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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팔도시장, 노부부 잔술집을 찾아서
노부부의 잔술집은 수영성만 찾으면 된다. 멀리서 오는 사람은 부산 지하철 2호 선 수영역에 하차하면 된다. 그리고 3번 출구로 올라오면, 북적대는 시장골목으로 들어와, 수영성문의 파란 전화박스 앞에서 노부부가 운영하는 푸짐한 잔술집을 만날 수 있다. 안주가 무조건 삼천원이다. 돼지수육은 물론 가재미, 고등어, 꽁치, 납새미 등으로 양념튀김 한, 천년의 노부부목처럼 언제나 함께 일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솜씨로 만들어진 삼천원짜리 안주 하나 시키면 서너사람이 먹어도 남을 양이다. 이렇게 팔아서 이윤이 남을까?
가게 안은 작지만 에어컨도 있어서 나무그늘보다 사실 시원하다. 더구나 할머니의 솜씨가 좋으셔서 돼지수육에 겉들여 나오는 배추 백김치 맛이 일품이다. 사실 안주를 먹으면서도 삼천원에 어떻게 이렇게 푸짐한 안주가 나오는지 궁금하다. 가격이 싸서 주로 돈이 없는 서민층 샐러리맨과 시장 안 등짐꾼 아저씨들이 대부분이지만 실직자와 노신사 등 수영공원에 놀러왔다가 들리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먹고 남는 푸짐한 안주들
사람의 인생은 끊임없이 죽지 않고 이렇게 윤회하는 것일까. 내세에 나무로 태어났다가, 다시 사람으로, 사람에서 동물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저렇게 다정하게 사시다가 다시 나무로 태어나는 것은 아닐까. 삼천원짜리 안주에 감동을 해서일까. 마치 내가 푸조나무 천년의 그늘 아래서 풍류를 읊는 길 위의 나그네가 된 착각이 들 정도다. 그나 저나 이 많은 안주를 어떻게 혼자서 다 먹는담. 천년 시장의 유래
그 당시 부산에는 구포시장과 부산진 시장과 국제 시장 등 큰 재래시장이 몇 곳 없었는데 팔도시장은 수영동, 민락동, 망미동, 연산동, 남천동 주민들까지 아우르는 큰 시장이었다. 25년 전부터 주위에 시장이 생기고 또 최근에는 대형마트들이 들어서면서 점점 활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재래시장의 정겨움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발길은 끊임 없다. 인생은 꿈 속의 꿈
그러나 순우분은 여전히 느티나무에 자고 있었던 것이다. 일어나서 느티나무 구멍으로 다시 들어가보니 안에 널찍한 터가 있고 커다란 개미가 있었다. 그게 국왕이었다. 또 하나의 구멍을 찾아보니 거기에 자신이 다스린 '남가군'이 있었다. 이로부터 남가일몽이 유래했다. 노 부부나무 속으로 들어가보면 청사초롱이 밝혀진 두 분의 원앙금침이 펼쳐진 신방에 맛난 음식들과 나비들이 일렁이는 촛불이 타고 있을 듯하다. |
2007-08-12 1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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