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ik, eun shadow & reflection
shadow 200607 1400×420×370
볼 수는 있지만, 만질 수는 없는 그림자까지도 가구다. 즉 이 가구에 의해 발생된 그림자는 만질 수 있다. 이것은 가구를 하나의 물질로 보고 이 가구가 공간 안에서 또 하나의 공간을 만들며, 이 공간으로 인해 생성된 그림자도 공간의 일부인 물질로 해석한 새로운 관점에서 비롯됐다. 물질과 비물질 사이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담겨있다.
자신의 그림자가 한 몸이 돼버린 이번 홍익대 백은 교수의 개인전(2006년12월27일~2007년1월9일, 갤러리아이)은 “재밌다”, “신선하다”라는 찬사를 가장 많이 받았다.
작년 개인전에 이어 ‘반사(reflection)’라는 중복주제를 선택한 백 교수는 첫 번째 작업과정에서부터 ‘그림자’에 많은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두 번째 작품 활동에서는 그림자에 더 많은 애정을 쏟은 듯 하다. 사물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소극적 그림자가 아닌, 주체와 동격이 된 적극적인 그림자를 표방했다.
shadow 200605 1020×550×630
스툴, 테이블, 체어 등 총 6점의 작품은 가장 기본인 ‘원형’에 충실했다.
형태가 복잡해지면 그림자의 느낌이 반감될 수 있음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림자는 자연 상으로 존재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등 디자인을 가미해 재해석했다.
사용 수종은 두 가지다. 메이플은 물질 가구에 적용됐고, 검게 착색돼 결만 남긴 애쉬는 비물질 그림자용으로 썼다.
보통의 가구가 실내에 사용되며, 그런 인간생활의 공간은 따스해야 한다는 것과 색을 입혀도 아름다운 결은 그대로 유지돼 원목의 성질을 잃지 않는 두 수종에 대한 각각의 특성을 살린 선택이었다.
“금속이든 석재든, 유리든 일단 그림자에서는 질감이 느껴지지 않지만, 그림자라는 어감 자체가 차가운 느낌이 있다. 그렇지만, 결이 살이 있는 애쉬를 사용함으로써 차가운 그림자 이미지가 상당 부분 상쇄됐는데, 어디서든 따스한 인상을 주는 목재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작업이었다”고 백 교수는 말했다.
백은 교수는 규모가 작더라도, 개인전을 자주 열 생각이다. 목재에 관련된 전시회가 활발하게 개최돼 일반인들이 목재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질 때 비로소, 목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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