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꼭대기라 그런지 하늘은 더욱 푸르고 봄볕은 따가왔습니다.
사실 봄볕이 아니라면 길섶에 머리를 내밀고 피는 봄꽃들과 같이 걷는 길이 아니라면 걸어서 올라가기 힘들 정도의 가파른 길이었습니다.
산막 입구에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웃고있는 장승들을 보면서 그 안쪽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그런 산중이었습니다.
구룡골산막을 꾸려 나가는 김종식(55), 마영완(53) 부부가 이곳에 내려 온 것은 2000년 봄입니다. 일산에 살다 이곳에 처음 내려 왔을 때는 오지마을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지금보다도 훨씬 더 오지였습니다.
그리고 처음 2년간 시골생활에 적응하는 기간을 가졌습니다.
2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이젠 시골에 사는 것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붙인 후에 살림집 옆에 민박을 겸하는 흙집을 짓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시골에 두 부부가 살기에는 조금 적적하기도 하고 산림에도 보탬이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부부는 수소문 끝에 인근에서 흙집 교육을 시켜 주는 곳에 교육등록을 한 후 4개월간 열심히 수업을 받은 후 마침내 첫 삽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교육을 받을 당시에는 집 짓는 것이 무척 간단해 보였지만 막상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모든 과정을 손수하려다 보니 수많은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도중에 부부싸움도 많이 하고 또 서로에게 힘을 내자고 위로의 말도 건네면서 거의 1여년 만에 흙과 나무로만 객실 4개를 갖춘 흙집을 완성해 내었습니다. 모든 것을 두 부부의 힘만으로 지었기에 건축비는 평당 100만원이 조금 안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집을 지었다고 하니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아 “가장 힘들었던 것이 무엇이었냐?”고 물었습니다.
대답은 “바깥어른 키가 너무 작은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서로를 보며 함박웃음을 터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