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매리에서 19 - 주방가구와 기타 마감 작업
실매리에서 19 - 주방가구와 기타 마감 작업
저는 네비게이션을 사용하지 않습니다만 어떤땐 '이넘의 위력이 참 대단하구나' 하는것을 느끼기도 하고 길눈이 어두운 편인 제가 길�O기에 헤메고 있을때는 '진작 이넘을 하나 달걸' 하는 후헤도 더러 하지만 그 놈의 똥고집 때문에 아직은 달 생각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기계속의 여성음성이 듣기도 싫고 주행중에 움직이는 지도가 햇갈리기도 하지만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동안을 참지 못하는 성격탓이 더 크지도 싶습니다.
10/23일 부산을 다녀가면서 거래처의 싱크대 공장도 방문하여 주방의 평면이나 창문의 위치등을 자세히 그려줬고 특별한 내용은 현장에 도착하여 확인하고 전화로도 알려 줬습니다만 뭐가 찜찜했는지 10/25일 저녁에 "실매리에 다 와 가고 있습니다"하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이가 없기도 하고 '이 사람이 저녁늦게 조그만 싱크대 하나 가지고 무슨일로 여기까지 왔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요.
"어떻게 �O았어요"하고 물으니 어이없다는 듯 "네비게이션이 �O았지 제가 �O겠습니까?"하고 반문을 합니다.
"왜, 뭐가 잘 못 되었습니까?"하고 물으니 "잘 못 된게 이니라 아무래도 한번 보고 확인하고 가는게 확실하지 싶어서요" 덧붙여 "그럴리야 없겠지만 일을 하다 잘 못되면 다시 와야 되니 먼저 보고 가는게 더 낮지 않겠습니까? .....저녁에 별로 할 일도 없고해서....."라 합니다.
차 안에서는 부인과 딸아이가 DMB로 드라마를 보고 있었고 싱크대 사장은 현장을 확인하고는 "슬슬 올라가 볼랍니다. 덕분에 식구들과 바람 잘 쐐고 갑니다"하고는 헤어졌습니다.
'프로'라는게 무엇일까요? 자신이 맡은 일에 책임과 정성을 다하고 더하여 '신경 씀'까지 갖춘다면 저는 감히 이런 분들을 프로라 하겠습니다. 우리 주변에 많은 프로가 있겠지만 이 분도 그들과 같은 프로임에 틀림없습니다. 저녁에 별로 할 일이 없어서 왕복 300Km를 바람쐐러 다니는 우스운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신경 씀'을 넘어 '소신'이 없으면 절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10/30일 시공이 완료된 싱크대입니다. 저는 싱크장은 백색에 카운터 테이블은 검은색으로 손잡이는 검은색 우드로 하고 싶었으나 건축주가 선택한 색상입니다. 오히려 실용적이고 시골의 노모께서는 쓰시기에 편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카운터의 배열은 아주 중요하고 잘 못된 카운터 에서는 조리하기도 싫거니와 정리도 잘 되지 않으므로 조리를 담당하는 입장을 잘 반영하여 계획을 세워야 불평을 듣지 않습니다. 이때는 주방바닥의 마루판이 시공되어 있지 않습니다.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난방도 과하다 할 정도로 가동을 하였습니다만 구석지거나 코너부분은 습기가 있는 듯 했고 뽀송뽀송하지가 않아서 이사날이 남은걸 핑게하여 며칠 뒤로 미루었습니다.
11/3일 마루판이 깔렸습니다. 이 사진은 제가 실매리로 다시 올라간 11/7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정면에 보이는 문이 다용도실과 보일러실로 가는 문이고 다시 철문을 열면 목재계단을 올라 윗마당으로 가실 수 있습니다.
키큰 장에는 전기밥통과 전자랜지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되어 있고 전기밥통은 슬라이드로 되어있어 편하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냉장고 자리는 가로1,000, 세로 1,800을 비워 두시면 어떤 제품의 냉장고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이날, 오후 4시에 싱크대와 신발장 설치를 완료하고 같이온 직원 둘은 승용차편에 부산으로, 싱크사장은 화물차로 서울로 간다 합니다.
"서울은 왜....."하고 물으니 "아 예, 분당의 신축아파트 작업을 하고 있는데....잘 하고 있는지 걱정이 돼서요.....세대수도 많고 하여....."
"그럼 바쁠텐데...... 우리일까지 해주고....." " OOO일은 아무리 바빠도 해 드려야지요"라고 합니다. 앞 뒤를 재 볼것도 없이 장삿속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 승용차로 가지않고......" "저는 이게 편합니다.ㅎㅎㅎ"라 하고 현장을 떠났습니다. 미리 답사를 한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한푼의 오차도 없이 깔끔한 시공을 했음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저는 제가 참 사람 득을 못보고 사는 구나 하고 생각 했습니다만 이번 실매리 현장을 하면서 꼭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을 새삼 합니다.
저를 도와 일을 거들고 수주를 받아 일을 시행한 분들 모두가 돈을 많이 벌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도 봅니다만 돈이 꼭 자기일에 철저하고 성실하며 인간성이 좋다고 벌어지는게 아님을 알고있는 나이다 보니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이 글을 빌어 실매리 현장에 참여한 모두에게 건강 하시고 잘 되시기를 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현관과 신발장입니다. 신발장의 왼쪽문을 열면 분전함이 있습니다. 싱크대와 같은 재질입니다.
황토방 내부에서본 문틀과 트림입니다. 트림의 소재는 '히노끼'루바를 켜서 사용했습니다.
거실에서 본 황토방 문틀과 트림입니다. 스킨도아아이고 트림은 필림레핑의 몰드를 켜서 사용했습니다.
현관 중문입니다. 대부분 미닫이로 하나 폭이 좁아 여닫이로 처리 했습니다.
안방과 주방의 도아 후레임과 트림입니다. 주방에는 문이 달리지 않았습니다.
목공용 친환경 본드입니다. 요즘은 대부분 이런 친환경 제품을 사용한답니다.
안방의 벽지와 천정지는 달리 처리하여 시공했습니다. 정면에 보이는 면이 장롱이 들어간 면입니다.
11/9일 실매리 현장은 엄청 바빴습니다. 전화이설과 유선이설 작업이 있었고 가구가 도착하였으며 가전제품도 도착하여 이런저런 뒷정리를 해야 했고 저녁에는 내일로 예정된 마을 잔차도 도와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안방의 가구와 거실장등을 넣고 난 뒤에 제가 노모께 여쭤 봤습니다.
"좋으 시지요....."
"좋다 마다!" 하시며 마른걸레질을 하시는 걸 보고
"이번 장롱이 몇 번째 장롱입니까?"하고 물으니
"예전에 무슨 장롱이 있기나 했나?"하시며 "시집올때 먼 일가 어른이 맞춰준 반닫이가 처음이지......"하십니다.
"일가라고 얼마나 되게 맨들었든지 지금도 실하지...."하시며 걸레질에 열심이셨습니다.
이어서 제가 싱겁을 좀 떨었습니다. "그럼 장롱은 이게 처음 이시네요? .....한 턱 내셔야 겠습니다.ㅎㅎㅎ"
"뭐로 한 턱 내꼬? "하시기에
"돼지 잡아 온다니까 실컷 한번 먹어 보지요!" 하니
"암만....실컷 먹어소! 모자라면 한마리 더 잡으모 되께.....먹고 간다는 사람은 하나도 겁안나께...."하시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셨습니다.
얼마나 행복해 하시던지......옆에선 저도 같이 행복해 했습니다.
거실에서 본 황토방 출입문과 욕실의 모습입니다. 욕실은 타일 청소가 끝나고 도기의 부착만 남았습니다.
현관 출입문의 모습입니다. 가능하면 기성재가 아닌 자신만의 문을 현관 출입문에만 이라도 설치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기성재의 문이라도 제 마음에는 차지 않았고 달리 특별한 디자인이나 어울릴 만한 디자인도 없었기에 하는 수 없이 선택하게 됐습니다.
오늘이 수능일이라 합니다. 수험생 여러분들! 시험 잘 치시기를 빕니다. 더불어 건축관련 학과에도 많이들 진학하여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공법도 개발하고 건설 기능과 기술의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초석이 되실것도 같이 권해 봅니다.
한때는 '공업입국'이라 했고 '기술인은 조국 근대화의 기수'라 불려지고 추켜 세웠습니다.
또, '공돌이' '공순이'라 비하하여 말하기도 했고 '노가다'라는 국적도 없는 말로 비아냥 거렸습니다.
그러면서 수출전사라 불리기도 열사에서 달러를 벌어 오기도 했습니다만 이제 근로자나 건설관련 종사자는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습니다. 그때, 황금알을 낳던 수출과 건설산업의 열매는 정치권의 워커와 세무조사로 대변되는 압력으로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그 때의 황금알이 건설과 건축 인프라 구축의 동력이 되고 자원이 되었다면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요?
여기서 할 말도 아니고 정말 하기도 싫은 말이 정치관련 이야기지만 전혀 관련이 없다 할 수 없기에 몇마디 덧붙입니다.
유력한 대선주자 몇은 자녀들을 미국의 MBA나 여타 유수한 학교에 보내 교육시키고 있다 합니다. 또, 그들이 교육과 경제를 바로 잡겠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제 생각엔 그 분들의 마음은 교육이나 경제를 바로 세우는 데 있지 않구나 하는 느낌이 더 듭니다. 많은 분들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꿈을 키우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맥빠지게 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중소기업인은 '나 잘 살자면 절대 기업 안 한다' 합디다. 또, '우리회사 임원이나 말단 직원의 자녀들이 유학 갈 수 있는 형편이 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도 유학 보내지 않겠다' 합디다. 이런 분들이 있는한 우리는 선진국이 될 수 있고 또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어떤 선진국에서 기술을 가진 근로자 또는 건설 기능인이나 기술자가 푸대접받고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는지 알지 못하고 들은바도 없습니다. 오늘 수능시험을 치르는 여러분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이 사화의 중추가 될 그때는 반드시 '그런 때도 있었나?'하고 반문하며 의아해 하는 시대가 도래하리라 믿습니다.
[보태기]- 정치와 관련한 댓글에는 답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거니 하고 보
아주시길 당부하고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