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감각파 남성들의 내추럴 우드디자인 공간
‘하우스보이’
실내에서 목재는 지금껏 인간에게 어진 인상으로 존재했다. 목가적인 특유의 따스함이 하이테크놀로지에서는 궁핍한 정(情)의 요소로서 강력한 힘을 발산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목재가 보여준 원 포인트 매력은 활용의 범위를 제한시키는 울타리를 스스로 만들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목재를 메인 소재로 채택하는데 주저해왔다. ‘나무와 사랑에 빠진 남자들’이란 표어로써 그들의 인테리어 디자인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는 하우스보이, 한번쯤 이들의 블로그에 방문해본다면 생각은 달라질 것이다.
호호미욜. 폭스바겐 미니버스 한대를 통째로 집어넣은 이색 인테리어로 홍대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널리 알려진 카페. 기타 바닥과 가구 등은 목재로 꾸며 하우스보이 풍의 특별한 목재 디자인 감각을 남겼다.
삼성래미안아파트. 목재 인테리어임이 한 눈에 느껴지지만 과하지 않은 목재사용으로 세련미를 놓치지 않고 있다.
김대진 실장은 “생목과 같은 순수 원목도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하우스보이의 자랑거리라면 타공, 절단, 조각, 칠, 워싱(washing) 등 각재 또는 판재를 재가공해 러스틱 자연미를 더 아름답게 리디자인하고 이를 여타 소재와 적절히 조화시키는 능력일 것”이라며, “이 노하우는 창립 이후 실험적으로 연구개발함으로써 우리 스스로 터득한 것”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판교 운중동의 하우스보이는 김대성 실장을 필두로 전직 건축기사·가구디자이너·공방 운영 경력자·사진작가·웹디자이너 등 ‘관련 커리어’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6명의 남성들로 구성된 인테리어 회사다. 이에 그들은 ‘인테리어 설계 및 시공’, 데크, 펜스, 파고라 등의 ‘아웃도어 우드 워크’, 3D/C.G/Sign/Photo 등의 ‘디자인’ 분야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프로젝트 중의 하나 ‘호호미욜’이 ‘홍대에서 꼭 가보고 싶은 카페’에 소개되고, 사무실이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되는 등 하우스보이의 인테리어 감각은 이미 수준 높은 트렌드세터들과 공감되고 있다. 그들 사업의 한 영역인 ‘디자인’이라는 이성적 논리와 우드워킹 스킬의 결합이 하우스보이만의 특별함을 불러오고 있는 것. 다시 말해, 그간 전원 및 목조주택에서 보여줬던 목재 인테리어의 전형에 21세기의 현대미를 가미한 ‘변형’을 제시하고 있다.
김 실장은 슬쩍 그들의 레시피를 공개한다. 목재는 주로 목조주택용의 구조재, 고재, 적삼목 등을 사용한다. 컬러는 목재와 대등하게 중요한 요소다. 동일색채군 내에서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심미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완성도 높은 몇 가지를 엄선하고 있다. 코팅재는 오일스테인, 밀크페인트, 아크릴페인트 등을 활용하고 있는데, 질적인 차이로 고급 수입품을 고집하고 있다고. 이밖에 수입 타일과 벽지, 협력업체를 통해 종종 프로젝트에 등장시키는 철재도 주요한 소재다.
“목재 너무 욕심내지마라”
하우스보이의 목재 디자인 감각이 여실히 드러나는 인테리어 프로젝트 몇 가지를 살펴본다. 욕실에서는 ‘목재는 수분에 약하다’고 열외 없이 믿어지는 통념을 넘어섰다. 삼나무를 벽체와 바닥에 설치했고, 구조재는 세면대 카운터 및 거울 프레임으로 사용했다. 바닥에 사용되는 삼나무 플로어 커버링은 훗날 청소를 위해 걷어낼 수 있도록 고안했다. 구조재는 오일스테인을 입혀 물기가 닿아도 흘러내리며, 설령 수분에 장시간 노출된다 해도 건축용이기 때문에 다음 인테리어까지는 내구성에도 큰 문제가 없다.
주택의 거실과, 레스토랑, 카페 등의 천장에는 목재 대들보를 덧대 통나무주택과 같은 느낌을 냈다. 침실이나 계단, 거실 벽면에는 목재 패널을 사용했고, 계단손스침, 주방가구 및 도어 등의 포인트 부분에도 고재를 활용해 오리지널 빈티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직접 가구나 집기를 제작하지 않을 때는 밀크페인트와 앤틱오일 등을 사용해 매치시켰다. 한편 목재를 애용한 러스틱 스타일에 어우러지는 기타 소재로서, 주방은 프로방스 풍의 타일, 거실은 인조 벽돌과 수입벽지·패브릭·페인트·석재, 파티션과 사인, 난간은 철재로써 완성도를 높이고있다.
결론적으로 하우스보이의 목재 인테리어 비결은 리디자인된 목재를 메인소재로 사용하되, 목재가 갖고 있지 못하는 성질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소재도 충분히 활용함으로써 인간의 오감을 채워주는 것.
김대진 실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조화’다. 많은 분들이 목조주택 또는 목재 인테리어라고 하면 적어도 80% 이상을 목재만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목재 마니아가 아닌 이상 목재는 어디까지나 많은 소재 중의 하나다. 다른 자재들 사이에서 어떻게 돋보이게 해 차별된 공간으로 완성하느냐는 디자이너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조언했다.
장영남 기자 chang@wood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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