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칸 2007. 8. 15. 05:10

울린(Ulin)

Lauraceae(녹나무과)

학명: Eusideroxylon zwageri Teysm & Bi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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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말레이시아의 따와우(Tawau)에서 주재원을 할 때다. 당시 나는 인도네시아의 버라우(Berau)라는 곳에 자주 출장을 가곤 했다.

버라우는 칼리만탄 동해안의 타라칸(Tarakan)과 사마린다(Samarinda)의 중간 쯤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데, 우리나라의 작은 면소재지 정도 크기의 마을이라고나 할까.

그곳에 베나(Bena)라는 shipper가 있어서 그 shipper의 원목을 사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쯤은 가는 곳이었다.

그곳에 가면 항상 마을에 있는 로찌(여인숙 비슷한 곳)에서 잠을 자곤 했는데, 어느 날인가 아침에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떠서 창문을 열고 보니 그 로찌 앞에서 나무로 집을 짓고 있었다.

카폴도 아니었고 크루인도 아니었고, 황금색 빛깔이 나는 목재로 집을 짓고 있었다. 궁금해서 밖으로 나가서 집을 짓고 있는 목수에게 다가가 이니 까유, 아빠 까유?라고 인도네시아 말로 이 나무가 무슨 나무냐고 물었다. 그는 울린(Ulin)이라고 했다. 손으로 만져보니 대패질도 안 한 것이 까칠까칠한 판재였다.

이 나무로 집을 지으면 집의 수명이 오래가는 비싼나무라고도 했다. 그리고 이 나무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수출이 금지돼 있고, 주로 부두를 만드는데 사용해 수중에서도 100년 이상 가는 나무라고 설명해 줬다. 또 이 나무를 도끼로 쪼개 기와의 용도로도 쓴다고 했다.

따와우로 돌아와 문헌을 찾아보니, 비중이 0.83에서 1.19까지 나가는 대단히 무거운 나무였다. 울린에 대해 찾아 보는 일을 마친 뒤 평소 그냥 봐 넘기던 집 앞에 있는 부두에 나가 봤다. 고기잡이 배가 들어오는 자그마한 부두였는데, 나무로 만든 부두였다. 한 자각 정도 되는 네모기둥을 바다에 파묻고 그 위에 두께 5정도 되는 판재로 바닥을 깎은 부두였다.

만든 지가 오래돼서 그런지 나무의 색깔은 흑색에 가까웠으며, 표면이 반질반질해져 있었다. 옆에 있는 현지인에게 이 나무가 무슨 나무냐고 물었더니, 빌리안(Belian)이라고 했다. 이 사람 역시 이 나무가 바다에서 100년 이상 가는 나무라고 했다. 울린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인도네시아에서는 울린이라고 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빌리안이라고 한다고 했다.

 

 

출처 : 한국목재신문 이상욱

http://www.woodkorea.co.kr/