가득 묻힌 상태로 서울로 가며 또 다시 인체 해로운 가루를 날리며 달려갈 것입니다.
각종 쓰레기로 발암시멘트를 만드는 문제뿐만 아니라, 쓰레기의 운반 과정 중에도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차량에 유리섬유가루가 저렇게 많이 붙어 있는데, 이런 차량이 공장 밖으로 나가 먼지를 날리도록 방치한 성신시멘트 관계자들의 무감각 또한 놀랍기만 합니다. 자신들은 그저 쓰레기만 납품받으면 그만인지 묻고 싶어집니다. 자기 회사에 들어오고 나가는 쓰레기 차량에 대한 청결과 안전에 대한 관리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환경부는 언제나 ‘대책 마련 중’
이 모든 문제의 근원적인 책임은 환경부에 있습니다.
쓰레기를 시멘트에 사용하도록 허가하면서 지금까지 아무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있을 수 없는 직무유기를 범하고 있습니다. 환경부 담당자들에게 국민의 건강은 아무 관심이 없기 때문이겠지요. 또 쓰레기 사용 기준이 없다는 것뿐만 아니라, 유통과정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간혹 쓰레기 운반 중에 유출 사고가 나면, 쓰레기를 운반한 운전자만 벌금을 낼뿐, 쓰레기를 납품받은 시멘트 회사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환경부 장관님,
얼마나 시간이 더 흘러야 시멘트에 들어가는 쓰레기 사용 기준을 마련하시겠습니까?
쓰레기의 유해성 검사를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사용 허가를 준 것뿐만 아니라, 10년이 다되도록 쓰레기 사용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는 환경부의 무책임과 뻔뻔스러움은 어디까지 갈 것입니까?
환경부는 제작 년에도 ‘대책마련 중’이었고, 작년에도 ‘대책마련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역시 변함없이 ‘대책마련 중’입니다. 언제까지 ‘대책마련 중’이란 무책임한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계실 것입니까? 국민이 쓰레기시멘트로 다 병든 다음에야 대책을 마련하실 모양입니다.
환경부가 2005년12월, 지역주민들에게 2006년 상반기 중 대책을 마련한다고 했으나,
1년이 더 지난 오늘도 똑같이 '대책을 마련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환경부 담당자들, 과연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 맞는 것일까요?
아예 세금 축내지 말고,차라리 시멘트 회사 홍보직원으로 가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환경부가 수년 동안 시멘트업계를 비호하며 ‘대책 마련 중!’이란 무책임한 말만 되풀이하는 동안 국민들은 쓰레기로 만든 발암시멘트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하루빨리 국민 건강에 피해가 없는 안전한 시멘트를 만들 수 있는 방법과 쓰레기 유통 과정의 철저한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출처 : | 이슬처럼 맑은 세상에 살고파 | 글쓴이 : 최병성 원글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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