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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제언

세칸 2008. 2. 13. 09:18

목조건축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제언

 

한국목조건축기술협회 김진희 회장, 우드유니버시티 송재승 원장

 

성장기에 있는 한국의 목조건축산업이 지속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음을 지난 연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우리의 목조건축산업은 자재와 시공업체의 문제점을 비롯해 설계와 감리, 소비자의 인식, 목조주택단지 개발의 문제점 등 총체적 갈등을 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들이 목조건축산업의 성장을 막을 만큼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목조건축산업은 이제 도약의 발판을 준비하고 있으며, 각계 인사들의 끊임없는 노력은 목조선진국으로 비상할 날개가 되고 있다.

 

“양보다는 질 마케팅 필요” - 김진희 회장

 

 

내가 캐나다에서 목조건축 설계를 하다가 한국에 들어온 지 십 수년이 지났다.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당시와 비교하면 우리의 목조건축산업은 몰라보게 발전해 있다. 비약적인 성장을 하기 위한 기초가 이미 다져져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더 빠른 성장이 가능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아직도 답보상태에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우리에 맞는 디자인과 기술 필요

얼마 전 일본에서 개최된 ‘아시아 목조건축포럼’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아시아 각국은 자국의 목조건축산업 성장에 있어서 문제점들을 꺼내 놓았는데,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한 데에는 기술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기술자의 부족은 목조주택의 퀄리티 부재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의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1990년대 초 미국식 목조주택이 인기를 얻으며 붐을 일으킬 듯 하다가 잠잠해진 데에는 미흡했던 기술력과 우리의 생활패턴을 고려하지 못했던 디자인 등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선 실패를 돌이키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에 맞는 디자인과 기술은 필수적이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디자인을 찾고, 이를 위한 재료의 개발과 공법의 진화가 있어야 국내 목조건축산업의 지속성장을 장담할 수 있다.


시공에 대한 검증기준이 있어야 한다

초기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업계 관계자들은 많은 노력을 해왔다. 건축가들의 무관심 속에 자재상과 시공사를 중심으로 발전한 목조건축산업은 이제 제도적 보완을 필요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목조건축시공사들도 현재는 많은 노력 끝에 훌륭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시공에 대한 검증 기준이 없다는 것은 그만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과 일맥 한다. 일본의 경우 ‘목조주택 검사원’이라는 제도가 있어 시장에서 브랜드 신임도를 높이고 있다.

 

“공업화 건축으로 경쟁력 높여야” - 송재승 원장

 

 

자재와 시공, 설계와 감리 등의 문제는 계속 반복되는 문제들이다. 목조건축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가격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목조건축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비싸다고 외면하면 그만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업화 건축이 이뤄져야 한다.
다양한 디자인 가능한 모듈 개발해야 = 가격경쟁력의 재고를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프리컷과 같은 방식이 활성화 돼야 한다. 현실적으로 여러 문제점을 가장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현장 작업시간을 단축시키기만 하더라도 많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한 모듈과 소재의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설계·시공·자재·기술 연구소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그 동안의 목조건축업계는 각자의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해 왔다. 기술과 전문성을 높여 소비자들에 다가가야 할 것이다.


협회 볼륨 키워 제도 개선해야

목조건축산업의 지속성장은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공동주택을 위한 내화나 차음구조에 대한 인증만 하더라도 협회의 힘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현재 캐나다우드와 몇몇 협회사들이 참가해 이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지만 모두의 이익을 위한 자리에 일부만이 아둥바둥하고 있는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협회의 힘을 늘리는 것은 우선 볼륨을 키우는데 있다고 본다. 지금의 협회는 이러한 작업에 애를 쓰지 않는 모습이다. 팔을 벌려 하나라도 더 내 식구로 만들어야 하는 이 때에 어떤 연유에서 담을 높이 쌓고 있는지 모르겠다.


단지개발 형태를 바꿔야 한다

현재 단지개발의 문제점은 우리나라의 단지개발의 형태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1980년대 빌라라는 이름으로 타운하우스의 변형형태를 보인 우리나라는 1990년대로 이르면서 현재 타운하우스의 모습을 갖췄고, IMF의 여파로 시들하다가 최근 재 등장하고 있으나 높은 땅값에 고급형으로 소비자들에 다가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10억 원 가량의 고급주택이 부동산으로써의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되느냐다. 그 예로 판교의 테라스하우스는 유럽식 주택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 밀려 미분양까지 됐다. 결국 건설사와 자재상들이 애를 먹게 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단지개발 시 여러 업체들이 모여 컨소시움을 이루고 모델하우스를 지어 소비자가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도 현재의 개발형태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좋은 본보기를 통해 진화해야 한다.

 

김태영 기자 young@wood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