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으로 가는 작은 배…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포 대명포구
막히지만 않으면, 서울에서 1시간 30여 분 거리인 대명포구. 인천의 소래포구가 '큰' 수산물시장이라면 김포 대명포구는 '작은' 수산물시장이다. 복작거림을 벗어나서 여유롭게 겨울 포구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이 곳엔 요즘 못생긴 생선 '삼식이'가 제철이다. 시원한 '삼식이 해물탕'으로 코끝에 대롱거리는 겨울 감기를 확 쫓아내보자.
삼식이 해물탕 먹고, 대명포구 돌아보기
"예쁜 아가씨들이 잘 생긴 것 먹어야지, 못 생긴 아들 나면 어쩌려고 '삼식이'를 먹어요?" 식당서 '삼식이 해물탕'을 시키자 옆 테이블에서 같은 메뉴를 드시던 할아버지가 농담을 건넨다. "못 생긴 게 맛은 더 좋지요"라고 대꾸하며 팔팔 끓은 해물탕에서 삼식이를 쓱 건져 그릇에 담았다. 부들부들한 흰 살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경기도에선 '쏨뱅이'를 원래 이름 대신 '삼식이'라 부른다. 배는 흰 색인데 등과 지느러미에 갈색, 검정색의 얼룩점이 져 있어 세 가지 색을 띤다 해 삼식(색)이라 한단다. 포구 좌판에서 1㎏에 1만5000원을 받으니 가격도 싸다. 산란기인 11~3월 잡히는 삼식이가 회로 먹을 때 가장 맛있다. 단 요 몇년 사이 수온이 높아져 삼식이가 전만큼 많이 잡히지 않는다. 출발 전 식당에 확인을 하자.
사람들은 재미로 암컷 삼식이를 '삼순이'라 부르기도 한다. "통통하게 알이 밴 '삼순이 매운탕'은 없나요"라고 했더니 삼순이 알은 단단해서 맛이 없기 때문에 매운탕을 끓일 때 아예 알을 뺀다고 한다. 그러면서 "시장서 살 때 알 밴 삼순이는 무게만 많이 나가기 때문에 살수록 손해"라고 귀띔한다. 느긋하게 삼식이 매운탕을 즐기고 대명포구 구경에 나선다. 식당 바로 뒤 비닐하우스 안에 좌판이 즐비하다. 한 되가 넘는 겨울새우 동백하(冬白蝦)를 1만원에 샀다.
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 기자 canyou@chosun.com
동검도는 강화도 맨 남쪽 길상면에 붙어있는 작은 섬이다. 물이 빠지면 거대한 갯벌이 드러나는 이 섬 곳곳에 펜션이 들어서 있다. 그 중 동검리 맨 남쪽에 자리한 '씨&갤러리(Sea&Gallery) 펜션'(032-937-0416· www.sngpension.com)은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찾아가 볼 만한 곳이다. 동검리는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데, 이 펜션 앞 전망이 참 좋다.
펜션은 화가 김선자씨 부부가 운영한다. 1층에는 김씨가 그 동안 작업해 놓은 그림과 생활 도자기가 전시되어 있다. 동검리 갯벌이 훤히 보이는 2층의 전망 좋은 다실(茶室)도 오붓하다. 보이차 장미차 솔잎차 등 20여 가지의 차(5000원)를 즐길 수 있다.
'광성보'나 '오두돈대' 둘러보기
조선 효종 9년(1658년)에 설치한 강화 수비의 관문인 광성보(廣城堡)는 산책 하듯 돌아보기 좋다. 강화대교를 건너 안해루(按海樓)를 지나 왼쪽에 자리한 광성돈대(廣城墩臺)와 강화해협 근처에 있는 용두돈대(龍頭墩臺)를 차례로 돌아본다. 용두돈대에서는 물살이 세기로 소문난 손돌목이 내려다 보인다. 다시 광성보 맨 위쪽에 자리한 손돌목돈대를 돌아본 후 소나무 오솔길을 지나 안해루로 돌아오면 된다.
한적한 돈대에 오르고 싶다면 오두돈대(鰲頭墩臺)를 추천한다. 오두돈대 안내판이 있는 길에서 조금 내려가면 식당 '숯불장어 오두돈대'가 나오는데 그 옆 오솔길로 5분 정도 올라가면 돈대에 닿는다.
강화 최북단 연미정
차를 가지고 갔다면 강화도 최북단 연미정(燕尾亭)까지 들렀다 오자. 연미정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한줄기는 서해로 또 한줄기는 강화해협으로 흐르는 월곶돈대에 있는 작은 정자다. 돈대 모양이 마치 제비꼬리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월곶검문소에 신분증을 맡긴 후 월곶검문소정류장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연미정에 오르면 김포, 파주, 개풍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정자 옆에 수령 500년 된 느티나무 두 그루가 운치를 더 한다. 연미정 옆에 '이 선을 넘어서는 사진 촬영을 금합니다'라는 안내 표지판이 있다. 강화에서 일반인이 갈 수 있는 북쪽 끝은 연미정, 여기까지다.
서울에서 대명포구까지: 지하철 2호선 시청역 1번 출구 버스정류장에서 631번 버스(김포운수 031-983-8246)를 타면 마포·여의도 환승센터·당산역·송정역을 거쳐 대명포구까지 간다. 첫차 오전 5시30분·막차 오후 12시30분, 배차 간격 10~15분, 1시간40분 소요. 요금 1600원.
대명포구에서 동검도 '씨&갤러리'까지: 대명포구 초지대교 방향으로 나오면 '약암온천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여기서 강화행 버스를 탈 수 있다. 700번 버스(강화선진버스 032-933-6801)를 타고 초지대교를 지나서 온수리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배차간격 약 30분, 요금 2100원. 온수리버스정류장에서 동검도까지는 15번 버스(강화선진버스 032-933-6801·오전 약 7시~오후 약 6시30분, 배차간격 약 2시간)를 탄 후 동검도 초입에서 내린다. 요금 1000원. 버스 정류장서 펜션 '씨&갤러리'까지는 1.7㎞ 정도
자가용
서울에서 대명포구까지: 외곽순환고속도로 김포IC→김포·강화 방면 48번 국도→김포시→누산리 삼거리에서 강화·양촌·대곶 방면 좌회전 후 8㎞ 직진하면'대명항' 표지판 보임
대명포구에서 동검도까지: 초지대교 건너 바로 좌회전(동검도 방면)→ '동검도' 안내판 나오면 삼거리에서 좌회전→동검도 다리 건너 '씨&갤러리' 안내판 나옴(초지대교에서 10여 분)
동검도에서 광성보·연미정까지: 동검도에서 다시 강화본도로 나와 15번 국도 강화대교 방면→강화해협을 오른쪽으로 끼고 직진→'광성보' '연미정' 안내판 보임
김포시청 문화예술과 (031)980-2742
강화군청 문화관광과 (032)930-3034
돌고래회집 삼식이 회(1㎏) 5만원, 삼식이매운탕(중) 2만5000원. (031)987-0706
광성호횟집 삼식이 회(1㎏) 6만원, 삼식이매운탕(중) 4만원 (031)998-2044
당일치기 여행 추천 코스
대명포구→점심식사→초지대교→동검도→광성보 혹은 오두돈대→연미정
김연미 여행작가·'연인들의 달콤한 로맨틱 여행' 저자
입력시간 : 2008.02.13 22:21 / 수정시간 : 2008.02.1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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