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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찬의 전원주택 이야기 - 내가겪은 전원주택 이야기

세칸 2007. 8. 13. 15:43
 

최길찬의 전원주택 이야기 

내가겪은 전원주택 이야기


사람이 태어나서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에 수많은 새로운 일들을 만나게 되는데 자신이 스스로 택해서 어떤 일을 만나게 되는 경우와 필연적이거나 이와는 반대로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어떤 상황에 부닥치게 되고 또 이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들의 연속이 우리 인생이 아닐까?

그 중에서는 전자의 경우처럼 자신이 스스로 택해서 어떤 일을 만나게 되는 경우에 속하는 사건중 하나가 전원주택에서 살고자 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전원주택에 살고자 하는 일도 자신이 택해서 하게 되는 일이긴 하지만 그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많은 일들이 다가오게 되고 그중 많은 것들이 쉽게 해결해 나가기 어려운 내용들도 많이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가?

바로 “학습과 훈련”을 통하여 판단력과 순발력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강력한 추진력을 낼수 있는 에너지원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습과 훈련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잡지의 기사를 읽고 업체별 광고를 보고 또 전시회와 기존의 잘 지어진 집들을 보고 또 실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체험담을 들어보고... 등등 수많은 방법들이 있을 것이고 거기에다

요즘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수집도 좋은 방안이 되고 있다.

다만 필자가 언젠가 “전원주택라이프”에 원고를 기고하면서 사용했던 말처럼 이렇게 많은 정보가 때론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정보 분석력과 현실적 적응력 등 많은 내공을 쌓아야 한다.


이번호에서는 이런 내공을 쌓는데 작지만 도움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필자의 체험을 적어보고자 한다.

 

그렇지만 필자의 경우도 전원주택을 설계하고 시공을 하여 세끼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므로 완전히 건축주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기도 어렵고 또 그렇다고 업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마구 지껄이다가는 고객도 떨어질 수 있는 위험(?)도 있고 제일 무서운 것은 동종업계의 많은 분들께 때론 누가 될 수 있으므로 언어선택을 신중하게 할 수 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음을 현명하신 독자분들은 충분히 가감하시어 읽어 주시리라 믿는다.


전원주택 시공중 겪은 이야기


<산재보험료>이야기

선진국의 경우 작은 건축이라도 빌더(Builder,한국의 면허를 득한 건설업자에 해당)면허를 가진자가 시공을 하게 되어 있고 우리의 경우도 건설업법상 건설업면허 소지자가 건축공사를 도급받아 하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건축주 직영의 형태로 공사를 발주하게 된다.

어찌되었거나 중요한 것은 건설현장의 종사자 분들의 안전문제를 보험을 통하여 보장을 받아야 하며 필자의 경우 이런 원칙정도는 내 몸과 건축주의 신상 및 현장근로자의 안전을 위하여 철저히 가입을 하고 있는데, 경기도 용인시 고기동의 주택을 준공을 하고 나서 건축주께서 하자와 관계없이 일을 좀 시키겠다고 용역인부를 한명 불러 달라고 하셔서 용역인부를 현장으로 보내게 되었는데 이분이 작업실수로 인하여 갈비뼈가 부러졌고 이를 문제로 보상을 요구하고 병원에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행정적으로 준공을 마친 현장이라 산재보험이 적용이 되지 않는다 하여 산재보험 담당자와 논의를 한 결과 이런경우처럼 사전에 산재보험이 들었으나 준공이 되어 버린 후 하자 처리시 문제가 생겼을 경우 후 보험 가입을 하되 보험료 지급액의 1/2을 우리(건축주 ? 시공자)에게 징구 한다는 것이었다. 다친 근로자는 자기가 휴업일수 하고 치료비를 제하고 나서 그 금액이 200만원이 넘어갈 경우는 우리 측에서 200만원만 내고 자기가 보상을 받은 금액 중에서 일부를 돌려 주겠다는 거의 불법적인(?)제안까지 하면서 보험을 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잘 아시겠지만 이런 분들의 끝은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경우가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나에게 각인시켜주었다(꼭 나일론 교통사고 환자에게 당한 느낌) 나중에 건축주와 필자가 반반씩 보험회사에 돈을 내고 처리 하였다.


<정화조 준공과 통신준공>

우리나라의 법이나 규정 중에 공통적인 것들이 있다면 입법을 하는 행정기관이나 국회에서 선심성 또는 국민에게 이런 일을 위하여 이러한 규정을 만들었다 하는 생색내기식 규정이 있는가 하면 그것도 모자라 이익단체나 그러한 규정에 맞는 업체에게 기술적 자문을 받아야 준공이 된다는 식으로 문구상 기가 막힌 규정이나 현실에서는 모순투성이 규정들도 많다.

그중 하나가 아마도 정화조 준공필증과 통신필증인데, 사실 이러한 것들이 공정거래에 맞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질 않지만 그래도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아주 합당한 규정인것 같다.

정화조의 경우 설계를 하여 건축허가를 넣을 때 정화조 관련서류를 넣어야 하는데 업체에 이와 관련하여 전화를 하면 정화조 1개당 준공필증 서류가 1부 밖에 제공이 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그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조건이 되어야 한다. 건축주의 입장에서 보면 이 회사 저 회사 제품을 비교하여 평가를 해보고 또 견적도 받아 봐야 하지만 제도상 그럴 수밖에 없어 정화조 업체에 끌려갈 수밖에 없으며 또한 건물의 평수가 약 45평 이상이 되면 허가시 통신설계 및 감리 능력을 가진 엔지니어링업체의 도장이 들어간 설계도면을 첨부해야 하고 또 준공 시에는 이분들을 통하여 준공확인을 받아야 건축물 준공이 되도록 되어 있지만 실상은 이분들이 현장을 한 번도 가지 않고 그저 건축사사무소에서 만든 양식에 도장만 날인하고 어렵게 받은 설계비의 일부를 또 떼어주도록 되어 있다.

정화조시공사진

통신맨홀시공사진

정화조관련서류

정보통신관련서류






각설하고 정화조를 시공하는 순서는 우선 땅을 파고 콘크리트 박스를 만들고 여기에 정화조를 넣은다음 상부에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공기를 주입하는 전기에어 브로어(AIR BLOWER)을 설치하면 되는데 반드시 공정별로 사진을 촬영하여 준공시 행정관청에 제출해야 하는데, 우리 현장의 소장께서 사진 관리를 잘못하시어 시공 중 사진을 구할 수 없었고 급한 김에 불법이지만 다른 현장의 사진을 첨부하여 제출하였는데 어느 날 행정관청에서 연락이 와서 가보니 시공 중 사진의 정화조 상부의 원형 뚜껑은 3개인데 준공 시 현장에는 구멍이 2개 밖에 없냐고 물었다.

덧붙여진 질문은 어떻게 정화조 넣는 사진이 준공날짜보다 느린 이유는 또 무엇이냐고?

아뿔사! 그냥 들통 나고 말았다! 망신 또 망신 지중에 매입되는 공종에 대하여는 반드시 사진 보관을 철저히 하여야 한다는 교훈만 남기고 말이다....


<페인트 칠>

하얗게 예쁘게 만들어가는 펜션의 마지막 공정인 페인트 작업 시 생긴 일이다.

창틀주위와 벽체의 일부분은 방부 사이딩을 붙이고 나머지를 흰색 수성페인트로 시멘트 사이딩 마감을 하는 것으로 설계를 하였는데 이때의 시공순서는 반드시 방부목에 오일스테인작업을 먼저 끝내고 수성페인트를 칠해야 하는데 약 5년전쯤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여 시멘트 사이딩에 흰색수성페인트를 먼저 하얗게 발라 놓고 페인트 업자가 현장을 빠져 나갔고 며칠 후 필자가 페인트 업자와 직접 현장에 들어가 함께 오일스테인 작업을 시작했는데 그날따라 정수라의 노래처럼 “바람이 몹시 불던날~ 페인트 칠을 했었죠~ 조금은 어렵고 무모했었지~ 그것은 안된 다니까~”

오일스테인은 일반적인 칠과는 달리 유분이 강한 기름처럼 생겨서 줄줄 흘러내리길 좋아하고 바람에 날리길 좋아 하기 때문에 몇일후 다시 현장에 가서 수성페인트 칠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사무실에서 현장 가는 길은 적어도 5시간은 족히 걸리는 강원도 깊은 산속 이었다 공사를 마치고 건축주께도 챙피하고 돈은 돈대로 들어가고 아~ 이마음 “마이 아파~”.


<비바람속의 OSB 2년-내후성 실험>

그러니까 아마 1999년쯤 되었을 게다. 아주 멋지게 생긴 젊은 분이 아주 고급승용차를 타고 건축 상담을 하러 왔는데 내용인즉 강원도 홍천에 홀로 되신 아버님을 위하여 집을 지어 드리겠다고 하여 설계를 시작하고 공사를 하게 되었는데 스틸스터드를 완료하고 OSB공사가 완료될 무렵 잘나가던 아드님의 사업이 어려움을 겪게 되어 어쩔수 없이 공사를 중단하게 되었는데, 그리고 약 2년정도가 지난 다음 다시 연락이 왔다. 이제 건축비가 준비가 되었으니 다시 시공을 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때 당시 OSB만 시공하고 타이벡도 씌워 놓지 않은 상태로 2년간을 비바람에 지내온 OSB는 희끄므리한 색으로 변하고 표면은 일어날 대로 일어나 있었다.

건축주의 아드님은 현재의 자금 여건상 어쩔 수 없으니 OSB를 뜯지 말고 해 달라는 것이어서 OSB표면을 긁어 보았다 표면의 일어난 나뭇결을 떼어 보니 생각보다 쓸만했다.

그이유는 다행히 지붕공사를 완료 하였고 세워진 상태로 있다보니 OSB외부면에 자체 방부처리된 기능까지 더하여 그런대로 쓸 만했다.

그리고 우리도 그대로 다시 공사를 마무리 하게 되었다. 건축주와의 질기고도 특이한 인연은 그 후로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지만 더 세월이 흐른 뒤에 그 집을 해체 하였을 때 OSB의 상태는 어떤 상태까지 가 있을지?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백호우 투입일수>

세상에 남는 것 없다고 엄살 부리지 않는 업자 없듯이 세상에 남기지 않고 공사하는 업자 또한 있을까?

그렇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지만 건축공사 계약시 시공업자분들이 이것 저것 많은 서비스를 해준다고  하는데 공사를 진행하다 어쩔수 없어서 서비스하는 경우는 있지만 필자의 경우 서비스란 그저 건축주의 돈을 받아서 제대로 집행해 주는 것에 지나지 않음 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가끔 건축주분들은 “왜 다른 분들은 신발장도 그냥 해주고 뭐도 그냥 해 준다는데 말만 하면 돈을 더 내놓으라고 하는가?” 라는 질문을 가끔 받을 때 곤혹 스럽다.

 

필자의 경우 견적을 할 때 백호우(포크레인)를 땅을 팔때 1회, 현장 완료 후 1회 그리고 이것 저것 필요하여 1회~2회 정도를 더 잡아서 계약서에 명기를 하게 되는데. 어느 집을 시공할 때 일이었다.

그때도 건축주와 공사비를 꽤 오랫동안 밀고 당기다 보니 어쩔수 없이 이것 저것 공사비를 조금씩 줄이다 보니 백호우 사용일자도 4일로 정할 수 밖에 없었는데, 막상 공사를 하는 땅 부지는 250여평이지만 그 일대의 꽤 많은 땅을 연접하여 소유하고 계신 건축주께서는 백호우가 나오는날은 여지없이 현장에 오셔서 직접 기사에게 이것 저것 지시를 하시는데 처음에는 그냥 참았는데 꽤 심해 지기 시작 하였다.

대지옆의 개울도 청소하고 연접한 넓은 땅도 정리시키고 결과는 백호우가 2배이상 투입될 수밖에 없었는데 하루 38만원X5일= ???

결국 시공자는 그렇게 된 돈에 대하여 서비스 하는 것이 아니고 결국 어디선가 빼어 내야 하고 그 돈은 건축주의 돈인데......


<1억원 손해보험 벽난로와 SESCO>

벽난로 만큼은 항상 정품에 화재보험에 가입이 되어 있는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데 꽤 오랜세월을 이업에 종사하다 보니 가능하면 면피할 수 있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현장 개설 전 반드시 산재보험 가입하고 벽난로도 예외는 아니어서 1억원 화재보험에 가입된 업체의 제품만을 사용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1억원 화재보험가입제품으로 통나무집에 설치된 벽난로의 연도가 뜨거워 지면서 벽지가 새카맣게 타버린 경우도 있었다.

벽난로의 천장매입 부에서 내부측은 2중연도를 사용해야 하는데 아마도 그 구간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같은 집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통나무집이 지어진지 약 5년 정도 흘러 가면서 나무의 뒤틀림도 있고 하여 외부에 조그만 바람구멍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처마 끝에는 새로운 식구들이 늘어 갔는데 그 중에 단란한 말벌가족이 몇 팀 입주를 하여 새끼를 치게 되었고 틀어진 통나무 사이로 아예 실내에 들어와 같이 살자고 했다.

다행히 1층부분은 리모델링을 하면서 석고보드를 내부에 다쳐서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다락부분은 거의 이놈들이 점령을 하다시피 하여 “SESCO"에 SOS 긴급타전 Help Us! 

<본전원주택은 통나무로 지어 음식점으로 사용된것을 당사에서 전원주택으로 리모델링한 사례임.>


<라~라~ 비데>

건축설계를 하다보면 가끔은 집에 콤펙트한 화장실도 설계를 하게 되는데 이때 주의할 사항이 있다. 특히 변기에 앉았을 때 우측에 벽이 있는 화장실 구조와 좌측에 화장실 벽이 있는 구조를 잘 염두에 두어야 하며 특히 우측에 벽이 있는 화장실의 경우 변기 바닥 드레인(X물 빠지는 구멍)의 위치를 우측 벽 내부에서 최소 45CM이상 (55CM가 좋음)띄워서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그리 크게 생각지 않고 약 40CM 정도가 떨어져서 드레인이 설치되었고 변기를 앉혔다 그때까지는 문제가 없었는데 그 위에 비데를 설치하게 되니 비데가 벽에 딱 붙어 버리고 말았다.

비데의 구조는 오른손잡이를 고려하여 우측에 모든 조작 스위치가 있다 보니 우측에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위생도기 판매업체에 전화를 해서 좌측에 스위치가 있는 제품이 있는가 물어 보니 NO!.


<국가대표 목수님들>

방과 거실사이에 미닫이(슬라이딩)문짝이 네짝이 들어가도록 하여 때론 넓게도 쓰고 때론 공간 분리도 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하였고 또 잘 한답시고 비싼 돈 주고 오크(OAK)로 전통문살형식으로 공장에 주문을 하여 시공을 하였는데 어~ 4짝의 문짝을 우측으로 밀면 문짝의 반짝 정도가 닫히지 않고 이놈들을 좌측으로 밀어 보니 문틀보다 문짝이 작아서 문이 옆으로 이탈하여 넘어질

지경이었다.

자를 가지고 검측을 해보니 선 시공된 문틀이 우측보다 좌측이 1CM나 높게 만들어져 있었다.

문짝제조회사에 전화를 해 보니 인건비 아끼느라 연변에서 제일가는 문짝 기술자들이 만들면서 잘못 만들었다고 죄송하니 다시 만들어다 주겠다 한다.

그리고 이를 시공한 우리나라 국가대표급 목수님들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시공을 끝내고 또 다른데 가서 조선 제일의 기술을 발휘하시느라 A/S는 오시지 않고 악~ 그럼 이놈을 뜯고 다시 시공하는 비용은 누가 지급하고 이로 인하여 얼굴 찌그러지신 건축주 설득은 누가 한단 말인고?

어느 날 필자와 꽤 친한 몇 분들과 함께 강화도에서 새우깡 한 봉지를 사서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새우깡을 알아 보는 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뿐만이 아니었다. 강화도 뱃길을 날고 있는 갈매기들이 손에든 새우깡을 먹기 위하여 까맣게 배주변으로 내려 앉기 시작했다.

바쁜 일정에 그래도 업무차 가는 길이지만 상쾌한 기분 짱이었는데 갑자기 허리에 진동이 느껴졌다. 현장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막 공사가 끝난 집이었는데 상부 층에서 바닥으로 물이 하염없이 흘러 내린다는 내용이었다.

아 이거 아직 섬으로 들어가고 있는 주말 오후인데 언제 다시 배를 타고 나가서 현장까지 가야 할지 정말 뒤는 설사요 앞은 꽉 찬 오줌의 진퇴양난의 형상이라 이마에 땀만 삐질삐질 날 수밖에 없었다.

밤늦게 현장에 도착을 해보니 그리도 신신 당부를 했건만 목수님들이 벽체를 설치하면서 바닥에 콘크리트 타카를 치다가 난방배관을 찍은 것이었다.

항상 주의를 주면 “아~ 걱정 하지 마세요 그래도 우리가 목수일을 30년 이상씩 한 사람들이라 걱정 붙들어 매라고 하신다” 그리고 그들은 연장 보따리 싸가지고 유유히 사라진 뒤라 남는 상처는 그저 나와 건축주의 몫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콩기름 먹인 한지 장판>

거세게 불어 닥치는 웰빙의 열풍을 타고 가끔은 전주6배지한지장판 시공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2000년 정도의 한겨울의 일이었다.

한지장판지 시공의 핵심은 콩기름을 얼마나 잘 먹이냐는 것과 난방온도 조절을 아주 미세하게 조절하여 그 온도를 아주 적당하게 잘 유지해 주어야 한지의 일어남이나 울음(배나오거나 주름이 지는 현상)이 없어 지는데 그때 난생처음으로 한지 장판을 시공하게된 필자는 잘 말리고 나서 다음날 다시 콩기름을 먹일 생각으로 온도를 조금 과하게 넣게 되었는데 결과는 이곳 저곳에 무좀생긴 발에 수포 생기듯 장판지의 이곳 저곳에 공기의 팽창으로 생긴 혹 같은 것들이 생겨나 있었다.

도배업자에게 전화를 해보니 “아니 건축사가 그것도 몰랐습니까? 너무도 당연한 것인데..” 식이었다. 죄다 뜯어서 재시공할 정도는 아니고 곰곰 생각하다가 약국으로 달려 가서 일회용 주사기를 잔뜩 구매를 하고 문방구에 가서 순간접착제를 몇통 구하고는 스스로의 순발력에 감탄을 하면서 현장으로 돌아 왔다.

그리고는 건축모형을 만들때처럼 능숙한 솜씨로 주사기에 순간접착제를 담아서 방바닥에 생기 수포에 살짝 찔러 넣고 주사기의 뒤를 살짝 눌러 본드를 주입하고 살짝 눌러 주었더니 아니다 다를까 대성공이었다.

한참을 작업하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손을 바라 보니 어~ 주사기와 내 손가락이 한몸이 되어 있었다.

일에 열중하느라 주사기의 압축기를 누를 때 뒤로 새어나온 순간접착제가 그만 내 손가락과 주사기를 일체화 시켰던 것이다.

동행한 우리 직원이 면도칼을 이용하여 샴쌍둥이 분리 하듯 조심스럽게 수술을 했다.


설계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필자가 본 지면을 통하여 그간 많이 적어 왔기에 중복을 피하고자 시공과 관련된 이야기들 위주로 적어 보았다.

본의 아니게 현장과 관련된 분들께 좋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열하게 된 점 깊이 사과를 드리는 바이며 실제 필자의 경우 먹고 사는 것이 건축주 분들과 또 부족한 본인과 함께 옆에서 오랜 세월 함께 일을 하고 계시는 목수들, 도배공들, 후레이머들을 비롯한 수많은 분들과 우리 직원들 덕분이니 왜 이분들을 욕하고 싶겠는가?

다만 지면을 빌어 내가 겪은 전원주택이야기를 쓰고자 하다 보니 남자들 군대 이야기 즐기듯 생각나는 일들을 적어본 것들이니 너무 나무라지 않으시길 진심으로 부탁 드립니다.

 


출처 : 최길찬의 전원주택 이야기  |  글쓴이 : 김경선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